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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초등학생 PC방 출입제한 여론
충격의 PC방…초등생 뱉는 말마다 ‘xx년, 개xx’
PC방 단골 민폐손님…고성·욕설·연령제한게임·기기파손 ‘사태 심각’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17 16:28:59
초등학생들의 언어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교육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교 폭력 피해자 중 절반 정도가 초등학생이었으며 가장 대표적인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욕쟁이 초등학생’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인터넷의 보편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인터넷·스마트폰 등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그동안 10대 청소년들에게 국한됐던 욕설 사용 문제가 초등학생에 까지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어린 초등학생의 경우 욕설 사용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이런 가운데 초등학교의 비속어 사용이 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주된 장소로는 PC방이 꼽혔다. 욕설을 일삼는 초등학생들로 피해를 호소하는 PC방 업주들이 늘고 있으며, 일부는 아예 초등학생 출입을 금지 시킨 경우도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초등학생들의 PC방 이용 실태와 문제점, 이에 대한 해결책 등에 대해 현장진단했다.

▲ 초등학생의 PC방 출입을 제한하자는 여론이 학부모들이 아닌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일고 있어 주목된다. 초등학생 언어폭력 문제의 주된 장소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주들은 초등학생들로 인해 입는 피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PC방을 이용하는 초등학생 ⓒ스카이데일리
 
최근 초등학생들의 PC방 출입을 제한하자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PC방을 이용하는 초등학생들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이용객 및 업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내뱉으며 게임을 하는 사례부터 기기파손·연령제한게임 이용까지 피해 사례도 다양하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초등학생들의 PC방 이용이 정서상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어 이러한 여론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인성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인내심과 제어능력 등이 저하되는 상황도 빚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욕설·고성방가는 기본, 기기파손 및 청소년이용불가 게임하다 걸려도 ‘적반하장’
 
스카이데일리는 초등학생들의 PC방 이용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및 경기도 내 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PC방을 탐문했다. 놀랍게도 가는 곳마다 초등학생들이 험한 욕을 내뱉으며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욕설의 종류는 다양했다. 친구를 부르는 호칭 중 접미사에는 주로 ‘년’이 접두사에는 주로 ‘개’가 많이 붙었다. 본래의 뜻이 패륜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도 서슴없이 내뱉는 모습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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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PC방 업주 황민호 (남·34·가명)씨는 “사실 PC방을 오픈하기 전부터 (초등학생 출입제한)에 대해 고민했었다”며 “차별 같아서 아직 금지를 하고 있진 않지만 초등학생의 경우 시끄럽게 떠드는 것은 물론, 마우스를 던지거나 키보드를 내리치는 등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 초등학생 남학생들의 경우 방과 후 PC방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요즘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으로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을 꼽았다.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 12세 이용가, 오버워치는 15세 이용가, 배틀그라운드는 18세 이용가 등이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 ⓒ스카이데일리
 
초등학생들이 연령제한 때문에 이용이 불가능한 게임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 게임은 어린 초등학생들의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화면이나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이용가능 연령이 제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PC방 업주 입장에서도 적발 시 과태료를 물어야 되기 때문에 골칫거리라는 반응이다.
 
현행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르면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게임을 적절치 않은 연령대 소비자에게 제공할 경우 시정조치 처분을 받는다. 처분을 받은 이후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재적발되면 최대 10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오버워치라는 15세 이용가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을 신고하는 놀이가 유행하면서 PC방 업주들이 골머리를 앓았던 적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수시로 PC방을 드나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일부 PC방 업주들은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임에도 불법적으로 계정을 만들어 게임을 즐기는 초등학생들 중 게임을 하다 걸려도 오히려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PC방에서는 하게 해주는 데 여기는 못하게 하냐’며 오히려 따져 묻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PC방 운영 중인 김준(남·34·가명) 씨는 “초등학생 손님이 대들어서 싸우다가 부모까지 불러낸 적이 있다”며 “사실상 초등학생들은 이용시간이 짧고 매출에 도움이 되는 간식구매 횟수도 적기 때문에 매출에 도움은 안되고 피해만 입히는 손님으로 분류된다”고 털어놨다.
 
PC방 업주들 “초등학생 없어도 매출타격 적어…초등학생 출입 규제 정책 생겨났으면”
 
▲ 최근 들어 초등학생의 출입을 아예 제한하는 PC방도 점점 늘고 있다. 이들 PC방 관계자들은 손님들이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초등학생 이용을 제한하는 PC방 안내 및 이용제한 경고 문구 ⓒ스카이데일리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PC방의 경우 초등학생 손님을 제한하더라도 매출 타격은 미비한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초등학생 출입을 제한하는 PC방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들 PC방에서는 초등·중학생의 경우 부모님과 동반하지 않으면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초·중학생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PC방 한 관계자는 “PC방을 오픈하기 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하다 보니 조용한 환경에서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손님들이 많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실제로도 초등·중학생 출입제한을 선호하는 손님들이 찾아서 올 정도다”고 설명했다.
 
중학생들조차도 초등학생들의 출입제한을 찬성하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중학생 오성혁(남·15) 군과 김윤환(남·15) 군은 “초등학생이 옆에서 게임을 하면 시끄럽다”며 “만약 출입을 제한하는 PC방이 있다면 그곳으로 갈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초등학생들의 PC방 출입을 아예 금지하자는 주장도 대두되는 분위기다. 위치나 상권마다 업주들의 의견이 조금씩 엇갈렸지만 상당수 업주들이 초등학생 출입을 제한하는 데 긍정 혹은 중립적인 반응을 보였다.
 
PC방 업주 유재종(남·60) 씨는 “만약 초등학생들의 PC방 출입을 금지하는 정책이 생기더라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사실 PC방 사건·사고의 대부분은 초등학생들이 일으킨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 “초등학생들의 잦은 욕설, 인성발달·인내심·제어능력 등에 악영향”
 
▲ 자료: 한국교육개발원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초등학생들의 PC방 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주를 이뤘다. 어린시절 욕을 많이 사용할수록 인성발달은 물론, 인내심과 제어능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아동·청소년 전문가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게임을 하면서 욕을 하게 되는 배경에는 또래와의 소속감을 형성이 지목된다. PC방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함께하면서 소속감을 형성하기 위해서 욕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초등학생들은 본인들이 내뱉는 욕이 정작 무슨 뜻인지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욕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셈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학교생활에서의 욕설 사용실태 및 순화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의 욕설사용 이유 중 ‘남들이 사용하니까’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청소년 언어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통해서는 ‘비속어의 뜻을 알고 사용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모르고 사용한다’가 72.2%로 과반수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 욕을 자주 사용하는 언어습관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초등학생 PC방 이용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는 요소로 지목됐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욕을 사용하지 않는 아이들과 습관적으로 욕을 사용하는 아이들을 비교해 본 결과 욕을 많이 쓰는 아이들이 인내심과 계획성이 부족하고 자기제어능력도 떨어지는 특징을 보였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언어→사고→행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말을 하게 되면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부정적 언어를 계속 사용하게 되면 부정적 사고를 하게 되듯 공격적인 언어는 공격적 사고 및 폭력적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성인들은 게임을 하는 순간만 욕을 하고 그 밖에 상황에서 언어순화할 수 있는 절제력이 있지만 어릴 때 욕을 하는 습관이 형성돼 버리면 일반화가 쉽게 이뤄져 어디서든 욕을 하기 십상이고, 이후에는 욕하는 습관을 고치기 어려워진다”고 부연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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