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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23>-반포 삼호가든3차
아이들 옆에서 먼지 뿜는 현대건설 ‘증거없다’ 당당
현대건설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 분진·소음 고통 심각 ‘한 목소리’
배수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19 00:08:03
  
▲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 재건축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분진·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건설 측은 “오로지 공사현장에서 발생했다는 근거는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사진은 삼호가든3차 재건축 공사 현장 ⓒ스카이데일리
     
 
본격적인 재건축공사에 앞서 철거작업이 한창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삼호가든3차 아파트(이하·삼호가든3차)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행태가 물의를 빚고 있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분진과 소음공해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데도 대책마련은커녕 실태 파악조차 뒷전에 제쳐두고 있어서다.
 
특히 분진과 소음공해의 경우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일부 주민들은 “현대건설이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메머드급 공사를 수주한 이후 타 공사 현장에 대해서는 소홀한 태도를 일삼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무책임한 행태는 향후 다른 재건축 단지의 공사 수주 과정에서 두고두고 거론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 공사현장 옆 초등학교 분진·소음피해 고스란히…각 교실 공기청정기 설치
 
총 1~5차로 형성돼 있는 ‘서초삼호가든’은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됐다. 지난 2006년 12월 1차 단지를 시작으로 지난 3월 5차까지 재건축 공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일대 지역은 대규모 재건축 공사 현장으로 바뀌었다.
 
이 중 1982년 424가구로 지어진 3차 단지는 올해 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서 재건축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해당 부지에 자사의 프리미엄 아파트인 ‘디에이치(TheH)’를 지을 계획이다. 재건축 이후 835세대 규모의 단지로 탈바꿈 하게 된다. 현재는 철거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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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철거작업으로 인해 소음공해가 일상화되고 비산먼지가 다량 발생한다는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철거를 위해 설치한 안전시설에서도 일부 문제점이 발견돼 사태의 심각성은 더해졌다. 인근 주민들은 수차례 관할 지자체인 서초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삼호가든3차 재건축 공사현장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학교 3곳(서원초·원명초·반포고)과 마주하고 있다. 바로 인근에는 757세대 규모의 서초아크로비스타, 2390세대 규모의 삼풍아파트, 161세대 규모의 서초현대4차 아파트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원명초등학교의 경우 공사현장이 학생들이 오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분진과 소음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현장 취재 결과, 원명초등학교는 물론 인근 아파트 단지 내 놀이시설에는 분진으로 보이는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는 반응이다.
 
원명초 1학년 자녀를 둔 40대 이미숙(가명·여) 씨는 “아이가 등교할 때마다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다”며 “학교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비산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고 한다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아이들 건강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두 딸이 원명초에 다니고 있다는 권수현(45·가명·여) 씨는 “철거작업 시작할 때부터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만큼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공사현장 건너편 반포리체 아파트에 거주하는 장희숙(가명·여) 씨는 “공사가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호흡기 질환을 겪는 경우가 잦아졌다”며 “아무래도 이 일대가 시멘트 가루 같은 먼지로 가득 차 있다 보니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철거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는데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공사가 이뤄지는지 수시로 정보를 제공해주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없이 무작정 완공을 기다려야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삼풍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이영주(39·가명·여) 씨는 “아파트 주민들끼리 공청회도 열었었는데 주민 모두가 합의하지 않으면 건설사 측에 시정해달라고 얘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하더라”며 “같은 아파트라도 공사장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은 피해가 덜하고 가까이 살면 피해가 큰데 입주민 전원 의견을 모아오라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 삼호가든3차 재건축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은 현대건설 공사 현장의 부실하게 설치된 분진망으로 인해 비산먼지가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은 자체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채로 방치된 분진망 [사진=서초구청, ⓒ스카이데일리]
 
상황이 이런데도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은 채 ‘나 몰라라’ 하는 태도를 보여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풍아파트 주민 박영은(49·여) 씨는 “공사현장 가장 가까운 곳은 창문을 열기 힘들고 소음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민들의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현대건설은 아직까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호흡기 질환 호소하는 주민들…현대건설 “피해 근거없다” 당당
 
앞서 서초구청은 주민들의 민원을 수렴해 소음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한 차례 현대건설 측에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서초구정 주거관리과 관계자는 “한 달에 3번 이상 시정명령을 받을 경우에는 공사 중지까지 갈 수 있다”며 “법적으로 공사 시간을 정해놓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의 피해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서초구청 환경과 관계자는 “주민들의 피해상황을 인지하고 최근에 현장방문을 한 적이 있다”며 “인근에서 가장 시끄럽다는 곳을 며칠에 걸쳐 소음을 측정한 결과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돼 처분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분진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서 방지막을 보완해 날림을 최소화 하도록 조치를 취한 상태다”며 “처분이 이뤄진 이후에 또 다시 민원이 제기되면 그때는 그 다음 단계 처분을 시도하던지 아니면 규제를 가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 현대건설은 “현재 삼호가든3차 공사과정에서 먼지와 소음을 발생하는 주된 작업은 모두 끝난 상태지만 주거단지 내에서 이뤄지는 공사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전적으로 공사현장 때문이라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사진은 삼호가든3차 철거작업 현장 [사진=서초구청]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주민들의 개선대책 마련 요구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 홍보팀 최진영 과장은 “큰 소음이나 분진이 발생하는 공사작업은 마무리된 상태지만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 있다 보니 공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여전히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적법하게 보상할 준비는 마련된 상태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하지만 전적으로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진·소음 등으로 호흡기 질환 등의 피해가 나타났다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기준이 명확하게 나오거나 법적으로 조정이 들어오는 상황에 맞춰 대처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까지는 실질적인 피해 사례가 들려오거나 구청에서 공문이 내려온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면 철거 전에 관할 구청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서·철거계획서 등을 내는데 인근 주민들에게 기간을 공지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비산먼지·소음발생 등 주민들 민원이 제기됐다면 이를 충분히 고지하지 못한 건설사의 책임 크지만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피해 입주민들이 100% 합의를 이뤄내 구청에 문제제기를 할 경우 공사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입주민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는 사실상 힘들다”며 “건설사 측에서 입주민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했을 때 자체적으로 분진망을 보완하거나 공사 시간 등을 조정한다든지 알아서 시정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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