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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현대건설 소송 논란
서민상대 갑질소송 정수현 ‘오너경영 반기’ 뒤숭숭
지배구조 개편으로 소멸한 현대엠코 단지에 힐스테이트 사용 불가방침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25 16:34:33
브랜드 아파트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10대 건설사들이 짓는 브랜드 아파트는 희소성과 미래가치가 높이 평가되면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동산을 선호할 때 수요자들의 절반 이상은 ‘브랜드 이미지’와 ‘브랜드 파워’ 등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슷한 조건 하에서 브랜드와 비브랜드 아파트의 가격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덕분에 최근에는 해당 건설사에 과거 브랜드를 새 브랜드로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위례신도시에 위치한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 아파트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단지는 브랜드 변경을 위해 주민들이 손수 비용을 들여 외관 변경까지 까지 바꿨지만 현대건설로부터 브랜드를 사용하지 말라는 소송에 휩싸였다. 해당 아파트를 지은 현대엠코는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흡수합병됐고, 흡수 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새로운 브랜드 아파트인 ‘힐스테이트’를 짓고 있다. 주민들 역시 ‘힐스테이트’를 원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위례신도시를 찾아 아파트 브랜드명 변경을 둘러싼 현대건설과 주민들 간에 갈등을 집중 조명했다.

▲ 위례신도시 내 위치한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 아파트가 송사에 휩싸였다. 해당 단지 입주민들은 현대엔지니어링 측에 단종 된 브랜드 ‘엠코타운’ 대신 ‘힐스테이트’로의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브랜드 변경을 위해 외관까지 바꿨지만 현대건설로부터 브랜드 사용중지가처분 소송을 당했다. 사진은 ‘힐스테이트 위례 중앙’으로 외관을 바꾼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 전경 ⓒ스카이데일리
  
현대건설이 일반 서민들을 상대로 ‘갑(甲)질’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은 위례신도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를 상대로 현대건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현대건설은 해당 단지에 ‘힐스테이트’에 대한 브랜드 사용중지가처분 소송을 냈다. 건설사가 브랜드 명의를 사용하지 말라며 낸 소송으로는 국내 첫 사례다.
 
주목되는 사실은 해당 아파트 단지가 현대건설 관계사였다가 현대엔지니어링에 흡수합병된 현대엠코가 지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재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단지는 브랜드 공유 이전에 지어졌다는 이유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쓰지 못한다는 게 현대건설 측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사정에 의해 기업이 사라졌으니 사후 관리는 아니더라도 현재 남게 된 브랜드 사용은 용인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의 최대 수혜자로 현대자동차그룹 오너 일가가 지목되고 있다는 점은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계열사 재편으로 사라진 건설사…흡수합병한 기업 브랜드 사용하자 소송 휘말려
 
2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 측이 소송을 제기한 아파트는 위례신도시 내 위치한 엠코타운 플로리체 아파트다. 총 974세대로 구성된 이 단지는 지난 2015년 입주를 시작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브랜드명 바꾸기에 나섰다. 입주민들은 1억원을 들여 단지 전체 외관을 브랜드 ‘엠코’에서 현대건설의 대표적인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로 새 단장했다. 지금은 기존의 힐스테이트 단지와 비슷한 외관을 지니고 있다.
 
현재 입주민들은 브랜드 변경요건인 소유자의 80% 동의서와 브랜드 변경에 부합하는 실체적·유형적 변경 등을 마쳤다. 브랜드 변경의 주관 부서인 하남시 주택과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마지막 요건인 브랜드 소유권자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동의를 앞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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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건설에서는 이달 초 해당주민들을 상대로 힐스테이트 로고, BI, 간판 등에 대한 사용중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와 어느 정도 얘기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현대건설과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한 입주민은“외관 변경에 대해서 현대건설 관계자와 접점이 있었고, 그 증빙자료도 갖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비용 한두 푼도 드는 것도 아닌데 우리가 미쳤다고 막무가내로 이 작업을 진행 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브랜드 변경 요건인 실체적·유형적 변경을 통해 힐스테이트로 바꿨더니소송을 당해 황당한 노릇이다”며 “우리와 계약 당사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인데 왜 현대건설이 이렇게까지 관여하고 소송을 걸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덩치 커진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과 ‘힐스테이트’ 브랜드 공유…“소송은 갑(甲)질”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엠코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과 마찬가지로 과거 현대자동차그룹 건설 계열사였다. 엠코타운 현대엠코가 사용하던 아파트 브랜드다. 현대엠코는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에 흡수합병 됐다. 당시 합병으로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인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율이 껑충 뛰었다.
 
덩치를 불린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를 함께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엠코타운’이라는 브랜드는 더 이상 쓰지 않게 됐다. 단, 브랜드 공유 시점은 합병 이후로 적용했다. 기존 엠코타운 주민들은 모기업의 필요에 의해 사라져버린 건설사 브랜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두 건설사의 합병 이후 기존 ‘엠코타운’을 분양받은 입주민들은 아파트 브랜드를 ‘힐스테이트’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브랜드 단종에 의해 단지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최근 아파트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풍토도 반영됐다.
 
엠코타운 한 입주민은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아파트가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마당에 사라진 건설사의 브랜드를 반길 주민이 어디있나”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러한 점을 무시하고 현재 향후 분양하는 아파트에만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적용한다고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브랜드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의 양극화는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브랜드 아파트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10대 건설사들이 지은 브랜드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은데다 정부의 규제로 미래가치가 높은 아파트들로 평가돼 수요가 높은 편이다.  
 
▲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 측이 브랜드 변경 움직임에 나서자 인근 송파·성남 힐스테이트 입주민들이 반발했다. 입주민들은 재산 가치 하락·권리 침해, 동일 브랜드 사용에 의한 명칭 혼돈 등이 주 이유로 반대서명을 펼쳤다. 이를 빌미로 현대건설은 엠코타운 입주민들을 상대로 브랜드 사용중지가처분 소송을 낸 상태다. 사진은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배포한 ‘엠코 플로리체’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 반대 동의서 [사진=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 입주민 제공]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10대 건설사가 분양한 브랜드 아파트에 청약한 사람은 총 70만5472명으로 평균 청약경쟁률이 11.5대 1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 분양아파트들의 경우 8만2812명이 청약을 신청했고 평균 청약경쟁률도 4.3대1(일반분양 1만9140가구)에 그쳤다.
 
현대건설 “기준에 맞춘 것일 뿐” vs 입주민들 “이해할 수 없는 자기들만의 요건 내세워”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앞선 판례 등에 비춰볼 때 입주민들이 원하고 건설사와 협의만 된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사안인데 현대건설의 소송 취지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정수현 사장이 오너 일가가 주도한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에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고 몽니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입주민들 역시 엠코타운에서 힐스테이트로 변경된 사례가 여럿 존재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엠코타운 중 힐스테이로 변경된 단지는 서울 서초 힐스테이트서초젠트리스, 전남 군산 힐스테이트은파, 경북 울산 울산힐스테이 등이다. 한 입주민은 “그 단지들은 ‘힐스테이트’로 변경을 해줬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것이냐”며 “왜 우리만 소송까지 이어져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당사 브랜드 승격 요건에 따른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송파·성남 힐스테이트 측에서 엠코타운이 힐스테이트 변경에 대한 반대서명까지 받는 등 반발이 심하다면 브랜드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대건설 측에 따르면 브랜드 승격 요건으로는 △해당 아파트 입주민의 5분의 4 동의 △힐스테이트에 맞는 외관 변경 △ 브랜드 변경에 따른 추가 기타비용 동의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의 심의 △주변 힐스테이트 주민들의 동의 등이 있다.
 
입주민들은 이들 요건 중 ‘주변 힐스테이트 주민들의 동의’에 대한 부분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이 책임회피를 위해 세운 요건이라는 반응이다. 한 입주민은 “도대체 브랜드 변경하는데 주변 힐스테이트 주민들에게 동의를 왜 받아야 하는 것이냐”며 “또한 그 힐스테이트 주민들이 주장하는 가치하락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엠코타운 인근에 위치한 송파·성남 힐스테이트 입주민들은 재산 가치 하락·권리 침해, 동일 브랜드 사용에 의한 명칭 혼돈 등을 이유로 엠코타운 힐스테이트 브랜드 변경 반대서명을 펼쳤다.
  
이에 대해, 현대엠코 흡수합병 기업인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건설 측에서 고소했다는 소식은 모르고 있었다”며 “이 사안은 현대건설, 하남시청, 엠코타운·힐스테이트 입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의 합의점을 찾아야 해결될 문제다”고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길해성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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