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유휴부지’란 과거에는 기차가 오갔었으나 선로 개선 사업 등으로 철도 이용이 중단되면서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된 토지를 뜻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현재 국내 철도유휴부지는 1800만㎡에 달한다. 지난 2013년 1230만㎡에 비해 약 570만㎡ 증가한 수준이다. 철도유휴부지가 늘고 있는 배경에는 새로운 철도 노선 신설이 자리하고 있다. 철도 신설로 기존 노선이 불필요해지면서 유휴부지로 바뀌는 것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을 관할하는 국토교통부는 ‘철도유휴부지 활용지침’이라는 훈령을 만들어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유휴부지를 이용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이 적지 않은 탓에 그대로 방치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최근 들어 철도유휴부지를 재활용한 성공 사례가 하나 둘 등장하곤 있지만 아직까지는 일부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에 수익모델로 발전시킨 성공사례를 참고삼아 철도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철도유휴부지 방치 실태와 이를 활용한 성공 사례 등을 현장취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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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관리하는 철도 유휴부지의 방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민 편의와 수익 창출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개발비 문제로 방치돼 있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용산역 인근 금싸라기땅 수년째 방치…무관심에 버려진 철도 유휴부지 활용 필요성 대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최경환(국민의당) 의원이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철도 유휴부지는 1800만㎡에 달한다. 이 중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부지는 42.6%에 불과하다.
57.4%의 부지가 미활용 활용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다. 철도의 복선화 및 선로 개량 직선화 사업에 따라 발생한 철도 유휴부지는 대부분 국유지다. 유휴부지는 폭이 좁고 길이가 매우 긴 형태여서 활용이 쉽지 않은 편이다.
서울 용산구 신계동에 위치한 철도 유휴부지 역시 오랜 기간 방치되다 시피한 곳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IT의 중심인 용산 전자상가에서 직선으로 채 200m도 떨어지지 않은 도시의 요충지라 할 수 있지만 마치 도시의 섬처럼 황량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가까운 지하철역인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과 직선거리로 3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다. 인근에는 용산 e편한세상아파트, 용산 CJ나인파크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충분해 주민 편의시설 또는 상업시설로 이용할 만한 가치가 큰 곳으로 평가된다.
정주현 용산구청 공원녹지과 주무관은 “해당 부지는 철도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고 있는 땅이기 때문에 용산구청과는 관계가 없다”며 “현재로써는 이 땅에 대해서 어떤 이용 신청도 들어온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유휴부지를 이용해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려고 해도 당장 우리 지자체에서 직접 관리하는 토지가 아닌 탓에 절차가 복잡한 측면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지나친 토지 이용 비용 때문에 공간 활용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백무상(45·남)씨는 “인근에 교통량이 많아 입지 조건이 좋은 편인데도 담장으로 둘러싸고 안쪽은 잡초만 자라는 빈 땅으로 방치하는 것이 아깝다고 느껴진다”며 “주민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갖춘 공간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철도 유휴부지 개발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지만 정작 각 지자체들은 주민들의 요구와 달리 비싼 토지이용료 탓에 부지 활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작성한 ‘철도유휴부지 활용지침’에 따르면 철도 유휴부지의 이용료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토지 가격의 2.5%로 산정돼 있다.
지자체 예산으로 유휴부지에 각종 시설을 건립할 경우 최대 20년간 이용료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이후 국가에 기부채납 해야 한다. 기부채납 하지 않고 계속 이용하려면 그 때부터 연 2.5%의 이용료를 내면 된다.
최경환 의원은 “철도유휴부지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면서 부지 사용료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다는 지자체를 많이 찾아 볼 수 있었다”며 “매 년 2.5%의 부지 사용료를 납부해야하기 때문에 재정상태가 넉넉하지 못한 지자체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자체가 철도 공익 사업을 실시한다면 비용을 감면해주는 등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할 것이다”며 “국유지에 조성되는 행복주택의 부지사용료가 1%에 불과한 것처럼철도 유휴부지를 공익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 한해 사용료를 1%로 할인해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광시설, 태양광발전시설 등 철도 유휴부지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 사례 ‘눈길’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철도 유휴부지의 효과적인 활용 방법으로 단순히 사용료 할인 외에 수익창출 모델로의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관광상품, 공원 등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가 주장의 근거로 제시됐다.
경기 양평군 용문면에 위치한 레일바이크는 과거 왕복 6.4km의 중앙선 단선철도가 위치하던 곳에 개발됐다. 인근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레일바이크를 운영하는 주체는 주식회사인 ‘양평레일바이크’다.
양평레일바이크 사무실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레일바이크는 형식상으로는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양평군이 일부를 소유하고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평레일바이크는 지역의 대표 관광지로 떠오르며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객들의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여자친구와 함께 양평레일바이크를 찾았다는 김현(32·남)씨는 “레일바이크를 통해 지자체가 수익도 내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양평군민에게는 할인을 해주는 등 군민들을 위한 시설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철교 남단에 위치한 태양광 나눔 발전소도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해 만들어진 곳이다. 서울시는 생산된 전력을 20년간 구매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체결했다.
김수정 서울시청 기후환경본부 신재생에너지팀 주무관은 “잠실철교 남단에 위치한 태양광 나눔 발전소에서 연간 약 6만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며 “연간 1000만원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에서 발생한 수익은 기후변화 기금 예산으로 책정돼 신재생에너지 재투자나 빈곤층을 위한 에너지 복지에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잠실철교 남단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택시기사 민현경(67·남) 씨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황량한 부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다는 발상이 신선하다”며 “특히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에너지 복지에 활용된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상당히 괜찮은 생각이라고 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강원 삼척시에 위치한 ‘장호비치캠핑장’ 역시 철도 유휴부지의 성공적인 활용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장호 국민여가캠핑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방호비치캠핑장은 동해중부선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삼척시가 직접 운영 한다.
장호비치캠핑장를 관리하는 삼척시청 이광우 주무관은 “올해 1월에 처음 개장한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며 “지역 주민에게 이득이 되고 수익도 충분해 토지 이용료를 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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