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사가 스마트폰 액정 수리비를 과도하게 책정하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늘고 있다. 액정 부품 값은 9만원 안팎인데 수리비는 최대 30만원까지 치솟기 때문이다. 공임을 감안하더라도 부품 값에 비해 액정 수리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비싼 스마트폰일수록 액정 수리비도 뛴다. 액정이 깨져 교체하면 20만~30만 원은 물어야 한다. 일례로 영국 시장조사기관 IHS마켓은 갤럭시S8 디스플레이 부품 값을 85달러(약 9만원)으로 추정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액정 교체비용으로 약 32만원을 물리고 있다.
갤럭시노트8 액정 수리비 37만원이상…셀프수리·사설업체 이용 늘면서 2차 피해 우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액정 수리비가 가장 비싼 기종은 갤럭시노트8이다. 액정 수리비용이 37만1000원가량이다. 파손된 액정을 반납하면 23만3000원으로 줄어들긴 한다. 수리비에는 공임 2만원과 테이핑이 포함된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 액정 수리비도 만만찮다. 각각 32만1000원과 36만6000원이다. 파손 액정을 반납하면 각각 19만4000원과 21만1000원으로 줄어든다.
애플 아이폰 또한 액정 수리비가 만만치 않다. 아이폰X 액정 파손 시 교체비용 279달러(약 30만원)을 내야 한다. 아이폰X는 지난 24일 국내 출시되며 인기몰이 중이다. 앞서 출시된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는 액정 교체 시 각각 149달러(약 16만원), 169달러(약 18만원)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IHS마킷은 아이폰X 디스플레이 원가를 110달러(약 11만원)로 추정했다. 교체비용의 39%에 불과한 금액이다. 이에 부수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교체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제품의 액정 수리비도 적은 금액은 아니다. 신제품 V30은 액정 파손 시 수리비용은 18만~19만 원대다.
갤럭시S7 엣지 사용자 이상아(28·여)씨는 “(액정이 깨지면) 수리비가 너무 비싸 불편해도 케이스를 넣고 다닌다”며 “외국 기업인 애플 아이폰은 물론 삼성전자·LG전자 제품도 수리비가 비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만약 파손 보험에 가입하거나 사전 예약 혜택을 받았다면 가입 상품에 따라 적게는 20% 많게는 80% 수리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이 없다면 수십만원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
최신 스마트폰 출고가가 갈수록 올라 수리비도 아울러 뛰고 있다. 이에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파손 액정을 직접 교체하거나 사설 수리업체에 맡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자칫 비용이 줄이려다가 스마트폰이 망가지거나 사후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임의 개·변조하거나 사설업체에서 수리할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한 사후서비스를 거부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소비자 피해신고센터에 관련 불만을 접수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건수를 계량화하진 못했으나 자체 필터링 결과 스마트폰 액정 파손 시 고액의 수리비 청구에 대한 불만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필수품 ‘스마트폰’ 볼모 수리비 과다책정 ‘논란’…제조사 측 “다양한 비용 포함된 가격”
스마트폰 제조사는 영업정보임을 내세워 액정 원가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소비자는 비싸더라도 업체가 책정한 수리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할 수밖에 없다.
권태환 경제정의실천민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소비자가 선택의 여지없이 고액의 수리비를 낼 수밖에 없는 형편을 기업이 악용하는 것으로 비춰진다”며 “업체 스스로 수리비를 낮추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태환 간사는 “기업들은 무조건 정품을 사용해야 안전하다고 주장한다”며 “소비자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사설수리 업체에 맡기면 해당 제품에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도 의 다른 문제로 인한 서비스조차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떠안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 제조사들은 수리비용이 과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개발비·운송비·공임 등 다양한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수리비는 합리적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기업 경쟁력 관련 정보이므로 원가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원가와 수리비만을 비교할 순 없다”며 “공임·운임 등 여러 비용이 포함돼 책정한 터라 지금 수리비가 최적이다”고 단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원가는 회사 경쟁력 관련 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며 “부품비 외 인건비·물류비 등 여러 비용을 수리비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화면이 커지다보니 부품 단가가 오르므로 교체비용도 늘 수밖에 없다”며 “최신폰의 경우 수리비의 절반 가량을 한번 정도 할인하든지 깨진 액정을 반납하면 수리비를 할인하는 식으로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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