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옥신은 인공 화합물 중에서도 독성이 매우 큰 편에 속하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독극물 중 하나인 청산가리에 비해 1만배나 독성이 강해 단 1g만으로 몸무게 50kg인 사람 2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국내에 다이옥신의 위험성이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1990년대 초반이다. 베트남전쟁에서 고엽제로 알려진 제초제에 다이옥신이 불순물로 함유된 탓에 참전 군인들과 자녀들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했다. 그런데 최근 일부 쓰레기 소각시설 및 공장 등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다이옥신이 과다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법정 기준 이상의 발암물질을 배출한 공장 실태와 이를 둘러싼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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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경북 대구=이경엽 기자] 최근 일부 쓰레기 소각시설 및 공장 등에서 다이옥신을 기준치 이상으로 배출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다이옥신’은 피부질환부터 기형아 출산, 면역력 감소, 발암, 간기능장애 등 인체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인체 유해물질이다.
특히 다이옥신을 과다배출한 일부 사업장의 경우 외국계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사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외국계 기업이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돈벌이를 일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호주국적 사모펀드 ‘맥쿼리’ 소유 청주 소각장서 다이옥신 다량 확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환경부 등으로 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다이옥신 배출 시설 140곳 중 총 4곳이 다이옥신 배출기준을 초과했다.
다이옥신이 과다배출된 시설은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진주산업’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아상텍스’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오웰테크’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증도면생활폐기물’ 등이다.
청주시 동북쪽에 위치한 진주산업은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소각장을 운영하는 곳이다. 소각장 인근데는 시민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는 마을은 물론 청주국제공항까지 자리 잡고 있다. 다이옥신 과다배출에 따른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진주산업을 찾았다. 진주산업 회사 정문 앞에는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과 주차장 등이 위치해 있었다. 소각장과 약 1km정도 떨어진 거리에는 마을도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은 많은 인파가 몰리는 청주국제공항과는 약 2km, 청주 시내와는 약 7km 떨어져 있었다.
잔류성유기오염물질 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소각시설의 경우 배기가스로 배출되는 다이옥신 배출허용기준은 0.1ng-TEQ/S㎥(1㎥당 1나노그램)이다. 하지만 진주산업에서 측정된 다이옥신의 수치는 0.55ng-TEQ/S㎥에 달했다.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소각장 인근에 위치한 마을 주민들은 기준치 이상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북이면사무소 인근에 위치한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이현(여·57) 씨는 “이 일대가 원래 공장들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는 지역이지만 주거지역도 상당수 섞여 있다”며 “주민들의 반대에도 진주산업 등 소각회사가 소각시설을 계속 증설하고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주시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다이옥신이 기준치의 5배 이상 검출된 사실을 접하곤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택시기사인 박성환(남·71)씨는 “진주산업이 위치한 길은 청주에서 증평·진천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교통로다”며 “인근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그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청주시민들에게도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청주에 거주하는 김경미(27·여) 씨는 “진주산업 소각장에서 다이옥신이 기준치 이상 배출됐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청주 시민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벌어들이는 것과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진주산업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외국계 자본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외국계 기업이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돈벌이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진주산업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60%를 보유한 진주그린에너지이다. 진주그린에너지는 지난 3월 그린에너지홀딩스로 이름을 변경했다. 그린에너지홀딩스는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운용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운용은 호주에 본사를 둔 맥쿼리그룹의 국내 자회사 한국맥쿼리그룹 계열사 중 하나다.
4000세대 아파트 코 앞 대구 공장서 기준치 5배 다이옥신 배출
대구 달서구 장동에 위치한 공장 아상텍스도 기준치 이상의 다이옥신을 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섬유 염색·제작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아상텍스는 대구시 서남부에 위치한 공단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아상텍스 주변은 공장이 대거 들어서 있는 전형적인 공업단지 모습을 띠고 있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섬유를 옮기는 지게차가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기계들이 연신 뜨거운 연기를 내뿜으며 섬유더미를 돌리고 있었다.
잔류성유기오염물질 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공장 등 생산 시설의 경우 연기 등으로 배출되는 다이옥신 배출허용기준은 5ng-TEQ/S㎥이다. 하지만 아상텍스에서 측정된 다이옥신의 수치는 24.881ng-TEQ/S㎥에 달했다. 기준치의 5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문제는 독성물질이 대거 배출된 공장 인근에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구모로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이옥신이 검출된 공장과 주택가 사이의 거리는 직선으로 약 300m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직선으로 약 600m 떨어진 거리에는 대구지하철 2호선 이곡역이 위치해 있는 데다 상권까지 형성돼 있었다.
실제로 아상텍스에서 불과 5분정도 걷자 주변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공장들이 사라지고 원룸 등 주거지역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가들이 다수 자리 잡고 있었다. 아상텍스 공장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성창옥(61·남) 씨는 “공장 바로 옆에 위치한 원룸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공장에서 나오는 악취 등을 감수하고 들어온 것이라고 봐야한다”며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공장 인근에서 거주하는 박민재(78·남) 씨는 “악취 정도는 참고 지낼 수 있지만 유해물질인 다이옥신이 기준치 넘게 배출됐다니 너무 불안하다”며 “정부에서 단속을 해서 발암물질 같은 것은 나오지 않도록 단속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곡역 인근에 위치한 뉴세종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곡역 주변에는 아파트만 약 4000세대 넘게 위치해 있어 한 가구에 3명이 산다고 가정해도 약 1만2000명에 달한다”며 “인근 원룸 등에 거주하는 인구수 약 3000명을 합치면 약 1만5000명 가까운 인구가 이곡역 주변에 거주하는 셈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아상텍스의 경우 초등학교, 주택가와 1km도 떨어져 있지 않은 주거밀집지역에 위치해 있다”며 “반경 5km이내에 거주하는 달서구 인구만 약 5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다이옥신 배출에 대한 감시를 더 강화해야한다”며 “초과시설에 대해서는 즉시 폐쇄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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