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열 1위 삼성그룹은 지난해 국내 기업들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냈다. 이러한 결과가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경제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총수 부재 상황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어 온정을 향한 손길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최근 5년간 국내 기업 기부 1등…재무악화 삼성중공업도 기부 선뜻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기부금 상위 100개 기업’에 따르면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업체는 삼성생명이다. 삼성전자·섬성화재도 각각 2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5개 기업 중 삼성그룹 계열사가 무려 3곳이나 되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증권·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계열사는 지난해 11월 ‘2017 연말 이웃사랑 성금’으로 500억원을 조성해 기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와 별도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 2018 나눔 캠페인’에 201억원을 기부했다. 포항지진 때도 30억원을 출연했다.
삼성그룹의 활발한 기부 활동은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주의 경영이념 중 하나인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에서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병철 창업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그 어느 가치 보다 우선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창업정신은 후대로 이어져 삼성그룹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를 시작한 1999년 삼성그룹은 100억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IMF여파가 가시기 전이었던 상황에서 단행된 기부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2003년까지 꾸준히 연간 100억원을 기부한 삼성그룹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금액을 두 배 올려 각 해 200억원씩 기탁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2011년부터는 보다 많은 금액의 기부가 이뤄졌다. 그 해 300억원을 기부한 삼성그룹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500억원을 기부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경영상황이 좋지 않는 계열사들조차 기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변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에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일감부족 사태를 맞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강력한 자구책을 이행하고 있는 와중에도 위축된 지역경제를 위해 2억5600만원을 삼성중공업 고현조선소가 있는 거제시에 기탁했다. 앞서 2010년부터는 임직원 급여에서 일정액을 할애해 적립하고 이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무려 8년간 11억3100만원을 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절호의 찬스인 굵직한 국가행사에서도 삼성그룹의 손길은 빠지지 않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파트너사인 삼성전자는 5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데스크톱PC·프린터기 등 IT제품 전반을 출전 선수와 올림픽 관계자들에게 제공한다. 삼성생명·삼성화재 등은 공식스폰서로 참여해 150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냈다.
삼성그룹만의 사회공헌활동 꾸준…기술·교육 등 다양한 형태의 기부 활동 전개
삼성그룹의 기부 활동은 단순히 금전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획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는 모토 아래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국내 기업들 중 최초로 사회봉사단을 창단했고 이를 통해 각종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인·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 활동인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운영, 디지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스마트 스쿨 사업 등이 꼽힌다. 주니어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통해 지난 2016년까지 학생 4만명, 교사 1400명이 소프트웨어 교육 혜택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투모로우 솔루션, 대학생 봉사단 나눔 등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투모로우 솔루션을 통해 개발된 소방관용 저가형 열화상 카메라 1000대를 전국 18개 시·도 소방본부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삼성화재는 교통안전문화 조성 및 장애인·소외계층 지원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를 설립해 조사연구와 정책건의·교통안전 계몽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삼성물산(건설부분)은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과 협력해 직업체험교육형 사회공헌활동 주니어건설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주니어건설아카데미는 아이들에게 건설업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전체 모금액 중 법인 차원의 기부는 7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삼성그룹을 비롯한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사회문제해결의 주체로서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사회적경제·따뜻한 금융·도시재생 등 다양한 혁신사업에 기업기부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사람들은 삼성그룹이 그저 우리나라에서 돈을 제일 잘 벌고 돈을 가장 많이 축적한 기업으로만 생각한다”면서 “기업이 사회를 위해 숱한 노력들을 펼치는 데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때론 당연하게 생각하려 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소외계층과 사회적약자 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삼성그룹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가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지금처럼 글로벌시장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해 수익이 급감한다면 온정의 손길이 절실한 누군가에겐 큰 타격으로 되돌아 갈 것이다”고 경고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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