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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경제거목(巨木) 삼성의 위기(⑤상생협력)
한국경제 상생협력 생태계 중추 ‘삼성家 공존경영’
하청 아닌 동반자 개념의 경영철학…삼성 위기 후폭풍 우려 증폭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01 12:34:06
▲ 적극적인 협력사 상생활동을 펼치고 있는 삼성그룹에 오너리스크 위기감이 드리우면서 후폭풍을 우려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삼성그룹의 위기가 협력업체들에까지 전가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사진은 삼성전사 수원 본사 ⓒ스카이데일리
  
협력사와의 공존을 중시했던 삼성 특유의 상생협력 기조가 유례없던 총수부재의 여파로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인수합병(M&A) 정체 및 중국발 저가 반도체 공습 등 산적한 리스크가 결국 협력사들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근 협력사들과 고통을 적극적으로 분담하겠다는 행보를 보인 삼성전자의 경우 수천 개에 달하는 협력사를 보유하고 있다. 선대 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일종의 전통인 셈인데 이 역시 막대한 이익창출을 근간으로 한 자금력이 뒷받침 돼야 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지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된 중소협력사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단가를 상향조정한 결단이었다. 반도체사업을 통해 거둔 성과가 낙수효과로 실현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시장 강세가 오래가지 못할 분석이 제기되고 미래먹거리를 고민할 총수의 부재까지 겹쳐 협력사들 사이에서도 우려감이 맴돌고 있다.
 
협력사와 고통분담…가려운 곳 긁어주는 효자손 ‘상생 프로그램’
 
삼성전자는 전 협력사들과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을 높여 질적 성장 이룰 수 있게끔 돕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다양한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상생펀드 △물대지원펀드 △상생보증프로그램 △민관 공동투자개발 △상생결제시스템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부터 기업·산업·우리은행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했다.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게 기술개발·설비투자·운전자금 등을 업체별 최대 90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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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삼성전자 ⓒ스카이데일리
  
2011년부터 2차 협력사까지 대상을 확대했으며 2016년 기준 461개 1·2차협력사에 8232억원을 지원했다. 하나·신한·국민은행과도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해 무이자 대출을 지원 중이다. 물대지원펀드는 오는 2020년 5월까지 3년간 운영되며 추후 협력사들의 요청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신용보증기금 또는 기술보증기금이 보증서를 발급하면 은행의 별도 심사나 담보 없이 우대금리 대출이 가능한 상생보증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까지 15개사에 총 112억원을 지원했다. 이와 비슷한 해외진출 또는 수출용 자재 납품 중소기업이 수출용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수출입은행 연계자금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까지 42개사가 2243억원을 활용했다.
 
삼성전자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기업 R&D(연구개발) 과제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청은 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의 개발기금을 공동으로 조성했다. 총 개발비의 75%이내에서 최대 10억원까지 지원한다. 지난 2014년부터 2년 간 15개사가 105억원의 개발자금을 지원받았다.
 
‘상생결제 시스템’은 삼성전자가 1차 협력사에 그리고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게 ‘상생결제 연계 시스템’을 활용해 대금을 지급하면 2차 협력사는 삼성전자의 신용도를 적용받아 저리로 조기에 납품대금을 현금화 할 수 있다.
 
질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삼성전자는 경영관리·제조·개발·품질 등 해당 전문분야에서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삼성전자 임원과 부장급 100여 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해 협력사 현장의 맞춤형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협력사 제조현장 개선활동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마케팅·개발·제조·품질·구매 등 8대 분야로 확대해 총 146개 1·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했다. 지난해 부터는 2차 협력사로 범위를 넓혔다.
     
▲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자금지원뿐 만 아니라 인적 역량 및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 중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협력사 신입교육 모습 [사진=삼성전자]
  
산업통상자원부가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산업혁신운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출연해 2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미거래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위한 컨설팅과 설비 구입비용 등도 지원하고 있다. 내부의 상생컨설턴트 외에도 외부 컨설턴트를 현장에 파견해 협력사 경영활동의 전반적인 혁신을 지원한다.
 
삼성전자의 특허 공유사례도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보유하고 있는 특허 총 2만7000여건을 개방해 중소기업이 언제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발맞춰 총 150여명 규모의 스마트공장지원TF를 구축해 삼성전자의 제조노하우를 협력사와 국내 중소기업에 전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조 자동화, 공정 시뮬레이션, 초정밀 금형, 공장운영 시스템 등 4대 분야에 대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지난해 기준 전국 1000여개사로 확대했다.
 
‘하청업체’ 개념 넘어 ‘동반자’ 관계 형성…3대째 내려오는 공존공영 경영철학
 
삼성전자와 협력사의 공생관계는 인센티브 지급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오르면 협력사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 역시 늘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0년부터 협력사에 지급한 인센티브만 1800억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50억원 수준에 그쳤던 협력사 인센티브는 지난해 500억원(예상)으로 8년 새 10배가량 올랐다. 지난 2010년 약 155조였던 삼성전자의 매출이 지난해 약 240조를 올린 것과 궤를 같이 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중소기업연구 ‘상생협력 대기업 성장과 협력사 성장 사다리:삼성전자 협력사 성장 사다리 사례 연구’에 따르면 매출 1000억원 넘는 기업에서는 대기업과 협력사의 성장에 선순환 관계가 형성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자료: 삼성전자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일찍이 1·2차 협력사를 아우르는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해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처럼 삼성그룹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중시하는 것은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부터 내려온 ‘공존공영’ 경영철학이 이어져 오고 있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1988년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중소기업과의 공존공영’을 대외적으로 선포했다. 이 회장은 ‘신경영’을 선언했던 1990년대 초반부터 전 임직원에게 ‘하청업체’라는 말 대신 ‘협력사’라는 말을 쓰도록 하면서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한 셈이다.
 
신경영 선언 당시 이 회장은 “양산 조립을 업으로 하는 삼성전자는 협력업체가 크지 않으면 모체가 살아남기 어렵다”고 역설하며 동반성장을 역설했다. 이로 인해 현재 삼성전자 5가지 경영원칙 중 하나인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에서는 ‘사업파트너와 공존공영의 관계를 구축한다’가 명시돼 있다.
 
이 같은 선대 회장들의 경영 이념을 이어받은 이재용 부회장도 상생 경영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는 것이 삼성전자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 협력사와 함께 동반 성장의 의지를 다지는 ‘상생협력데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물론 지난 2015년 반도체 부문 103개 협력사에 142억원 규모의 인센티브 지급을 결정하는 등 통 큰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16년 개최 된 ‘삼성-협력사 공정거래 협약식’에서도 1조원에 육박하는 9815억원 자금 지원을 약속해 전년(9199억원)보다 616억원 증가한 지원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전자 위기론이 점화되고 있다.
 
만약 총수의 장기 부재가 확실시 될 시엔 삼성전자의 경영 청사진이 불투명해 질수도 있다는 점에서 3000개(2차 협력사 포함)에 달하는 삼성전자 협력사 상생활동에도 혹여 부정적 영향이 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일고 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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