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연한 30년을 훌쩍 넘긴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서울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 청량리역 맞은편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인 미주아파트는 청량리 지역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로 꼽힌다.
지난 2015년 하반기 안전진단을 통과한 미주아파트는 인근 지역 대규모 개발 호재 및 교통호재 등의 기대감이 반영된 상태다. 덕분에 이곳 단지는 지난해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최고 2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은 것으로 파악됐다.
역세권 지역임에도 주거여건 탁월…전용 102㎡ 규모 전년 대비 2억원 상승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미주아파트는 지난 1978년 9월 준공됐다. 13층~15층, 8개동으로 이뤄진 이곳은 총 1089세대가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올해로 준공된 지 40년차에 접어든 미주아파트는 청량리 인근 개발 호재에 힘입어 시세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인근 J부동산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괜찮은 매물이 속속 빠지기 시작해 현재는 매물이 거의 없다”며 “아직 재건축 초기단계기 때문에 언제 이뤄질지 기약은 없지만 가격 상승 기대감 때문인지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주아파트는 매매가격은 평균 5억8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8.1% 가량 상승했다. 가장 작은 평형대인 전용 86.74㎡(약 26평)은 지난해 3월 4억9000만원에 매매됐으나 꾸준히 가격이 올라 지난달 6억15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1년 새 1억2500만원 가량 오른 셈이다.
큰 평형대의 경우 가격 오름폭이 더 컸다. 지난해 3월 6억8500만원에 거래된 전용 170.35㎡(약 52평)은 지난달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2억500만원이나 웃돈이 붙은 것이다.
청량리동 소재 A부동산 관계자는 “미주아파트 전 평형대가 평균 1억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고 보면 된다”며 “최근에는 33평형대가 7억5500만원까지 거래됐고 현재 나와 있는 매물도 7억3000만원이 가장 저렴할 정도로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 관계자는 “아무래도 교통편이 좋다 보니 출퇴근 수요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며 “정부 규제 강화로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각종 개발이 예정돼 있어 이미 오른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각종 대형 개발호재 산적…“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 유념해야”
미주아파트의 높은 인기와 그로 인한 시세상승 효과는 각종 대형 개발호재 및 교통·생활 편의성에 기인한 결과로 분석됐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미주아파트는 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 청량리역 도보 5분 거리 내에 위치해 있다. KTX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 바로 앞에는 청량리역 환승센터도 자리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제격이다.
지난해 12월 강릉까지 연결되는 KTX 경강선이 개통됐고 오는 8월에는 지하철 분당선이 왕십리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연장된다. 인천 송도신도시와 경기도 남양주 마석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B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도 진행 중이다. 사업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경우 오는 2025년 개통된다. SRT(수서발고속철도)를 청량리역에서 이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어 향후 서울 북부의 대표적인 교통 요충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주아파트는 생활 편의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조건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시네마 등을 한 자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도 위치해 있다. 단지 내 대규모 상가 두 동도 마련돼 있어 생활편의시설 및 교통 환경에 있어서는 서울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게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미주아파트 거주민들도 교통·생활 편의성 조건에서는 다른 아파트 단지에 뒤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주아파트에서 20년째 거주하고 있는 윤영한(77·남) 씨는 “오래돼서 난방이 좀 약한 건 있지만 바로 앞에 역도 있고 버스 환승센터도 있고 시장이나 마트도 가까이 있어서 사는 데 불편함보다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어 “재건축 얘기는 벌써 몇 년 전부터 들려왔다”며 “인천 송도에서 오는 지하철도 생기고 롯데건설 주상복합도 들어오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진수(35·남·가명) 씨는 “아무래도 신규 아파트와 비교하면 미주아파트는 보안도 허술하고 내부 구조가 옛날식이라 조금 불편한 것도 있다”며 “그래도 백화점, 영화관, 마트, 시장 등 생활편의시설을 다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교통이 워낙 편리해서 감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씨는 “생활편의시설과 교통 인프라 두 가지를 모두 갖춘 곳은 여기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초기 단계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오래 걸린다고 해도 나중에 재건축이 이뤄지고 나면 좋아질 거라는 기대는 확실히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박정자(57·여) 씨는 “지하주차장이 없어 단지 내부가 조금 복잡한 게 있는데 재건축이 이뤄지고 나면 그런 부분이 해소될 것 같다”며 “오래 되긴 했어도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로 낡은 게 아니어서 몇 년 전 리모델링을 한 이후로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주아파트 인근 H부동산 관계자는 “안전진단은 통과했지만 아직 조합설립도 안 됐다”며 “교통이나 생활편의시설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지만 학교가 조금 멀어서 학군이 조금 아쉬운 건 사실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시작하는 단계기 때문에 주변 개발호재나 가격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이 좀 더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인근 지역의 개발 호재도 미주아파트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청량리588’로 더욱 유명한 집창촌 지역, 동대문구 전농동 620번지 일대에 진행 중인 청량리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대표적이다. 롯데건설은 이곳에 최고 65층, 총 4채의 주거동과 쇼핑몰·오피스·호텔 등 1채의 상업동 등 총 5개동으로 이뤄진 초고층 복합건물 ‘청량리 롯테캐슬’을 짓는다.
청량리4구역 바로 옆에 위치한 동부청과시장도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1만5961㎡ 용지에는 향후 59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선다. 총 1152가구 규모로 오는 2021년까지 개발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미주아파트는) 안전진단을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추진위 설립도 안 된 완전 초기단계라 실제 재건축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입지는 좋지만 사업성이나 재건축 속도는 두고 봐야 하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단지라서 변수가 아직 많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존 학군 선호지역은 아니지만 새 아파트로 재건축 되고 입주한 이후에 학군이 뒷받침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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