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일 터지는 사건·사고로 금융권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를 시작으로 삼성증권 배당사고 등 금융업계를 바라보는 국민들 시선에는 불신의 기색이 역력하다. 금융회사는 대부분 국민의 재산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일반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투명성과 책임성, 공공성 등이 요구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들은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게 국민 여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의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소비자피해 우려가 새어나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유진투자증권이다. 유진그룹 오너 일가인 유창수 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는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초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음에도 부실한 내부통제로 인해 또 다시 제재조치를 받았다. 부실한 내부통제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으로 유창수 부회장 중심의 제왕적 지배구조가 지목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유진투자증권의 부실한 내부통제와 그 배경으로 지목된 지배구조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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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진투자증권을 이끄는 유창수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당국의 잇따른 제재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의 일탈 행위와 금융사고 예방 대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반복되는 내부관리 부실 사태의 배경으로 후진적인 지배구조가 지목되면서 유 부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투명성 및 책임경영 강화 기치를 내 건 금융당국의 행보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 섞인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잊을만하면 금융당국 제재조치…금융사고 예방 대책 마련 ‘안하나 못하나’
최근 유진투자증권이 잇따라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조치를 당하면서 수장인 유창수 부회장의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부통제 부실로 인해 올해 들어서만 경영유의 4건, 자율 개선 1건, 제재조치 2건 등의 처분을 받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9일 전 소속직원이 ‘일임매매 금지’와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등을 위반한 사실이 뒤늦게 적발됐다. 유진투자증권 A 전 지점장은 투자자가 매매거래일 등을 지정하지 않았는데도 2014년 4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총 8명의 투자자로부터 투자판단을 일임 받아 99개 종목을 매매했다. 매매횟수는 2만8892회, 매매금액은 무려 377억3000만원에 달했다.
B 전 대리는 투자자가 매매거래일 등을 지정하지 않았음에도 2014년 3월부터 7월까지 투자자로부터 투자판단을 일임받아 6개 종목을 매매했고, 유진투자증권 C지점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45개 종목을 매매했다가 적발됐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투자중개업자는 투자자로부터 수량과 가격, 매매시기에 대한 투자판단을 일임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판단을 일임받아 투자자별로 구분해 상품의 취득·처분·운용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
A씨와 B씨는 2013년 3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준법감시인에게 신고하지 않고 타인명의 계좌를 이용해 41개 종목을 매매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에 종사하는 임직원은 자기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할 때 본인 명의로 매매해야 한다. 매매명세를 월별로 통지해야 한다. 또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하기 위해 계좌를 개설할 때에도 준법감시인에게 신고해야 한다. 두 사람은 이러한 사안을 모두 어긴 셈이다.
해당 직원들은 퇴직자 위법·부당사항(정직 3월 상당) 및 위법사실 통보, 자율처리 필요사항 1건 등의 제재를 받았고, 각각 과태료로 2500만원, 1870만원씩을 부과 받았다.
아울러 유진투자증권은 금감원으로부터 임직원의 개인PC 사용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라는 경영유의조치를 처분받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부통제 세부업무지침에 무선전자통신망을 설치하거나 노트북을 사내 네트워크에 연결해 사용할 때 회사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해하고 있지만 일부 지점에서는 직원들이 회사의 사전승인 없이 무선전자통신망을 설치한 개인PC를 통해 주식을 매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유진투자증권이 내부통제 부실로 인해 금융당국으로 제재를 받은 사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특히 높다. 지난 1월 유진투자증권은 계열사인 유진기업의 전자단기사채를 우회 매수한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다. 이해관계가 있는 계열사 발행 주식이나 무보증사채에 대한 인수 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음에도 다른 증권사를 경유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수장인 유 부회장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유 부회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불법행위임을 알고도 계열사 자금지원 및 수익을 위해 이를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당시 금감원은 유진투자증권에게 기관경고와 함께 과태료 2억5000만원을 부과했고, 수장인 유 부회장 역시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았다.
구멍 뚫린 내부통제 시스템 유진투자증권, 이사회·경영 모두 유창수 독주 체제
금융권 등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이 부실한 내부통제로 금융당국의 잇따른 제재조치를 받는 배경에 유창수 부회장 중심의 후진적인 지배구조가 지목되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바탕으로 금융사의 주요 의사결정 주체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내부통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16년 8월 개정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금융사들은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외이사가 경영진 견제·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 탓이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유창수 부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원활하고 효율적인 이사회의 운영 및 진행을 위해서라는 게 유진투자증권 측 설명이지만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의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유진투자증권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은 모두 가결된 점이 결정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사회 내 5개의 위원회 활동에서도 불참한 경우를 제외하면 상정된 안건 모두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
유진투자증권 소속 사외이사 및 경영진들이 이사회 내 다른 위원회와 겸직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현재 유진투자증권 이사회 내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부터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집행위원회 등 역할이 다른 5개 위원회가 존재한다. 각 위원회에 소속된 인물들은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5개 위원회 활동을 겸직하고 있다.
일례로 유창수 부회장은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집행위원회 등 2개 위원회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이진학 사외이사의 경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부터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집행위원회까지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에는 ‘감사위원의 직무 독립성 및 전념성 강화’를 이유로 보수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이사회 내 다른 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유진투자증권은 이마저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일반 기업과 달리 부적절한 경영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통해 내부통제 관리 및 투명성,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유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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