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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무차별 근로시간 단축의 역습(下)
근로시간 단축에 국민볼거리 24時사투 방송가 술렁
방송업, 영상·오디오제작업 등 특례업종 제외…비정규직 양산 불가피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27 00:28:43
▲ 법정근로시간 단축, 특례업종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프로그램 제작에 긴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방송업계는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외주제작 비중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 외주제작사 ⓒ스카이데일리
 
법정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작용 피해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기존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있다가 빠지게 된 일부 업종의 경우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정규직 양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노동계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국회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주당 40시간(하루 8시간, 주7일) 근무에 초과근무는 최대 12시간 밖에 되지 않게 됐다.
 
지난 2013년부터 논의된 법정근로시간 단축이 5년 만에 통과되면서 당초 개정안의 취지인 근무환경 개선 기대감이 일고 있긴 하지만 부작용 우려도 상당하다. 특히 기존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있던 방송업계는 난색을 표하는 모양새다. 외주 제작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제재를 피하기 위한 비정규직 채용 및 하청업체 증가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적지 않다.
 
근로기준법 적용 받지 않는 외주제작사…비정규직 방송종사자만 늘어날 것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특례업종 역시 기존 26종에서 5종으로 대폭 줄었다. 이번 특례업종 감소 대상에는 영상·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 방송업 등도 포함돼 있다. PD를 포함한 스텝들이 하루 평균 20시간을 프로그램 제작에 할애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특례업종 배제 소식에 관련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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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업계의 근무환경 개선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급작스런 제도 변경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우려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단축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는 외주제작사 비중 확대가 불가피한데 이럴 경우 다수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생겨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자료=통계청]
 
 
국내 유명 방송사의 경우 300명 이상의 인원을 보유하고 있어 내년 7월부터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적용을 받게 된다. 반면 외주제작사는 대부분이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어 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2016 방송영상산업백서’에 따르면 방송영상독립제작사 종사자 규모별 사업체 수 중 50% 이상이 10명 미만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계열 방송사 소속 현직 PD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프로그램 제작에 많은 차질이 빚어 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며 “프로그램 사전준비부터 제작, 편집, 방송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방송사가 외주제작사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외주제작사의 경우 규모가 작고 프리랜서 개념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송계의 근무환경 개선이 지속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급작스런 법 개정으로 인해 비정규직만 양산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김혜원(가명·24·여) 씨는 “작가들의 경우 외주제작사와 계약해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대부분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하더라고 사실 외주제작사 근로자들의 처우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며 “앞으로 외주제작 비중이 높아진다면 이러한 비정규직 방송종사자들의 수는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비용감축 위한 비정규직·하청 증가 불가피…“산업별 특성 이해한 근로기준법 적용 필요”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근로시간 단축의 고용효과 추정’에 따르면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할 경우 11만2000명에서 19만3000명(특례업종 미적용)의 추가고용이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시간 단축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며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나누기와 청년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 대부분의 외주제작사의 경우 소규모로 구성돼 있어 근로개정법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는다. 현재 외주제작사에 소속된 근로자 상당수가 열악한 처우를 받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촬영 준비중인 방송 스텝들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자리 단축으로 인한 고용 효과는 비정규직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부족한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하청 및 비정규직 고용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지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확립하고 강력히 이행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계 전문가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목적과 방안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며 “다만 현재 국내 노동계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별 이해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일괄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제한된 시간 안에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하청업체를 늘릴 가능성이 크고 비정규직 고용을 통해 일감 소화를 노리는 업체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는 “일감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근로시간이 줄어들게 되니 추가 고용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비용 충당이 문제인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더욱 많은 부작용만 생겨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의 예상처럼 많은 일자리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발생한 일자리 역시 비용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 고용 및 하청 업체 증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열악한 사업장의 경우 단기호출, 모집형 파견 등의 고용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가 명확한 지원금 지급 형태를 마련해야하고 이를 강력하게 시행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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