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오너일가를 둘러싼 구설수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면서 결국 그룹 총수인 조양호 회장이 사태 수습에 나섰다.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고 자숙의 시간을 갖은 후 최근 경영일선에 복귀했던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또 다른 갑질 논란의 주인공이 된 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의 직책을 박탈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사과문을 발표한 조 회장은 동시에 동시에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해 오너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조 회장의 전문경영인 부회장직 신설에도 의심어린 시선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장남 조원태 사장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은 변한 게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신임 석태수 부회장이 조 회장의 측근인사라는 점에서 조원태 지키기 목적의 전문경영인 선임 아니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한진그룹의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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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범국민적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조한아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승무원 상대 갑질 논란에 이어 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광고대행사 직원을 향한 물병투척 갑질 논란이 재차 불거져 나오면서 그룹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범국민적 비판여론을 의식한 정부와 사정당국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게 되면서 그룹의 존폐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질적으로 대한항공의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경영인들에게도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인공은 조양호 회장의 장남 조현태 대한항공 사장과 신설된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에 내정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다. 현재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조 사장에게도 화살이 향하는 분위기다. 석 부회장의 경우 조 회장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조원태 지키기 희생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너가 겨눈 사정당국…조양호의 후계자 지키기 성공여부 촉각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총 5개 정부기관이 한진그룹과 이곳 오너 일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병투척 논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협력사 직원 폭언과 폭행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직원 폭행·폭언 건과 관련해 수사 중이다.
관세청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밀수 및 탈세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 등을 파악 중이다. 관세청은 이례적으로 재벌기업 오너 일가의 자택을 직접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상당수 증언이 나온 상태에서 공무원들과 대한항공 간 유착관계까지 의혹까지 불거져 나와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국토교통부는 미국 시민권자인 조현민 전 전무가 국적기 진에어의 등기이사직을 맡을 수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내에서 판매되는 면세품의 일감몰아주기 정황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정부·사정당국의 조사 수위는 점차 높아질 것이란 게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진그룹에 대한 정부·사정당국의 칼끝은 대한항공 오너들의 비위·비리 행위에 대한 고발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매서워 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비위행위에 대한 폭로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사정당국 역시 이에 발맞춰 강도 높은 수사를 전개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그룹 후계자 지키기 노력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 일고 있다. 조 회장이 두 딸을 경영 일선에서 배제시키고 서둘러 전문경영인을 임명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조원태 체제’를 지키기 위한 선제적 대처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조 사장 또한 부정적 이슈에 휩싸였는데도 유독 잠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정위가 조사 중인 내부일감몰기는 사실상 3남매 회사나 다름없는 싸이버스카이·유니컨버스를 한진그룹이 지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공정위가 앞서 과징금을 부과했고 대한항공과 조원태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조 회장은 검찰에 피소된 아들의 직책은 유지시킨 채 직접적인 갑질 행위를 벌인 두 딸만을 물러나게 했다”면서 “동시에 단순히 직급만 높은 전문경영인을 임명했는데 이는 딸들과 동등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들의 후계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그룹 존폐위기 속 전문경영인 임명…“조원태 지키기 희생양 나선 조양호의 복심”
조 회장의 ‘후계자 지키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신임 석태수 부회장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석 부회장이 그동안 그룹 내 요직을 거치며 ‘조양호의 측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조원태 지키기의 희생양’ 임무를 띈 것이라는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석 부회장은 서용원 한진 대표, 강영식 한국공항 대표,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더불어 조양호 회장의 높은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한진그룹 서울대 4인방 중 한 사람이다. 경기고등학교·서울대학교를 차례로 졸업한 뒤 198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직원은 “전문경영인은 비(非)오너 일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오너로부터 독립해 주도적으로 경영을 이끌 수 있는 경영인을 의미한다”며 “석태수 부회장은 오너 일가의 측근으로 불려왔다는 점에서 전문경영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은 게 사실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 조원태 사장을 지키기 위한 전문경영인으로 조 회장이 복심을 내세운 것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덧붙엿다.
재계 소식에 정통한 한 핵심 인사는 “故 조중훈 창업주가 이끌던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은 1983년 보잉747기 피습사건, 1987년 미양마 폭파사건, 1997년 B747-300기 괌 추락사건 등 항공사고로 인해 수 차례 위기를 겪었다”면서 “하지만 범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것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이 처음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너 중심의 경영풍토를 근간으로 단기간 내 경제성장을 이룩한 우리 재계에서 가장 지양해야 할 오너경영의 사례를 조 회장 일가가 보여주고 있는 꼴이다”면서 “땅콩회항 때완 사뭇 다른 후폭풍이 불고 있는 만큼 국가와 국민이 수긍할만한 쇄신책 마련에 조양호 회장이 힘써야 할 때다”고 조언했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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