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정보 어플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소비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화장품 브랜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각종 유해 성분 등을 표시하면서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해외 시장에서 ‘K-뷰티’ 열풍을 주도하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이렇게 쌓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려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논란은 거세지는 분위기다. 화해는 (주)버드뷰가 2013년 론칭한 화장품 평가·분석·후기 어플이다. 27일 기준 화해 어플에 등록된 정보는 △제품 수 약 10만건 △브랜드 수 약 6000건 △후기 수 약 300만건 등이다. 화해는 현재까지 다운로드 수 약 500만건을 돌파하며 소비자·업계 사이에서 국내 최대 화장품 정보 플랫폼으로 꼽히고 있다.
구체적 설명 없는 ‘묻지마 유해’ 표시…소비자 불안 가중 지적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화장품 정보 어플은 가습기살균제 사태 등 각종 유해성 성분과 관련된 사건·사고 이후 폭발적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직접 테스트해보고 구매할 수 없는 모바일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도 화장품 정보 어플의 인기를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화해를 통해 화장품 성분 등의 유해성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성분별·브랜드별 검색이 가능하며 검색 결과 세부 구성 성분을 확인할 수 있다. 성분구성·피부타입별·기능성 성분 등으로 상세 정보가 표시된다. 유해도 또한 △낮은 위험도 △중간 위험도 △높은 위험도 △등급미정 등으로 분류된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화해 검색창에 A브랜드의 B상품을 검색해봤다. 피부타입별 정보를 확인했을 때 ‘지성피부에게는 성분 ‘스테아릭애씨드’의 경우 모공을 막는다’는 내용 등이 안내되고 있었다. 그러나 성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해당 화장품의 이용자라면 적지 않은 혼란을 느낄 것으로 여겨질 만한 대목이었다.
최근 화해 어플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민시영(여·22·가명) 씨는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특정 제품만 쓰는 편인데 화해에 검색해보니 해당 화장품에 내 피부에 유해한 성분이 잔뜩 들어있다고 쓰여져 있었다”며 “이를 보고 나니 사용 시 별 부작용이 없었는데도 쓰기가 께름칙해져 안 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화해 출시 초반 화해를 사용하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소비자 이현정(28·여) 씨는 “화해가 화장품 성분과 관련해 대표주자인 건 맞지만 화해 정보가 100% 맞다고 인식되는 것은 문제인 것 같다”며 “성분이 유해하다고는 알려주지만 그 성분이 어떤 성분인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소비자로서 지레 겁을 먹게 된다”고 지적했다.
애꿎은 화장품 업체들 피해 막심, 소비자 막강 신뢰 얻고 브랜드 론칭설 ‘솔솔’
화해는 국내 최대 화장품 정보 플랫폼으로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지만 반대로 화장품 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당국의 허가를 받아 출시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유해성을 의심받아 영업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기 전은 물론 잘 사용하다가도 화해를 통해 유해한 성분이 포함돼있음을 확인하면 대개 해당 제품을 사용하기 꺼려한다는 게 화장품 업체들의 반응이다.
C사 관계자는 “유해라는 표현부터 부정적이다”며 “폼클렌징의 거품을 나게 하는 성분 등 화학제품이라면 사실 꼭 들어가야 하는 성분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정도로 유해하다면 애초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가 안 나서 시중에 내놓을 수 조차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성분을 공개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늘리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해다”고 덧붙였다.
D사 관계자는 “리뉴얼하기 전 우리 제품이 등록 돼 있는데 삭제를 요청해도 내려주지 않았다”며 “기존 제품에 대해 궁금해 하는 소비자와 이미 구매한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 목적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제 안 나오는 제품인데 화해를 보고 소비자들이 자꾸 문의하고 이에 사과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화해는 정작 정보를 제공해주는 브랜드들에게는 매우 폐쇄적이다”고 지적했다.
E사 관계자는 “한 소비자가 화해에서 본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 홈페이지에 비방성 후기를 올린 적 있다”며 “우리 측에서 사실에 기반해 ‘해당 성분은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성분이며 유해하다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지만 그 후기 글의 조회 수가 해명 글 조회 수보다 훨씬 높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결국 우리 브랜드 제품에 사용된 성분이 안 좋다는 사실만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이야기 아니겠냐”며 “창포물에 머리 감는 세상도 아니고 특정 성분이 화학제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충분한 설명이 없으니 우리만 손해를 입는다”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화해가 새로운 행보에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화해 내부에서 화장품 브랜드 론칭설이 흘러나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화해 직원은 “최근 화해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해당 소식에 화장품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여러 브랜드 곤란하게 만든 화해가 과연 얼마나 좋은 성분을 만들지 궁금해 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화해는 최근 아동 구호 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과 손잡고 ‘화해’라는 이름의 브랜드 화장품을 선보인 적 있다. 화해에 따르면 이는 사회 공헌 차원에서 판매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프로젝트성 제품이었을 뿐 향후 라인업 계획은 없다.
이에 대해, 화해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론칭을 요청·문의해주고 있지만 관련 계획이 없다”며 “최근 특정 비정부기구와의 협업으로 그러한 궁금증이 증폭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화해의 성분 데이터는 화해가 자체 제작하거나 가감하는 것이 아니라 식약처 등에서 공개하고 있는 정보를 그대로 인용한다”며 “이들 기준에서 ‘주의성분’으로 분류되는 성분이 있으면 그대로 따를 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장품 업체들과의 불통 지적에 대해서는 “화해는 수백개 업체로부터 수천개 제품 수정 요청을 받고 있어 진행에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며 “업체에서 보내주는 새로운 성분 정보를 그대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아닌 자체적으로 다시 한 번 판단하는 과정도 거치고 있어 시간이 소요돼 항상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슬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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