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그간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오너일가 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오너일가의 비윤리적인 일탈 행위가 기업이미지와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기업가치 및 주주이익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 및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잊을만하면 불거져 나오는 오너 일가의 갑질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특히 높은 배경이다. 현재 증권가를 중심으로 ‘갑(甲)질’ 논란의 중심에 선 오너 일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한편 오너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조현민 물벼락 갑질 사건 터진 후 하루 새 대한항공 시총 2228억 ‘증발’
최근 대한항공 주가는 유가 급락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甲)질 논란이 연거푸 터지면서 이른바 ‘오너 리스크’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음료수 병을 던지고 물을 뿌리는 등 이른바 ‘물벼락 갑질’로 물의를 빚고 있다. 대한항공 광고를 맡고 있는 광고대행사 직원과 회의를 하던 도중 조 전무가 질문을 했는데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음료수와 물이 든 컵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12일 대한항공의 주가는 3만3550원을 기록하며 전날 대비 6.55% 하락했다. 이날 하루 사이 시가총액은 약 2228억원 증발했다. 대한항공 주가 낙폭이 6%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6년 8월 23일 7.43% 하락한 이후 무려 20개월 만이다.
‘물벼락 갑질’ 사건 이후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를 둘러산 각종 갑질 폭로가 끊이지 않자 대한항공의 주가는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 26일 대한항공의 주가는 3만3750원으로 갑질 논란이 드러나기 전인 11일 대비 5.99% 하락한 상태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정부차원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갑질 논란이 불거져 나올 때 마다 주가가 하락해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상당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지난 2014년 조 전무의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세간의 공분을 사고 검찰에 구속기소 돼 처벌을 받았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2015년 1월 7일 대한항공의 주가는 전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진 3만8499원까지 내려갔다가 4만896원에 장마감하기도 했다.
총수일가 개인 비위로 인한 주가 하락 빈번…“오너 리스크에 주주만 불똥” 비판 봇물
오너 일가 갑질 논란으로 인한 투자자 및 소액주주 피해 사례는 과거에도 꾸준히 있어왔다. 이번 대한항공 사건을 계기로 오너 일가의 갑질 행태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는 배경이다.
재계 등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로 잘 알려진 MP그룹 정우현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6년 4월 1일까지만 해도 2980원이었던 미스터피자 주가는 정 전 회장의 사건 이후 연일 하락하기 시작해 한 달 새 무려 16% 가까이 하락했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 손자인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도 운전기사 갑질 논란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주가는 2016년 4월 8일부터 한달 새 7.8% 하락했다. 대림그룹 창업주인 고 이재준 회장의 손자 이해욱 대림산업 전 부회장도 같은 논란에 휩싸였는데, 사건이 불거진 2016년 4월 22일 대림산업의 주가는 한 달 새 13.37% 하락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에 따른 오너리스크가 발생한 기업의 주가는 사건 발생 이후 공통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오너 일가의 사회적 문제와 관련된 이슈가 기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방증하는 사례다. 주목되는 점은 기업의 실적이나 재무 상태와 별개로 오너의 일탈 행위는 돌발적인 악재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액주주 및 투자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현재 청와대 청원게시판과 온라인 주식종목 게시판 등에는 갑질 이슈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소액투자자들의 불만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너일가의 비리나 일탈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배구조연구소 한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책임은 지지 않고 특권만 누리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며 “기업 가치를 훼손시킨 오너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징계를 강화하고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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