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아이돌그룹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기 아이돌그룹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20~30대 고객을 공략할 뿐 아니라 향후 미래 고객인 10대까지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로도 나타나고 있어 향후 시중은행 간에 아이돌그룹 마케팅 경쟁은 한동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신한, 방탄소년단·워너원 앞세워 리딩뱅크 경쟁 ‘대리전’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이 젊은층 공략에 나선 배경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가 자리하고 있다. 20~30대 등 디지털세대에 친숙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잠재고객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발표한 ‘2017 핀테크 이용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1.4%가 현재 인터넷은행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의 이용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30대가 31.9%로 가장 높았고 이어 20대 21.4%, 40대 20.4% 등의 순이었다. 50대와 60대는 각각 14.2%, 7.8%로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시중은행들이 선택한 방법은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돌그룹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이었다. 아이돌그룹의 인기를 통해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 구축해 젊은 고객들을 유입하겠다는 의도에서였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BTS의 ‘도전, 혁신, 글로벌’이라는 성공DNA가 국민은행이 추구하는 도전정신과 맞아 떨어져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고 기용 이유를 설명했다. KB국민은행과 모델 계약을 체결한 직후 방탄소년단은 미국 아메리카 뮤직 어워드(AMA)무대에 한국 가수 최초로 서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KB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 기용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3월 7일 BTS를 모델로 내세운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 영상광고를 공개했다. 해당 광고는 KB스타뱅킹의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BTS의 대표곡 노랫말을 활용해 큰 인기를 끌었다.
2일 현재 총 조회수 717만회로 1000만 조회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은행 광고 영상의 평균 조회수가 8000~9000회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인기다. 일평균 조회수는 약 13만뷰에 달했다. 해당 영상에 대한 호응도를 의미하는 ‘좋아요’ 개수는 약 8만6000건, 댓글 수는 1812개를 각각 나타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 얼굴이 새겨진 체크카드와 적금 출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방탄소년단 측 소속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 출시 일정 등 세부적인 것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유스(Youth)고객을 은행으로 모을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과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한은행도 똑같은 전략을 취했다. 지난 2월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로 국민 아이돌 반열에 오른 ‘워너원’을 모델로 발탁했다. 신한은행 측은 워너원 멤버들이 보여준 열정과 도전정신, 혁신적인 퍼포먼스, 최고를 향한 계획적인 연출력, 기존 성공 방식을 뛰어넘는 차별성 등이 디지털 리딩뱅크 신한은행과 닮은 점을 모델 선정 이유로 꼽았다.
신한은행 역시 적지 않은 효과를 누렸다. 지난 3월 2일 워너원이 출연한 신한은행 공식 애플리케이션 ‘쏠(SOL)’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반향을 일으켰다. ‘신한 SOL 광고’ 는 키보드 뱅킹 편, 선물하는 적금 편 등 2편으로 제작됐다. 2일 기준 이들 영상의 조회수는 각각 287만회, 280회 등으로 총 누적 조회수는 567만회에 달했다.
두 영상의 좋아요 건수의 합계는 5800회, 댓글 합계는 718개로 각각 집계됐다. 광고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쏠 출시 일주일만에 300만명의 고객이 기존 S뱅크에서 전환 가입했고 13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등 성공적인 광고 효과를 거뒀다.
이어 지난달 워너원 멤버 얼굴이 각각 새겨진 11종, 전체 멤버 모습이 담긴 1종 등 총 12종으로 출시된 ‘쏠 딥 드림 체크카드’는 사전예약 5만좌를 돌파한데 이어 출시 한 달 만에 발급 8만좌에 육박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휴먼고객·신규고객 불러 모은 ‘아이돌효과’…“젊은 이미지 구축 효과”
시중은행의 아이돌그룹 모델 기용 효과는 실제 고객들의 반응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젊은층 고객들은 기존에 이용하지 않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한 후 해당 은행을 이용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은행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까지 생겼다는 고객도 적지 않았다.
워너원의 열렬한 팬인 이우진(27·여) 씨는 기존에는 신한은행을 이용하지 않았지만 워너원 카드 발급을 계기로 다시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집 근처나 직장 근처에 신한은행이 적어서 이용하지 않았었다”며 “하지만 카드를 발급 받으면서 신한은행 쏠 어플도 다운 받게 됐고 사용빈도도 잦아져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너원을 모델로 하고 체크카드, 통장, 적금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을 보고 젊은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갖게됐다”고 털어놨다.
최유정(21·여) 씨도 얼마 전 워너원 카드를 발급받았다. 그는 “6년 전에 계좌를 만들어두긴 했지만 집에서 가까운 곳에 다른 은행이 있어 그곳을 이용하느라 신한은행 계좌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최근 워너원 카드 발급을 계기로 다시 이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래 어느 은행을 이용하든 큰 관심이 없었지만 좋아하는 아이돌그룹이 모델로 등장하니 나도 모르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은행의 젊은 이미지 구축 차원에서 아이돌 모델을 기용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준영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근 인터넷은행이 생기자 젊은 층들이 이에 열광하면서 은행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이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을 모델로 사용해 젊은 브랜드이미지 구축을 시도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돌 인기로 반짝효과로 고객이 늘어나지만 이미지 전환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이후 이들을 붙잡기 위해 맞춤 상품 등을 출시하고 프로모션을 전개한다면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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