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자유로운 휴가문화가 확산되고 저비용항공사(이하·LCC)들의 해외취항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여름 성수기를 피해 휴가를 즐기는 이른바 ‘얼리바캉스족’이 증가하는 추세다. 성수기에 공항 등이 붐빌 뿐 아니라 비행기·호텔 등의 삯이 평시보다 높아진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문화가 이 같은 트렌드를 촉진시켰다는 분석이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해외 항공권 판매 인기지역은 ▲동남아(30.5%) ▲일본(21.4%) ▲중국(14.1%) 등 단거리 노선들이다. 자연히 이들 노선을 집중 운영하는 LCC업계도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시하는 등 모객을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또한 휴가를 받지 않아도 주말과 연·월차 등을 사용한 여행객들 모집에도 적극적이다.
주말 낀 하루·이틀 연차로 손쉬운 해외여행…LCC 단거리노선 직장인 인기
실제 2016년 7월 1일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의 해외여행 출발요일을 살펴보면 금·토요일이 전체의 34.1%를 차지할 정도로 주말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꼭 휴가가 아니더라도 연휴를 활용하거나 연차를 이용해 여행객들이 상당함을 추정해볼 수 있다.
내일(22일)은 공휴일이다. 오늘(21일) 하루 연차를 쓰면 4일 간의 휴가가, 지난 금요일까지 이틀의 연차를 쓰면 4박 5일의 연휴가 완성되는 셈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 18일 해외로 출발하는 여행객들을 만나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다.
이날 공항은 성수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 휴가를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공항에서 만난 장미혜(27·여·가명) 씨는 현재 시중은행에 재직 중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녀는 “평소 비수기인 5~6월에 여행을 즐겨 다닌다”면서 “작년에도 5월에 일본에 다녀온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장 씨는 “올해는 언니와 함께 금·월 연차를 내 3박 5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가기로 했다”며 “베트남 현지 LCC를 이용할 계획인데 굳이 국내 LCC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해외 항공사들도 우리나라 연휴기간 등을 감안한 노선을 투입하는 만큼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보안업체에 재직 중이라는 최경주(27·남) 씨는 “국내 LCC업체인 티웨이항공을 이용해 3박 4일 일정으로 오사카에 다녀온다”며 “불과 15만원대에 비행기 티켓을 끊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평소 여행경비 중 항공요금을 절약하는데 우선시 하는 경향이 짙은데 대게 짧은 기간 근거리를 여행할 땐 모두 LCC를 이용하는 편이다”고 언급했다.
IT업계 종사자인 김승순(40·남) 씨는 “가족들과 함께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에 다녀올 계획이다”면서 “이번엔 에어서울 표를 끊었는데 특정 항공사를 선호하기보다 계획한 일정과 견줘봤을 때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에서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권장하는 만큼 항공권도 비싸고 예약조차 쉽지 않은 성수기보다 비수기를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성수기엔 근무 비수기엔 연휴활용 장기휴가 즐기기…업계도 모객 분주
하루·이틀의 연차를 사용할 뿐 아니라 아예 휴가 자체를 비수기에 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성·비수기 간 경계가 점차 모호해진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공휴일·명절연휴 등과 연계해 장기간 쉴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비수기의 저렴한 비행기 요금을 이용해 장거리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공항에서 만난 장보원(34·남) 씨는 스스로를 건설업체 종사자로 소개했다. 그는 오는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첼시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FA컵 결승을 직접 관람하기 위해 이날 인천공항을 찾았다.
5박 6일 일정으로 떠난다는 그는 카타르항공을 이용해 인천에서 카타르로, 카타르에서 비행기를 환승한 뒤 런던으로 날아갈 예정이다. 장 씨는 “회사에서 여름휴가를 5~8월 사이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줘 결승전에 맞춰 휴가를 계획하게 됐다”며 “런던까지의 국적기(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운임보다 저렴해 카타르항공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고 답했다.
호텔에서 근무한다는 백민지(24·여·가명) 씨는 “업계 특성상 휴가일정을 자유롭게 조율할 수 있어 성수기가 아닐 때도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며 “이번에는 8박 9일 일정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올 계획인데 왕복 비행기는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자체 산하 연구기관에 재직 중인 권이선(28·여) 씨는 “미리 회사에 보고만 하면 휴가에 어떤 제약도 있지 않아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는 편이다”며 “피치항공을 이용해 일본 교토를 3박 4일 다녀올 예정이고 올 11월에는 러시아나 베트남 여행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항공기수요가 높아지면서 업계의 모객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이용빈도가 높은 LCC업체들 중심으로 각종 할인 등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지난 16일부터 전 국제선노선을 대상으로 특가항공권 판매 중이라는 에어서울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7~8월, 1~2월 등 여름·겨울 휴가철에 집중됐지만 최근 근로시간 단축·대체 공휴일 지정 등 성·비수기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남승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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