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직원 사망사고로 도마 위에 올랐던 신세계그룹의 대형마트 계열사 이마트가 안전불감증 관련 구설수에 휩싸였다. 특정 매장이 화재 대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의 중심에 선 매장은 이마트 과천점이다.
이곳 지하주차장 일부 공간에는 매장에서 판매되는 재고 물품이 잔뜩 쌓여있다. 긴급 상황 시 사용돼야 할 화재진압설비가 가려져 있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마트의 이 같은 물건적재를 두고 주차장법·소방법 위반 가능성을 내비쳤다.
적재물 쌓인 지하주차장…“편의·안전 모두 놓쳤다”
스카이데일리는 경기 과천시 별양동에 위치한 이마트 지하주차장을 찾았다. 주차장 한 편 차량이 주차돼야 할 공간에 물품들이 가득 차 있었다. 곳곳에 쌓여있는 적재물은 매장 입구 인근까지 점령한 상태였다. 상당수 이용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인근에서 거주 중이라는 이병찬(55·남) 씨는 “이곳 이마트 주차장은 사실 상 창고나 다름없다”며 “한 번은 쇼핑을 마치고 차를 운전해 이마트를 나서려는데 물건을 운반하던 지게·화물차와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적재물만 치워도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늘어날 것이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이용객 남지원(36·여) 씨는 “매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앞까지 물건이 넘쳐나는 상황이다”며 “때때로 보면 위태위태하게 높게 쌓여있는 경우가 많아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남 씨는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빈번한데 행여 물건이 쓰러져 아이를 덮칠까 신경쓰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물품적재가 고객의 불편함을 초래할 뿐 아니라 현행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경고했다. 현행 주차장법 제19조 4항 ‘부설주차장의 용도변경 금지’에 따르면 부설주차장은 주차장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이를 여겼을 경우 해당 지차체는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 등 명의로 건물소유자 또는 주차장 관리책임자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이마트 과천점은 과천시청 관할이다. 시청 측은 일손 부족을 이유로 사실 상 방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과천시청 관계자는 “이마트 과천점 지하주차장은 불법 용도변경 및 건축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도 “담당자가 한 명인데 민원이 제기된 지역을 우선적으로 단속·계도 등을 실시하다보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마트 과천점 측도 위법소지에 대해 인정했다. 이곳 관계자는 “불법인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주차장 용도변경을 신청한 상태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임시 적재공간으로 활용하다 이처럼 하역장으로 사용하게 됐지만 사고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조치를 통해 고객 불편을 덜겠다”고 밝혔다.
적재물이 막아선 소화전…과천점 한 곳만의 문제 아냐
더욱 큰 문제는 단순 주차장법뿐 아니라 소방법도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소방법에 따르면 소화전 5m 주변에는 주차를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옥내소화전의 앞 물건 적치 또한 불법이다. 이마트 과천점의 경우 소화전 앞까지 적재물이 쌓여 있어 소화전 접근은 물론 발견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용객 박상은(31·여)씨는 “최근 수원 NC백화점에서도 화재가 난 적이 있지 않냐”며 “이는 당연히 확인하고 점검해야 할 부분인데 관계자들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주차장에 화재가 났을 시 적재물로 인해 이동도 불편하고 소화전에 접근조차 힘들면 고객 보고 그냥 죽으라는 말 아니냐”고 호소했다.
소방법 위반 사례는 인근의 또 다른 이마트에서도 발견됐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이마트 평촌점의 경우 방화셔터가 내려오는 위치에 판매물품들로 쌓여 있었다. 매장 이용객 임수경(26·여)씨는 “불이 났을 때 방화셔터가 내려 올 자리에 물품이 쌓여 있으면 무용지물 아니냐”고 질타했다.
경기 안양시 비산동에 위치한 이마트 안양점 전 층에는 비상조명등(손전등)이 설치돼 있다. 화재·정전 등 긴박한 상황 발생 시 사용돼야 하지만 스카이데일리가 이곳 손전등의 작동여부를 확인해봤으나 몇몇의 손전등은 불이 켜지지 않았다. 매장 관계자를 만나 이를 지적하자 “몰랐다”며 깜짝 놀라는 모습을 내비쳤다.
기타 안전관리 등에 대해 묻자 이 관계자는 “더 이상 대답하기 곤란하다”며 말문을 닫았다. 이후 스카이데일리는 매장들의 부실한 안전관리와 관련해 이마트 측에 입장을 문의했다. 본사 관계자는 “상황 파악을 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수차례 입장·해명 등을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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