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삶이 중시되면서 주거지의 조건으로 ‘정숙성’을 우선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루 중 대부분을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 집에서만이라도 여유 있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려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현재 거주지 인근에서 소음이 발생하게 되면 민원이 빗발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최근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부촌인 도곡동에서는 소음 유발 가능성이 높은 시설 입점으로 인한 주민들의 반발이 높게 일고 있다. 롯데그룹이 자사 영화관 브랜드 롯데시네마를 입점시키는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이 생활권 피해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지하가 아닌 지상 3층 주차장 건설이 예정돼 있어 주민들의 반반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도곡동 매봉역 인근을 찾아 롯데그룹 영화관 입점으로 인한 생활권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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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롯데그룹이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사 영화관 입점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함께 조성되는 지상 3층 규모의 영화관 주차장이 인근 아파트와 불과 5m 거리에 불과해 주민들은 소음·대기오염 피해를 우려하며 더욱 거세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권 피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롯데그룹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화살은 신동빈 회장에게로 돌아가 그에 대한 반감 여론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부촌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 매료된 도곡동 주민들, 롯데그룹 영화관 입점에 거센 반발
전통적인 부촌으로 손꼽히는 도곡동 매봉역 인근은 강남 지역에서 거주지로서 특히 인기가 높은 곳이다. 매봉산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흔한 호프집 하나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조용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한적한 분위기로 정평이 나 있던 도곡동 일대가 소란스러워 진 것은 지난 2016년 말부터다. 매봉역 1번·2번 출구 사이에 건설되고 있는 건물에 대형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 입주가 결정된 것이다. 롯데시네마가 입주할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7층으로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이곳에 입주할 롯데시네마는 총 850석 규모다.
롯데시네마가 입주할 건물이 건설되고 있는 매봉역 1번·2번 출구 뒤쪽에는 포스코트, 힐데스하임, 울트라멤버스아파트(이하·울트라멤버스) 등 고급 아파트와 빌라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쾌적하고 조용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던 이곳 주민들은 롯데시네마 입점으로 인해 생활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선 해당 건물이 건설되면 울트라멤버스 등 일부 아파트의 일조권과 조망권이 침해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형 영화관 입점으로 많은 외부인이 유입돼 조용한 주거공간이 훼손도 우려된다. 밤 늦은 시간까지 영화관이 운영되기 때문에 소음, 빛 공해 등의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부작용은 결국 집값 하락을 불러와 주민들의 재산권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히게 될 전망이다.
이곳 주민들은 일찌감치 아파트에 롯데시네마 반대 현수막을 개제하며 반대 의견을 피력해 왔다. 강남구청 등을 찾아가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해당 건물 시행사와 행정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롯데시네마 입점 계획은 변경이 없는 상태다.
주민의견 무시한 영화관 강행에 반롯데·반신동빈 정서 빠르게 확산
주민들은 아파트 바로 앞에 지상 3층 규모의 지상 주차장이 들어서는 데 대해 거센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주차장 건물 바로 옆 아파트는 물론 바로 뒤편에 자리한 울트라멤버스, 포스코트 아파트 등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매연, 빛 공해, 소음 등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건물 주차장과 울트라멤버스는 소방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거리는 약 5m에 불과하다. 가정집 거실과 주차장이 마주보는 형태로 돼 있다. 현재 주민들은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앞으로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도곡동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는 정희수(42·여) 씨는 “돌아봐서 알겠지만 이 동네는 굉장히 조용한 동네다”며 “술집도 하나 없는 동네인데 대형 멀티플렉스가 들어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워 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에는 주차장이 가장 큰 문제다”며 “무슨 조치를 해도 주차장에서 나는 소음과 빛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관할 구청이나 롯데그룹 등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최유석(42·남) 씨는 “당초 롯데시네마 입점 자체를 반대했다”며 “인근 주민들과 소통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이어 “주차장 소음, 매연 등에 대한 피해를 주민들이 고스란히 받는 것이다”며 “지하 주차장으로 건설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울트라멤버스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남성은 “해당 건물이 우리 아파트보다 더 높게 건설돼 조망권, 일조권 등을 침해받게 생겼다”며 “특히 주차장이 거실 바로 앞에 생긴다고 하니 각종 피해가 심히 걱정된다”고 푸념했다. 이어 “70여대가 심야영화를 보고 나오면 엄청난 소음과 빛 공해, 그리고 매연에 시달려야 한다”며 “잠은 어떻게 자고 창문은 어떻게 열어야 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주민들은 지하주차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렇게 되면 관람석 축소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꺼려하고 있다”며 “건축주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고 롯데시네마는 임차인이라는 입장만 피력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시네마의 영화관 입점 강행 태도는 분명 롯데그룹 전체의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며 “현재 신동빈 회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수감 생활 중인데 롯데그룹에 대한 국민적 반발 여론은 분명 재판 결과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어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관계자는 “건축주는 법적인 문제가 없기 때문에 원안대로 지상 3층 주차장을 건설하려 하고 있다”며 “방음벽과 방풍림을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분은 법률외적인 부분이다”며 “주민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건축주를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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