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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재개발 지역 어린이집 방치
GS건설 재개발 사업지 ‘유치원 붕괴사태’ 재현 조짐
어린이집 방치한 채 부분철거 진행…학부모들 “아이들 건강·생명 위협”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08 16:30:20
최근 서울 동작구 지역 내에서 또 다시 어린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공사가 진행중인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얼마 전 발생한 어린이집 붕괴사고가 지자체와 건설사의 안일한 대처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바로 지척에서 비슷한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3재정비구역 내 위치한 ‘흑석어린이집’이다. 흑석3구역은 10만3497㎡ 규모로 흑석뉴타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구역은 지하 5층~지상 20층 26개동 1772가구의 새 단지를 지을 계획이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현재 이주를 마치고 철거 공사를 앞두고 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선 부분 철거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부분 철거에 돌입한 이곳 지역에 여전히 어린이집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조합이나 지자체로부터 임시 부지를 제공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기존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공사는 철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흑석3구역 내 위치한 ‘흑석어린이집’을 둘러싼 안전 위협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과 관계자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흑석뉴타운 내 흑석3구역은 사업 시행 속도가 빠른 편이라 관심도가 특히 높은 곳이다. 현재 이주를 마치고 부분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곳 지역 내 어린이집 한 곳은 아직까지 이주를 진행하지 못하고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이들의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사진은 흑석어린이집의 모습(위)과 어린이집 바로 옆 철거 대상 건물들과 잔해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 동작구 내에서 또 다시 아이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무분별한 재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지 내에 자리한 국·공립 어린이집이 버젓이 정상 운영되고 있음에도 부분 철거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얼마 전 인근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붕괴사고가 일어나기 직전의 모습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인근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지자체·건설사 이익 앞에 무너진 인권…학부모 “어린이집 이주 후에 공사 진행돼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흑석3구역은 흑석뉴타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사업장이다. 개발 속도에 탄력을 받아 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아 왔다. 높은 재개발 기대감 덕분에 웃돈이 4억원 가량 붙어 입주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시공은 GS건설이 맡는다. 향후 총 1772세대의 자이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약간의 파열음이 생겨나고 있어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분 철거가 진행 중인 사업부지 내에 흑석어린이집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부지, 이전 등 기존 어린이집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사업을 강행한 결과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흑석3재정비구역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반발이 상당해 공사는 절대로 늦출 수 없다”며 “우리도 당장 이주해 살고 있는데 어린이집 문제로 늦어지면 손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 근처에 방음벽도 만들어 주기로 했고 내부에 공기청정기도 설치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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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조합과 지자체가 어린이집 이전 문제를 차일피일 미뤄 현 상황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김희경(여·36·가명)씨는 “당장 이전 할 곳이 없어 아이들이 철거 지역 한복판에 있는 어린이집을 다니게 생겼다”며 “방음벽도 완전하게 만들어 주지 않은 상태로 당장 이달 14~15일이면 석면제거를 비롯해 건물 철거에 들어가는데 아이들의 건강이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근에서 붕괴된 상도유치원처럼 고립된 상태로 공사를 하다보면 단차도 있고 위험하니 이곳에 사람이 없을 때 공사를 해야한다”며 “공사하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고 하는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일선에서 대표했던 L모씨는 “진절머리가 나서 더 이상은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며 “아이들을 위해 많은 학부모들이 민원을 넣는 등 노력을 했지만 해결되는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근 상가나 아파트단지 1층을 구해 구조변경하고 리모델링해서 임시로 어린이집을 옮겼다가 재개발 부지에 신축건물이 생기면 다시 오면 되는데 리모델링 비용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며 “조합이던 지자체던 아이들 목숨을 담보로 비용을 아낀 것이라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수수방관 지자체, 공사강행 GS건설…전문가들 “원칙대로 안전 지켜야”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흑석어린이집을 방문했다. 방문 시간은 평일 오후 4시에서 6시사이로 아이들이 한창 집으로 돌아가는 시기와 맞물렸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학부모들은 대부분 차를 가지고 와 신속히 아이들을 차에 탑승시켰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흑석어린이집과 관련해 지자체가 나서서 학부모 위원들과 토론했지만 대안으로 나온 것은 높이가 낮은 방음벽 뿐 이다. 석면 제거를 할 때 꼭 사용해야할 방진막도 고정하기가 어려워 설치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임시 거처로의 이주는 1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남은 기간 동안은 안전 대책이 요원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동작구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이전 전까지 철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흑석3구역의 공사를 미룰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어린이집과 떨어져 있는 권역부터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어 “학부모들이 말하는 방진막 설치가 어렵다는 부분은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 흑석3구역은 이달 중순 석면 제거와 건물 외부 철거가 시작된다. 이곳 사업부지 내에 위치한 흑석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은 석면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학부모들은 이주를 못하고 공사기간 동안 남아있을 아이들의 건강이 크게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사진은 건축물 철거공사를 개시한다는 현수막(왼쪽)과 어린이집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는 흑석3구역 인근의 청호아파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시공사인 GS건설은 공사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GS건설 담당자는 “철거가 진행 중이고 이후에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며 “우리는 설계안을 주면 시공을 한 뿐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린이집 문제는 조합과 청호아파트 간의 협의에 의해서 진행해야 할 사항으로 모든 의사 결정은 조합이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석면에 의한 피해를 막고 희생이 없도록 규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배재근 교수는 “일반적으로 공사장 주변에는 방음벽보다 중요한 것이 유해물질 방비다”며 “석면 등 유해 물질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펜스 또는 비산 방진막을 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눈에 안보일 정도로 작은 석면 가루가 호흡기로 들어가 점막에 박히면 염증을 유발하고 결국 암을 유방할 수 있다”며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건강을 위해 매뉴얼대로 방진막을 치고 교통로를 확보하는 등 안전하고 신중하게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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