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매출액 대비 1% 수준도 못 미치는 금액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변화’보다 인기 제품 판매에 의존하는 ‘안정’을 택한 양상이라는 평가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식품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2~1.31%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 중 R&D 비용이 1% 넘는 곳은 주요 식품업체들 가운데 CJ제일제당·롯데칠성음료·풀무원 단 3곳에 불과했다.
CJ제일제당은 매출액 대비 가장 높은 연구개발비용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전체 매출 대비 1.31% 수준인 2349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경쟁사 대비 많은 연구개발 비용을 사용하고 있지만 매출액 대비 비중은 10년 전보다 줄어들었다. CJ제일제당은 2012년 매출액 대비 1.43% 비중인 1018억 원을 제품 개발 등에 투입하기도 했다.
최근 3년간 연구개발비 현황을 보면 2019년 1433억 원·2020년 1497억 원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가 2021년 1694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은 2019년 1.12%에서 2020년 1.06%로 줄어든 후 2021년 1.08%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다음으로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연구개발비 비중이 전체 매출의 1.01%를 기록했다. 연구개발비 금액을 보면 전년 대비 23.3% 늘어난 325억 원을 썼다.
풀무원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8% 증가한 299억 원을 들였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1.0%로 전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빙그레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13.8% 늘어난 125억 원을 사용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도 전년(0.86%) 대비 소폭 늘어 0.89%를 기록했다. 동원F&B도 14.9% 증가한 69억 원(0.35%)을 연구개발비로 지불했다. 하림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32억 원을 지출, 매출액의 0.23%에 그쳤다.
지난해 유일하게 연구개발 비용을 줄인 식품회사는 오리온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1.9% 감소한 52억 원을 들였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2022년 0.56%에서 지난해 0.49%로 하락했다.
라면업계 빅3은 모두 1% 미만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했다. 농심은 지난해 전년 대비 0.8% 줄어든 284억 원을 R&D에 썼는데, 매출액 대비 0.8% 수준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전체 매출 대비 0.63% 수준인 182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삼양식품은 매출액 대비 0.48%를 사용했다.
10년 전에도 비슷한 규모로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농심은 2012년 매출액 대비 1.0% 수준인 212억 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했다. 오뚜기는 67억 원(0.41%), 삼양식품은 12억 원(0.37%)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식품업계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을 재출시하거나 패키지를 바꿔 리뉴얼 하는 등 새로운 제품 출시를 위한 R&D 투자에 소홀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R&D 투자는 필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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