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는 근간이다. 이들은 최전선 골목상권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발자취를 함께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의 획일화된 박리다매식 사업 진출을 비롯해 상권 탈취·규제·세상의 편견 등 각종 위협으로 쉼 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청할 수 있는 특별기획 시리즈 ‘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를 마련했다.
치킨이나 햄버거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그렇다면 이런 음식을 파는 매장은 주로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을까. 거의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형태이다.
사실 프랜차이즈는 음식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편의점이나 미용실·안경점 등 다른 업종에서도 쉽게 볼 수 있으나 음식점에서 특히 이런 형태의 운영 방식이 많이 보이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운영 방식 중에는 가맹사업이 있다. 상법 제168조의6(의의)에 따르면 가맹사업의 경우 “자기의 상표·서비스표·상호·휘장(徽章) 또는 그 밖의 영업 표지를 사용해 일정한 품질 기준이나 영업 방식에 따라 상품(원재료 및 부재료를 포함한다) 또는 용역을 판매하도록 하면서 이에 따른 경영 및 영업 활동 등에 대한 지원·교육과 통제를 하고 가맹점사업자는 이에 대한 대가로 가맹본부에 금전을 지급하는 계속적인 거래 관계를 말한다”고 명시돼 있다.
자신의 가게를 창업하려는 예비 창업주들은 가맹사업 방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가맹 본사의 브랜드를 쓰기 때문에 별도의 광고가 필요없고 운영 방식도 그대로 따라하면 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홀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관계가 순탄하게 흘러가는 것만은 아니다. 본사의 갑질이 있을 수도 있으며 가맹점주가 본사에 대해 또 다른 불만을 터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중간에서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 ‘가맹거래사’다.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르면 가맹거래사는 △가맹사업의 사업성에 관한 검토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의 작성·수정이나 이에 관한 자문 △가맹점사업자의 부담·가맹사업 영업 활동의 조건 등에 관한 자문 △가맹사업 당사자에 대한 교육·훈련이나 이에 대한 자문 △가맹사업 거래 분쟁조정 신청의 대행 및 의견의 진술 △정보공개서 등록 대행 등의 역할을 한다.
이렇듯 가맹거래사는 가맹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가맹거래사에 대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강성민 대한가맹거래사협회장을 만나 보았다.
프랜차이즈 업계 법률 경영 전문가인 가맹거래사
대한가맹거래사협회는 2004년 설립된 대한가맹사업거래상담자협회가 2007년 지금의 명칭으로 개편된 것이다. 이 협회는 국가자격사인 가맹거래사 제도를 통해 건전한 프랜차이즈 시장 발전과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됐다.
강 회장은 가맹거래사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변호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자격증을 발급하는 가맹거래사는 법률 경영 전문가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법률과 경영을 자문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서 공인노무사의 경우 변호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노무 쪽이 이슈가 많기 때문에 이에 특화된 자격사가 만들어진 것처럼, 가맹거래사는 프랜차이즈에 특화된 자격사라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가맹거래사는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하는데 가맹본사가 위법 행위를 하지 않도록 자문하는 경우가 있고, 가맹점주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분쟁 조정에 대응을 해주고 그것에 대한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창업 하기 전 가맹본사의 계약서나 정보공개서 등 예비 창업자들이 살펴봐야 할 게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이게 법률 용어로 되어 있다 보니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예요. 그리고 계약 시 위법이 될 수 있는 사항을 짚어 주는 등 여러 가지 자문을 하는 게 저희가 하는 역할이에요.”
가맹사업에서 분쟁은 한 달에 몇 건이나 발생할까. 강 회장은 아직 전체적인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은 월평균 2~3건의 문의를 받는다고 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달에 평균 2~3건의 문의를 받는데 가맹거래사가 전국에 1000명 정도 있으니까 월평균 총 2000~3000건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가장 많은 문의 사유는 본사에서 허위 과장 광고로 매출액을 부풀린 경우예요. 매출액을 믿고 창업을 했는데 매출이 그보다 훨씬 적게 나오는 경우죠. 또 예를 들어 원가율이 30%가량 된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실제 영업을 해 보니 50%가 넘더라는 등의 문제가 있죠.”
가맹거래사라는 명칭 바꿔야… 책임과 의무도 주어져야
강 회장은 가맹거래사라는 명칭에 대해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업무 범위도 더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가맹거래사라는 직업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프랜차이즈 업계의 공정 거래를 주관하라고 만든 직업인데 공정이라는 말이 전혀 없어요. 명칭을 ‘가맹공정거래사’ 등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함께 주어져야겠죠. 예비 창업자가 창업을 하려고 할 때 가맹본사에 대한 안내를 할 때도 계약서나 정보공개서에 있는 내용들을 모두 책임지고 설명하는 것이죠. 현재 상당히 많은 가맹본사들이 영업대행 전문업체에 예비 창업자와의 계약 문제를 많이 맡기고 있어요.
”전문업체는 어떻게든 계약을 많이 성사시켜야 이익이 되니까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경우에는 나중에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요. 가맹거래사가 책임지고 주도하면 이런 것들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 기관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하루빨리 해결해 줬으면 합니다.”
소상공인을 뒤에서 적극 보조하는 가맹거래사
강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에서 대한가맹거래사협회가 조금 다른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을 위해 든든한 지원을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업종 단체는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저희는 모든 업종이 잘될 수 있게 지원하는 입장이에요. 법률이나 경영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는데 프랜차이즈라는 게 다양한 업종에서 운영되는 방식인 만큼 저희도 그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죠.”
강 회장은 대한가맹거래사협회를 위해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제가 지금 8·9대 협회장을 맡고 있는데 처음 취임할 때 재정 문제가 좋지 않았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용역을 수행하기도 하고 협회 회원들에게 일거리를 줘서 일부 기부를 유도하는 등의 노력으로 흑자로 전환했어요. 이제 앞으로 재정을 좀 더 강화할 생각이며 앞에서 말한 가맹거래사라는 명칭이나 업무의 범위 문제를 포함해 소상공인을 위해 가맹거래사가 어떤 것을 더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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