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는 국가 운영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정부 재정을 충당하는 역할을 넘어 사회 구조를 형성하고 경제 흐름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세금이 과도하게 부과되거나 불합리하게 운영될 경우 개인과 기업의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상속세는 단순한 조세 문제를 넘어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경제 성장률 둔화와 함께 조세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상속세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채종 상속세폐지범국민운동본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행 상속세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짚어 봤다.
대한민국 상속세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상속세는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라 기업 운영과 국가 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현재 한국의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이며 대주주의 경우 추가 할증이 적용돼 실질적인 부담이 60%까지 올라갑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기업과 개인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상속세가 기업의 경영권 승계를 어렵게 하고 중산층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2022년 넥슨 김정주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그의 유가족이 감당해야 할 막대한 상속세 부담이 사회적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상속세 제도가 기업 운영과 가족의 미래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업 승계를 준비하는 많은 기업들이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 승계를 포기하거나 해외로 이전을 고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이는 국가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상속세 개편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속세 부담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기업들이 핵심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투자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상속세 부담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스웨덴·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은 이미 상속세를 폐지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기업 승계가 원활해지면서 장기적인 경제 성장이 촉진됐고 투자 유치와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도 이를 참고해야 합니다.
또한 기업뿐만 아니라 중산층 가정에서도 상속세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 지역에서 부모님이 아파트 한 채를 남겨 주었을 경우 평균 3억~4억 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중산층은 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결국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는 자산 형성 기회를 막고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이 위축되면서 국가경쟁력이 약화되는 부작용도 발생합니다.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투자 유보를 결정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가 둔화되면서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민주당이 상속세 개편안을 거부한 결정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더불어민주당이 상속세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개편안을 ‘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거부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을 가로막아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감세 경쟁을 통해 자본 유입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높은 상속세를 유지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자본의 흐름이 자유로운 국가로 투자금이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경제 성장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민주당이 상속세 개편을 부자 감세라는 논리로 반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액주주 보호 명목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점은 모순적입니다. 이는 기업의 경영권을 정부가 통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누구라도 상속세를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로 전환하는 순간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급등할 것이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업 경영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대주주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도 이익을 보게 됩니다. 반면 상법 개정이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한 수단이 될 경우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선량한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아름다운 말로 포장하는 것이 사기꾼들의 특성입니다. 이번 상법 개정은 개인 및 일반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결과는 한국 경제에 독약을 주입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삼성전자의 부진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10여 년간 지속된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 경영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 경영진이 지속적으로 사법 리스크에 시달릴 경우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위축될 것이며 이는 결국 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입니다.
개정안이 특정 대기업의 경영권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외국 자본이 한국 시장을 더욱 기피할 수 있으며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따라서 상법 개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기업의 투자 환경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되어야 합니다.
상속세 개편을 위한 대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상속세폐지범국민운동본부는 궁극적으로 상속세 폐지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세율 인하 및 제도 개선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가업 승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세제 개편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양도소득세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양도세와 상속세를 통합해 과세 체계를 단순화하고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본이득세 개념을 도입해 합리적인 세율 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또한 해외 사례를 연구하며 한국 현실에 맞는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영국에서는 상속세를 폐지하고 양도세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자산 이전의 부담을 줄였습니다. 한국도 이러한 방안을 참고해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상속세 개편을 위해 정치권과 국민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상속세 개편을 위해서는 정치권과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정책 제안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기업 및 시민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회의원들과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며 상속세 개편 관련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각 정당에 상속세 폐지 또는 개편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요구할 계획입니다.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매우 중요한 사안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캠페인과 홍보 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상속세 개편을 위한 향후 계획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정치권 및 국민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대선 및 총선을 앞두고 상속세 개편을 핵심 정책 이슈로 부각시키는 전략을 마련 중입니다. 또한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과 협력해 구체적인 법 개정안을 제시하고, 공론화를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상속세를 폐지하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주식 투자자들과 소상공인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본이 천조 원 넘게 저수지에 갇혀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상속세라고 생각합니다. 상속세의 물꼬를 터 주면 이 자본들이 시장으로 흘러나와 각 분야로 유입될 것이며 이는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프로필
1965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여수고와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거져 서강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오랫동안 농협중앙회에서 근무하며 ‘21세기경제학연구소’에서 경제에 관한 지식을 배우고 토론했다.
2023년 2월부터 ‘상속세폐지범국민운동본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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