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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한강변을 따라 지어진 한강맨션 아파트는 국내에 대규모 단지의 시작을 알리는 아파트다. 한강맨션 아파트보다 한해 앞서 동부이촌동 공무원 아파트가 지어졌지만 재건축으로 인해 지금은 사라졌다. ⓒ스카이데일리
생활편의 시설 좋고 최고(最古) 대규모 단지 ‘매물 거의 없어’
‘한강맨션 아파트’는 지하철 4호선·중앙선 이촌역에서 한강변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정문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강맨션아파트는 이촌로를 따라 배치됐고, 뒤쪽으로는 한강북로가 위치해 있다.
한강변을 바라보고 있는 높이 5층의 총 23개동의 아파트는 8열 또는 7열 종대라인으로 나란히 지어졌다. 23개동 중 이촌로를 따라 배치된 3개동의 1층과 2층은 각각 점포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 아파트 단지는 총대지 2만3488평에 공사비 약 30억원을 들여 공급면적 89㎡(27평), 105㎡(32평), 122㎡(37평), 168㎡(51평), 188㎡(55평) 등 5개 형태, 660가구 규모의 형태로 지어졌다.
한강맨션 아파트의 장점은 생활편의시설이 좋다는 것이다. 단지입구에는 도심 곳곳으로 가는 버스정류장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초·중·고등학교도 지척에 있다. 한강맨션과 맞닿아 있는 중경고등학교, 아파트 건너편 신용산 초등학교와 용강중학교가 인접해 있어 학생들의 원스톱 통학이 가능하다.
아파트 옆에 난 이촌로 72길은 한강고수부지로 연결 돼 있어 강변에 있는 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아파트 정면 이촌로를 따라 형성된 상가들도 오래된 터라 크기가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놨다.
아파트에 20년 산 한 주민은 “한강과 가까워 운동하기 편리하고 아파트 인근 주변에 큰 술집이나 음식점이 없어 술 먹고 소란피우는 일은 전혀 없다”며, “일본사람이 이 동네에 많이 사는데 일본사람이 워낙 조용해서 시끄럽지 않다”고 했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차난은 한강맨션아파트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지하주차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사이의 간격이 넓어 주차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 전문가는 “동네 자체가 워낙 조용하고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시장에 나온 매물은 많지 않다”며 “대략 27평형은 10억9000만원에서, 55평형은 24억원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진다”고 했다.
▲ 한강맨션 아파트 총 23개동 중에서 이촌로를 따라 배치된 3개동의 1층과 2층은 각각 점포로 활용되고 있다. 나머지 층은 주거용이다. 이곳 상가들은 장사가 잘되는 편이라서, 지속적으로 재건축을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
한강맨션 아파트의 최초 분양가는 공급면적 89㎡(27평)는 340만원, 188㎡(55평)는 687만원이었다. 40여년 전 1000만원 미만으로 살 수 있었던 이 아파트는 지금은 평당 4000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아파트가 됐다.
시민 아파트만 만들던 주공이 만든 최초의 고급 아파트 단지
한강맨션 아파트는 1970년 9월 ‘LH 한국토지주택공사’(구 주택공사)에 의해 대규모 주거형 단지 형태로 준공된 아파트다. 현존 최고(最古) 주택단지이다.
이 아파트는 또 하나의 독특한 이력이 있는데,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것이다. 당시 주공(LH)은 아파트 분양을 위해 200만원을 들여 견본주택을 짓고, 광고비로 800만원을 사용했다. 아파트를 짓기 전에 견본주택을 도입한 것은 우리나라 아파트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당시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았다.
주공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고하고 초기에는 미분양이 많았다. 분양 면적이 큰 호실의 분양은 끝났지만 작은 면적의 호실에 대한 분양 신청은 저조했다. 한강맨션 아파트 준공 이전인 1970년 4월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로 인해 당시 사회에서는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공은 직원들에게 분양촉진비를 지급해 아파트 분양을 독려하는 등의 노력 끝에 미분양을 해소했다.
한강맨션 아파트는 1968년 장동운 대한주택공사 총재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주공은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만 건설했고, 중층을 위한 아파트는 짓지 않았다. 장 총재는 중산층을 위한 아파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바로 한강맨션 아파트다.
사업을 추진하던 초기에는 국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저항했다. 서민아파트를 건립해야 할 주공이 중산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정부가 애초 대한주택공사를 설립한 취지가 퇴색되기 때문이었다. 장 총재는 반대여론을 진화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전면에 나서 해명을 하고 홍보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사업을 계속 진행시켰다.
주공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시민아파트’라는 저렴한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 ‘아파트’라는 단어 대신에 ‘맨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고급화를 위해 중앙집중난방시스템을 적용하고 온수난방을 도입했다. 가스로 취사하는 하는 시설을 아파트에 설비했다. 각 호실에는 욕조·샤워기·양변기 등을 완비했으며, 자동차화재경보기·놀이터·정원·쇼핑센터 등 주민들을 위한 편리시설도 구축했다.
▲ 한강맨션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차난이 없다. 아파트 사이의 간격이 넓어 오래된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차전쟁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실내에는 문제가 없는 아파트였으나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외관은 낡아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중산층 아파트를 표방하던 한강맨션아파트에는 과거 많은 연예인과 정치인들이 거주했다. 탤런트 강부자 씨는 연예인 중 최초로 한강맨션 아파트와 계약했다. 강부자 씨 외 원로가수 패티 김 씨, 현 행복한나눔 이사장이자 과거 영화배우로 활약했던 고은아 씨, 과거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고 문정숙 씨 등이 이 아파트의 입주민이었다.
과거 고급 아파트의 상징이었던 중앙집중난방시스템은 현재는 관리비를 많이 나오게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한 아파트 세입자는 “중앙난방이라서 집에 사람이 없어도 시간마다 자동으로 난방이 돼 멀리 여행이라도 갈 때에는 난방비가 아깝다”며 “겨울에는 관리비가 한달에 40만원 넘게 나와서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했다.
인근부동산 관계자는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고, 동부이촌동이라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매물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지만 난방비가 많이 나온다는 말에 발걸음을 돌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상가 주인들과의 갈등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는 재건축 추진
한강맨션 아파트는 지어진 지가 40년이 훌쩍 넘었다. 아직까지 실내에는 문제가 없는 아파트였으나,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외관은 낡아 있었다. 오래된 아파트의 숙명인 재건축 추진은 ‘한강맨션 아파트’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지난 2003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재건축 추진이 있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의해 번번이 실패했다. 올해는 재건축추진위원장이 다시 선출되면서 다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11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건축 사업이 이번에는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속단하기 힘든 상태다.

▲ 2003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재건축 추진이 있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의해 번번이 실패했다. 올해 초 재건축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아파트의 주민과 상가의 의견이 달라 재건축이 순조롭게 진행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주민과 부동산의 설명이다. ⓒ스카이데일리
이 아파트가 재건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아파트 단지 안에 놀이터가 하나 있는데 그곳의 등기가 아직까지 1970년대 최초 입주자들로 돼 있다. 최초 입주자들은 등기이전을 하지 않고 아파트를 떠나서, 이곳을 재건축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는 지 여부가 문제가 됐다.
아파트 상가 주인들과의 갈등도 심각한 문제다. 도로변에 위치한 한강맨션의 3개 동의 1·2층은 아직도 상가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 상가들은 장사가 잘되는 편이라서, 지속적으로 재건축을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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