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2026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을 심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와 대미 투자 패키지의 실체를 둘러싸고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과 정부 간 공방이 이어졌다.
최 의원은 “지난 10월 29일 밤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에는 대한항공 499억 달러, 하나오션 50억 달러 등 약 10개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이 포함돼 있다”며 “이 금액이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합의된 공식 투자인지, 조선업 협력 항목에 따른 투자인지, 아니면 민간기업의 독자적 투자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질의했다.
해당 팩트시트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 백악관이 발표한 자료로 협상 성과를 설명하며 삼성전자·현대자동차·대한항공 등 한국 주요 기업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함께 소개한 내용이다.
정부는 이를 “관세 안정화 협상과는 별도의 민간 투자”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은 “미국이 한국의 시장 개방을 투자 조건으로 내건 것 아니냐”며 관련 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최 의원은 또 “관련 자료를 종합감사 때 요청했지만 오늘까지도 기획재정부의 답이 없다”며 “정부가 투자 내역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협상 결과를 발표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 시장이 ‘100% 완전 개방됐다’고 언급했는데 그 발언에 농축수산물이 포함되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형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확인해 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회의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앙지방협력회의 참석으로 불참한 가운데 임이자 기획재정위원장(국민의힘 소속) 주재로 진행됐다. 임 위원장은 “간사들과 협의해 부총리의 불참을 양해했다”며 회의를 개의했다.
한편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 제안설명에서 “2026년도 기획재정부 소관 예산은 519조 29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조 5737억 원 증가했다”며 “국세 수입은 378조 6015억 원, 세외수입은 119조 원”이라고 보고했다.
그는 이어 “공급망 안정화기금 10조 원, 첨단전략산업기금 15조 원, 한국장학재단 2조 9000억 원의 국가보증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오창민 국회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에서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27조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 내역 중 실질적 구조조정으로 보기 어려운 항목이 포함돼 있다”며 “국유재산명세서가 6월 기준으로 작성돼 국가재정법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이행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직접 자금을 조달하도록 한 ‘통상 대응 프로그램 지원사업’은 별도 기금으로 전환될 경우 감액이 필요하다”며 “공급망 안정화기금이 대기업 중심으로 운용되고 첨단전략산업기금과 목적이 중복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회의는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와 정부의 확인 답변 속에 마무리됐다. 임 위원장은 “요청 자료를 빠짐없이 제출해 달라”고 주문하며 산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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