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연예인과 매니저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 오죽하면 매니저 시점으로 연예인을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전지적 참견 시점)이 생겼을까. 가족 같다던 연예인과 매니저도 헤어지면 남보다 못하다. 최근 박나래에 대한 갑론을박이 쏟아졌다. 서울경찰청은 15일 박나래와 관련된 고소고발이 총 6건이라고 밝혔다. MBC 예능을 대표하는 박나래는 TV 속에서 언제나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상대를 배려하면서 술과 음식을 나눠줬던 박나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연예인 폭로매체 디스패치는 4일 박나래와 매니저의 갈등을 보도했다. 갑질과 폭언부터 주사이모와 4대보험까지 전 매니저들이 폭로한 의혹은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술을 마시지 않아서 폭언을 들었고 화난다고 던진 술잔에 다쳤다던 매니저들의 폭로는 시청자에게 충격을 줬다. 방송 중단을 선언한 박나래는 8일 “오해와 불신은 풀었다”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매니저들은 “사과도 받지 못했고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나래가 오히려 소송하자고 말해 거짓 입장 의혹까지 불거졌다.
박나래를 보면 MC몽과 신정환이 떠오른다. MC몽은 병역 기피 의혹이 불거졌던 2010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이를 뽑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신정환도 해외 원정 도박으로 시끄러웠던 2010년 “뎅기열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고 거짓말했다. MC몽처럼 신정환도 거짓말이 드러난 뒤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위기에 빠지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나을 때가 많다. 하지만 눈앞의 비판에서 벗어나려고 거짓말하다가 오히려 더 큰 위기에 빠졌다.
토요일 가족과 대화 주제는 박나래였다. “술에 취한 연예인을 데려다 주려고 기다리던 매니저는 화났겠다” “대리기사 부르지 왜 매니저에게 직접 시켰을까? 설마 술잔까지 던졌을까?” “4대 보험은 왜 안 해줘서?” “매니저는 빼고, 일하지 않은 가족은 보험에 가입시켰다니 화날만 하네.” 매니저 둘의 주장이 맞다면 보험료를 조금 아끼려다 100억 원대 집에 가압류가 걸린 셈이다. 박나래가 사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빌리지 주택은 시세가 104억 원이다. “왜 저렇게 소탐대실할까?” “돈이 최고라서 그랬겠지!”
영철버거는 박나래와 다른 충격을 주었다. 1000원짜리 영철버거는 오랫동안 고려대 명물이었다. 영철버거를 팔던 이영철(57)씨는 폐암 투병 끝에 13일 세상을 떠났다. 영철 아저씨로 불렸던 이영철씨는 2000년부터 고려대 앞에서 핫도그 빵 사이에 고기볶음과 양배추를 넣은 영철버거를 팔았다. 단돈 1000원짜리 영철버거와 콜라는 가난한 고려대 학생에게 소중한 양식이었다. 신용불량자에서 영철버거 사장이 된 이영철씨는 돈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심지어 재료 값이 올라서 재료비가 1200원일 때조차 영철버거를 1000원에 팔았다.
이영철씨는 전남 해남에서 태어났다. 가난했던 집안 형편에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초등학교를 마치지도 못했다. 형과 함께 서울에 올라온 이영철씨는 공장과 식당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벽돌을 쌓는 기술을 배웠으나 1998년 외환위기 때 회사가 부도났다. 신용불량자가 된 이영철씨는 고려대 후문 앞에서 손수레를 끌며 영철버거를 팔았다. 가난한 학생들에게 든든한 한끼를 챙겨주던 이영철씨는 평소 “학생들을 배부르게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김동원 총장은 고인을 회상하며 “천원의 아침밥의 뿌리가 천원의 햄버거”라고 말했다.
고인은 기부천사였다. 영철버거는 2004년부터 고려대에 장학금을 기부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2007년 가맹점이 80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어려움을 호소한 가맹점주를 위해 집을 담보로 맡기다 보니 벌어 놓은 돈도 까먹기 일쑤였다. 물가가 올라도 영철버거 가격은 그대로라서 적자도 생길 수밖에 없었다. “어윤대 총장께서 말씀하셨다. ‘자수성가하는 사람은 뒤끝이 좋기가 쉽지 않다.’ 프랜차이즈를 해보니 가맹점주 피를 빨아먹어야 돈을 벌더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사업을 했으니 바보와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바보를 응원하는 사람이 많았다. 영철버거가 2015년 폐업하자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나섰다. “영철버거를 다시 채워주세요! 매년 2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학생들과 아저씨 혹은 동네 형처럼 막역하게 지냈던 영철버거는 고대가족입니다.” 총 2597명이 영철버거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6811만 5000원을 모았다. 망했던 영철버거를 고려대가 다시 살린 셈이었다. “햄버거를 팔 때가 가장 행복했다”던 이영철씨는 “여기에서 해피엔딩하고 싶다”고 말했다.
돈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했던 이영철씨를 생각하면 돈을 아끼려다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박나래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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