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핵 수석대표인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미국이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에 여전히 열려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북미 간 실질적 접촉이나 협상 재개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본부장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미국이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미 기간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 토마스 디나노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 마이클 디솜브레 동아태 차관보 등과 만나 한반도 정세와 대북 정책 전반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의에서는 북한의 제9차 노동당 대회 결과와 최근 대미·대남 메시지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정 본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우리의 예측 범위 내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의 ‘촉진자’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정 본부장은 “페이스메이커로서 북미 대화의 조기 성사를 지원하고,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도 장기적 시각에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미 간 실질적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미 간 실무 접촉과 관련한 새로운 움직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역시 대화 의지는 유지하고 있지만, 구체적 실행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라는 평가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수준이며, 이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단계까지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악관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에 “어떤 전제조건 없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요구 조건인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 대해서는 별다른 변화 기류가 감지되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미국 측으로부터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기존과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 원칙을 유지하는 기존 한미 공조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최근 주한미군의 서해 공중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미중 군용기 대치 상황과 관련해, 미국 측은 별도의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동맹 간 사안은 그간처럼 협의를 통해 관리해 나간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를 통해 한미 양국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 대응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북미 간 실질 협상 재개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