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석유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에 농축수산물 가격은 하락하며 물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국가데이터처는 4월 소비자 물가 동향을 6일 발표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까지 오른 것은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고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다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하며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1%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 영향이 가장 컸다. 4월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9% 상승했다. 3월 개전 이후 9.9% 상승한 석유류 가격이 4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이 본격화되며 급등한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35.2% 올랐던 2022년 7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경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0.8% 상승했고 휘발유 물가 또한 21.1% 올랐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개전 이전인 2월27일 기준 배럴당 68.4달러였으나 개전 이후 폭등해 3월19일 137.82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며 두바이유 가격이 하락했으나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않고 있으며 전쟁 이후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만큼 고유가 문제가 계속 문제가 될 전망이다.
다만 국가데이터처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물가 상승 방어에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4월 소비자물가 기여도는 0.84%p로 전년 동월 대비 0.4%p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기여도인 0.41%p와 비슷하다”라며 “OECD 주요국과 비교해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출 목적별 동향을 살펴보면 교통이 전년 동월 대비 9.7% 올랐고 오락·문화가 3.4%, 음식·숙박이 2.6% 올랐다. 의류·신발은 2.1% 올랐고 주택·수도·전기·연료가 1.7% 상승했다.
품목 성질로 보면 상품이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공업 제품이 3.8% 상승했고 전기·가스·수도가 0.2%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5% 떨어졌다.
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집세가 1.0% 올랐고 공공서비스가 1.4%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3.2% 상승했다.
재정경제부는 “중동전쟁 등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범부처 차원의 물가 안정 기조를 더욱 공고히 유지할 계획이다”라며 “석유류를 최우선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민생 물가 TF 등을 통해 민생 밀접 품목들을 집중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4월 소비자물가가 석유류 가격 오름폭 확대로 전월 2.2%에서 2.6%로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5월 물가도 석유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오름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식료품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정부 물가안정대책도 유가 충격의 물가상방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봤다. 중동상황 전개와 유가 흐름,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의 파급 여부 등 불확실성은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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