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키우는 반려동물에게도 사람과 같은 양육권이 인정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현행법상 반려동물은 물건으로 다뤄진다. 민법 제98조에 따라 '유체물'로 취급되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보호자 간의 애착 관계나 동물의 복리보다는 '소유권'을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고 있다.
1500만 반려인 시대, 아이 대신 강아지나 고양이를 자식처럼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이별 후 반려동물을 둘러싼 분쟁도 급증하고 있지만, 법원의 잣대는 여전히 재산 싸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실제 법원 판결에서도 이런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서울북부지법은 최근 연인과 헤어지며 넘겨준 강아지를 다시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군 복무 중이던 A씨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에게 강아지를 선물했다. 전역 직후 함께 간 여행에서 크게 다툰 뒤 여자친구는 이별을 통보했다. 그 과정에서 여자친구는 "너랑 엮여서 강아지도 보기 싫다"며 강아지를 A씨에게 넘겼고, 그동안의 양육비 명목으로 300만 원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며칠 뒤 여자친구는 A씨의 아버지에게 "1억~2억 원을 줄 테니 강아지를 돌려달라"고 연락했고, 거절당하자 결국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결별 과정에서 여자친구가 소유권을 포기하고 A씨에게 증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에서 강아지가 누구와 더 깊은 애착을 형성했는지, 누구와 있을 때 더 행복할지 등 동물의 감정이나 복리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전주지법에서는 지난해 9월 헤어진 연인이 "애견 유치원 등하교도 맡았고 사료와 장난감도 내가 샀으니 내 강아지"라며 돌려달라고 낸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분양비와 병원비, 용품 비용 등을 함께 부담했다는 점을 들어 "공동소유로서 지분이 균등하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둘러싼 분쟁은 소유권 중심으로 해결되고 있지만,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법무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7.8%가 '민법상 동물을 물건과 구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도 동물을 물건의 범주에서 제외하는 민법 개정 논의에 착수했다. 이달 16일에는 '동물의 비물건화' 입법 쟁점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관련 조항에 대한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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