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해갈을 기대했던 비가 경남 남해안에 집중되며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냈다. 호우가 집중된 거제와 통영에는 광복절인 15일 9시부터 17일 낮 12시까지 각각 819.0㎜, 686.9㎜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에는 이날 오전 1시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의 ‘극한호우’가 내렸다. 1972년 1월24일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2001년 7월5일 96.5㎜였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도 오전 2시59분부터 1시간 동안 101.5㎜의 비가 쏟아졌다. 올여름 들어 1시간 강수량이 100㎜를 넘어선 것은 거제와 가덕도가 처음이다.
통영도 오전 5시11분부터 1시간 동안 97.4㎜의 비가 내려 1968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1시간 강수량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1999년 7월30일 86.5㎜였다.
하루 강수량 기록도 새로 썼다. 낮 12시 현재 거제의 일강수량은 545.3㎜로 1985년 5월5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438.3㎜를 넘어섰다. 통영도 391.8㎜를 기록해 1979년 8월25일의 340.5㎜를 갈아치웠다.
특히 이번 폭우는 발생 빈도로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기상청이 연최대 1시간 최다강우량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거제의 124.5㎜는 ‘200년 빈도’, 통영의 97.4㎜는 ‘100년 빈도’에 해당했다. 각각 통계적으로 200년과 1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강우라는 의미다.
사흘 누적 강수량도 기록적인 수준이다. 15일 오전 9시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거제에는 819.0㎜, 통영에는 686.9㎜가 내렸다. 이어 부산 가덕도 440.0㎜, 고성 하이 410.4㎜, 사천 삼천포 379.5㎜, 남해 291.9㎜를 기록했다.
거제와 통영의 평년 여름철 강수량은 각각 935.1㎜와 728.8㎜다. 거제는 여름 한 철에 내리는 비의 약 88%, 통영은 94%에 해당하는 비가 사흘 만에 쏟아졌다.
강한 비는 낮 12시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권 해안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간당 20~30㎜, 일부 지역에는 5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그 밖의 경남과 제주에도 시간당 5㎜ 안팎의 비가 이어지고 있다.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과 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거제 옥포동에서는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을 덮쳐 주민 1명이 숨졌으며 통영에서도 산사태로 주민이 매몰됐다 구조됐다. 도로와 주택 침수, 토사 유출과 주민 고립도 경남 곳곳에서 이어졌다.
이번 폭우는 제13호 태풍 ‘돌핀’이 약화한 저기압이 우리나라 남서쪽에서 접근해 북동진하면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대량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습한 공기가 남해안과 제주 산지 지형과 부딪치면서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했다.
비는 17일 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경남권과 제주에 밤까지 가끔 비가 내리고, 낮까지 경남 남해안과 제주를 중심으로 시간당 30㎜ 안팎, 일부 지역에는 5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린 만큼 추가 강수량이 많지 않더라도 약해진 지반으로 인한 피해 위험은 높은 상황이다. 기상청은 계곡과 하천의 급격한 수위 상승과 저지대 침수, 하천 범람, 토사 유출과 산사태·낙석, 축대 붕괴 등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