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24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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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은퇴 5년 전… 이 보험 가입하시겠습니까?” AI에 물었더니
보험사, 가상고객으로 신상품 사전 점검
간병 경험·은퇴 부담 반영해 가입반응 예측
해외선 AI 보험 견적도… 소비자 접점 확대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8-24 11:16:48
▲ 범용 생성형 AI와 AI 페르소나 비교 및 예시. 보험연구원
 
“당신은 55세로 은퇴를 5년 앞두고 있으며 최근 부모님의 간병을 경험했습니다. 자산과 소득은 같은 세대 평균 수준인 서울 거주 4인 가족의 가장입니다. 이 간병보험에 가입하시겠습니까?”
 
나이와 소득, 가족상황과 보험 경험까지 구체적으로 설정한 ‘가상 고객’에게 보험상품을 먼저 판매해보는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에게 신상품을 내놓기 전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고객에게 보험료와 보장내용을 보여주고 가입을 망설이는 이유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미리 찾는 방식이다.
 
보험연구원이 24일 발간한 ‘KIRI 리포트 제653호’에 따르면 ‘AI 페르소나’는 생성형 AI에 연령·소득·자산·가족상황·보험경험 등 특정 고객의 특성을 부여한 뒤 해당 고객의 관점에서 질문에 답하고 선택 이유까지 설명하도록 만든 가상 고객이다.
 
일반 생성형 AI에 “50대 중산층은 간병보험을 선호하는가”라고 물으면 건강위험 증가와 노후 대비 필요성 때문에 관심이 높을 수 있다는 일반적인 답을 내놓는다.
 
반면 AI 페르소나는 ‘55세, 은퇴까지 5년, 부모 간병 경험, 평균 수준의 소득과 자산, 서울 거주 4인 가족 가장’이라는 구체적인 조건을 반영한다. AI는 부모 간병 경험으로 보험 필요성은 느끼지만 은퇴자금 마련도 중요해 제시된 보험료를 10년간 내야 한다면 가입을 망설일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연령별 선호를 넘어 ‘보장 필요성’과 ‘보험료 부담’ 사이의 고민까지 반영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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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는 이런 가상 고객을 여러 유형으로 만들어 상품 출시 전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보험료와 보장내용을 달리해 고객별 반응을 비교하고 실제 소비자 조사에서 확인할 쟁점도 좁힐 수 있다.
 
스위스 제네랄리는 ‘Customer Digital Twin’을 활용해 보험상품과 서비스 콘셉트, 마케팅 문구에 대한 가상 고객 반응을 반복적으로 살펴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상품개발 넘어 소비자보호까지…‘가상 고객’ 활용 확대
 
AI가 실제 소비자를 만나는 방식도 확대되고 있다. 영국 아비바는 올해 ChatGPT를 통해 주택보험과 생명보험 예상 견적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미국 리버티뮤추얼도 ChatGPT에서 자동차보험료를 알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AI가 상품개발 단계를 넘어 실제 보험을 알아보는 소비자 접점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AI 페르소나는 소비자 보호에도 활용할 수 있다. 보험사는 상품설명서나 모바일 가입 화면을 가상 고객에게 먼저 보여주고 핵심 보장이나 보험금 지급조건을 잘못 이해할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다. 상담 AI와 반복적으로 대화시켜 잘못된 설명이나 취약점을 찾는 것도 가능하다.
 
고령자나 금융 이해도가 낮은 고객처럼 서로 다른 조건을 부여하면 같은 설명에 대한 이해도 차이도 살펴볼 수 있다. 실제 가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설명방식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AI 페르소나가 실제 소비자의 판단을 그대로 재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생성형 AI는 실제 소비자보다 지나치게 합리적이거나 긍정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응답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AI 고객이 가입한다’고 답했다고 실제 소비자도 같은 선택을 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따라서 보험상품 개발이나 소비자 반응 분석에 활용하려면 실제 고객과 지속적으로 비교·검증해야 한다. 보험연구원은 AI 페르소나와 실제 소비자에게 동일한 질문을 제시해 응답 차이를 확인하고 원인을 분석한 뒤 가상 고객 설정에 반영하는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같은 한계는 활용 범위와도 연결된다. 상품 아이디어나 설명방식을 점검하는 보조도구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인수심사나 보험금 지급처럼 소비자 권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는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보험연구원의 판단이다. 아울러 보험사도 상품개발과 고객 반응 조사, 판매·설명 방식 점검 등 실제 자료와 비교·검증하기 쉬운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험연구원은 장기적으로 특정 AI 모델보다 보험사가 축적한 고객데이터와 이를 지속적으로 검증·보정하는 역량이 AI 페르소나 활용의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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