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CJ그룹 총수 이재현 회장에 대한 ‘꼼수 행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회장은 본인 소유의 주식을 자녀 혹은 조카에게 매매 또는 증여 등으로 넘긴 뒤 기업 합병으로 덩치를 불려 주식 가치를 키우는 식으로 재산을 불려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행태는 똑같은 패턴으로 두차례에 걸쳐 실시됐다. 이에 여론 일각에서는 “최근 오너리스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CJ그룹에 대한 일부 동정여론 마저 사라질까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CJ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수백억원대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악화로 병상 신세를 지고 있는 CJ그룹의 총수 이재현 회장이 이른바 ‘꼼수 증여’ 논란에 휩싸였다. 이 회장의 이 같은 행태는 똑같은 패턴으로 2차례나 실시돼 시선을 끌고 있다.
28일 재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의 꼼수 증여 과정은 이랬다. 이 회장은 우선 본인 명의의 계열사 주식을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을 포함한 자녀 혹은 조카 등에게 매매 또는 증여했다. 그 후 합병을 통해 해당 계열사의 덩치를 키웠다. 기존 주주들 소유의 주식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덕분에 이 과장을 비롯해 주식을 받은 CJ그룹 오너2세들의 재산 규모는 껑충 뛰었다.
이 회장은 이런 방식을 두 차례나 사용했다. 2010년에는 CJ파워캐스트가 자회사인 디지틀온미디어를, 2014년에는 CJ시스템즈가 CJ올리브영을 각각 흡수·합병했다. 현재 존속기업 두 곳 모두는 이 과장을 비롯한 CJ그룹 오너2세들 직접 보유 지분이 적지 않아 재계에서는 ‘CJ그룹 오너 2세 기업’으로 불린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CJ그룹은 총수인 이재현 회장이 얼마 전 파기환송심에서 조차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사실상 당분간 경영복귀가 어려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상태다”며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오너2세 기업에 대한 꼼수 증여 논란마저 불거져 나와 그룹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그나마 있던 동정여론 마저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 혹은 노림수” 논란…이 회장 소유 주식 오너2세들에게 넘겨진 후 기업 합병
금융감독원 및 재계 등에 따르면 CJ그룹 계열사인 CJ파워캐스트는 방송송출대행업무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CJ파워캐스트는 지난해 말 기준 CJ올리브네트웍스 60%, 이선호 24%, 이경후 12%, 이소혜 4% 등의 지분 구조를 보여 후계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상당하다. 특히 최대주주인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오너2세들 소유 지분이 22.66%에 달해 이들 간접 지분까지 따지면 오너 2세 지배력이 더욱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런 CJ파워캐스트가 ‘후계기업’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이 채 안됐다. 지난 2009년 말 까지만해도 CJ파워캐스트는 이재현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해 ‘총수기업’으로 불렸다. 당시 CJ파워캐스트의 지분구조는 CJ시스템즈(현·CJ올리브네트웍스) 60%, 이재현 40% 등이었다. CJ그룹 오너2세 중 단 한 명도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았던 셈이다.
CJ그룹 오너2세들이 CJ파워캐스트 주주로 등장한 것은 지난 2010년 12월 30일 기존 이재현 회장이 보유했던 주식을 넘겨받은 직후 부터다. 이 회장 소유 주식 전량인 40만주(124억원)는 증여가 아닌 매매 방식으로 장남인 이선호 과장에게 24%(24만주, 74억원), 딸인 이경후 씨에게 12%(12만주, 37억원), 조카인 이소혜 씨에게 4%(4만주, 12억원)씩 각각 넘어갔다.
그런데 당시 상당한 시선을 모았던 주식 매매가 실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CJ파워캐스트의 동향에 일대 변화가 발생했다. 2011년 7월 100% 자회사였던 디지틀온미디어(2011년 2월 22일 지분전량 인수)의 흡수·합병을 단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CJ파워캐스트의 덩치는 훌쩍 커졌다. 자산 규모와 실적 규모 등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합병 직전 인 2010년 말 CJ파워캐스트의 자산과 매출액은 282억원·398억원 등이었지만 합병 직 후에는 474억원·69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합병을 전후로 자산 및 매출액이 68.1%, 75.1% 각각 오른 셈이다.
이에 대해 S회계법인 소속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자산과 매출 규모는 기업의 주식 가치를 측정하는 데 있어 주요 지표로 쓰인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합병 직전 오너 2세들이 증여 받은 주식 가치는 단 1년 만에 상당히 올랐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재산 증여 과정에서 절세를 위한 전형적인 방법 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꼼수 승계 논란에 휩싸인 CJ파워캐스트가 과거부터 줄곧 매출액 중 상당 부분을 내부거래에 의존한 사실은 비판 여론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CJ파워캐스트의 내부거래율은 약 50%를 넘나들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같은 기간 매출액의 상승세는 유독 돋보였다. 2010년 39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5년 849억원까지 껑충 뛰었다. 약 6년 새 2배 넘게 오른 셈이다. 특히 이 회장이 주식을 증여한 해인 2011년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1.7 배나 오른 670억원을 기록했다.
내부거래 등을 통해 매출액 상승폭이 남달랐던 CJ파워캐스트는 2010년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은 총 50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20억원이 오너2세들에게 돌아갔다. 특히 그룹 후계자로 불리는 이선호 과장은 12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 이 회장 보유 주식 장남에게 증여된 바로 다음날 합병 ‘논란 확산’
그런데 얼마 전 CJ그룹 내에 CJ파워캐스트와 똑같은 사례가 또 한 차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기존 ‘꼼수 승계’ 논란에 따른 따가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CJ파워캐스트와 똑같은 과정을 거친 계열사는 얼마 전 합병을 단행하며 사명을 변경한 CJ올리브네트웍스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CJ시스템즈는 지난 2013년 말 까지만 해도 이재현 31.88%, CJ 66.32%, 기타 1.8% 등의 지분구조를 보였다. 그러던 중 2014년 12월 1일 이 회장 소유 지분 중 15.91%가 장남인 이 과장에게로 넘어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주식 증여 바로 다음날 CJ시스템즈가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했다. 존속법인인 CJ시스템즈의 사명은 지금의 CJ올리브네트웍스로 변경됐다. 합병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함에 따라 기존 주주였던 이들 부자의 지분율은 각각 이 회장 11.35%, 이 과장 11.30%로 감소했다.
회사 합병으로 존속법인 자산과 매출액 규모는 껑충 뛰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산과 매출액 규모는 합병 직전 해인 2013년 말 2467억원·2772억원 등이었으나 합병 직후인 2014년 말에는 5283억원·3454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자연스레 기존 주주였던 이 회장 부자(父子)의 주식 가치도 상당 부분 오른 것으로 평가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21일 또 한 차례 보유했던 주식 전부를 자녀 및 조카에게 증여했다. 주식 증여 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구조는 이선호 15.84%, 이경후 4.54%, 이소혜 1.14%, 이호준 1.14% 등을 각각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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