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지하철4호선 혜화역이 개통하면서 대학로 일대 유동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소극장으로 유명한 동숭동 상권과 함께 성균관대학교가 있는 명륜동 상권 또한 대형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명륜동 상권은 지하철 4번 출구부터 혜화동로터리, 성균관대 입구까지다. 소위 대명거리로 불리는 곳이다. 대명거리는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이 풍류를 즐겼던 역사적 장소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대명거리는 약 30년 전에는 시장이었다. 이곳은 시장이었을 당시부터 ‘분식골목’으로 불릴 정도로 분식업종이 성업을 이뤘다. 1990년대 이후 학생들의 소비 행태가 달라지면서 한식, 테이크아웃, 술집, 고깃집 등 먹거리 점포가 늘어났다. 10~20대를 타깃으로 한 의류, 액세서리, 중·저가화장품 등 소매점도 함께 발달했다. 성균관대입구 사거리와 대학로를 잇는 ‘대학로11길’은 일명 ‘소나무길’로 불린다. 소나무길에는 최근 개성있는 인테리어로 무장한 개인 점포들이 들어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전국 100대상권 시리즈로 명륜동 상권의 중심인 대명거리와 소나무길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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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일대 명륜동상권은 10~20대 유동인구가 많다. 이곳은 젊은층의 주머니를 공략한 외식·유통·여가 업종이 발달했다. 전체 업종 가운데 외식업이 73.4%를 차지할 정도로 외식업이 많다. 사진은 명륜동상권의 핵심인 대명거리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인희·박소현 기자/김혁 전문기자] ‘대명거리’는 명륜동 상권의 메인 상권이다. 지난 1980년대 초중반 전두환 정권시절 이곳 대명길은 성대생들의 치열한 민주화 투쟁의 지난한 역사가 숨을 쉬고 간 곳이다. 당시 성대는 국내대학 최초로 삼민투위(민중해방, 민족통일, 민주쟁취)를 발족시킨데 이어 민민투(반제반파쇼민족민주화투쟁위원회) 활동을 전개하면서 전국 학생투쟁 조직인 전국학생총연합(전학련)을 첫 결성했다.
특히 성대생들은 대한민국 헌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 ‘해방구 투쟁’을 전개해 큰 파장을 일으켰었다. 대명길에는 그 때 학생운동의 열기가 뿜던 시절, 치열한 의식화를 잠시 쉬어 가게 하는 학생들의 사랑방 같은 식당과 주점들이 즐비했다. 지금은 그 흔적을 물론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1~2년 간 대명거리에는 호프·치킨 등 주점이 줄고 한식, 가정식, 밥집을 겸한 술집이 늘어났다. 명륜동 상권은 외식을 중심으로 유통·여가 등이 복합된 상권이다. NICE지니데이타에 따르면 업종 구성은 ▲음식 73.4%(248개) ▲소매·유통 11.8%(40개) ▲여가·오락 3.6%(12개) ▲문화·공연 0.9%(3개) 등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외식업종의 점포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한식 업종에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범위는 혜화역 4번 출구부터 성균관대입구 사거리까지 대명거리와 이면도로 일대다.
지난 9월 기준 한식·백반·한정식 점포수는 2014년 6월 67개에서 지난 6월 70개, 9월 77개로 증가했다. 분식 업종은 2014년 6월 55개에서 지난 6월 47개로 감소했다가 지난 9월 소폭 상승해 50개가 됐다.
▲ 자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고객 이용 비율은 저녁시간대인 18~21시 사이가 29.1%로 가장 높았고, 점심시간대인 12~15시가 22.9%로 뒤를 이었다. 주요 업종의 요일별 고객 이용 특성을 분석한 결과 한식은 일주일 동안 15% 내외를 유지했고, 별식·퓨전요리는 토요일이 20.3%로 주중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외식MBA 교수는 “호프·치킨·포차 등 술집이 줄어든 것은 식사와 술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음식점들이 늘어났거나 인근 다른 곳으로 술집 상권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륜동 방면에서 분식업이 강세인 것은 분식업이 임대료와 창업 비용을 고려했을 때 적합한 업종이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학생들 ‘집밥’ 찾는다… ‘가정식’ 북적, 식사 시간대 대기시간 30분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대명거리는 과거처럼 밤늦게까지 술을 먹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며 “술집이 사라진 대신 다양한 외식 업종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탁의 목적’은 과거 술집이었다. 지금은 한식집으로 업종 변경을 했다. 대학로에서 일하는 직장인, 상인들, 학생들, 연극 관계자 등이 찾는 가정식 맛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매장 관계자는 “원래 출판업에 종사하던 사장님이 10년 간 이곳을 술집을 운영해오다 4년 전 밥집으로 업종을 바꿨다”며 “사장님께서 대학로에는 식재료가 믿을 만하고 가족들이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밥집이 별로 없다는 점에 착안해 업종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성균관대학교 재학생 김모(26·여)씨는 가정식 밥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다. 김씨는 “집 밥과 똑같을 수는 없지만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고, 식사를 해결하기 간편해 가정식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외식에 소비를 하면서 느낀 것은 가정식처럼 음식점 하나가 트렌드를 주도해 상권 흐름을 바꾸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자료:NICE지니데이타 ⓒ스카이데일리
명륜동은 연극 및 놀거리를 찾아 유입되는 10~20대 유동인구가 많다. 동성중·고등학교, 서울사대 부속 중학교를 비롯해 성균관대학교,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의과대학), 가톨릭대학교 등이 있다. 명륜동 상권 내 외식 점포들은 주고객인 학생의 소비행태에 맞춰 객단가 1만원 이하가 주를 이룬다.
대명거리 중간 지점에 있는 ‘컴온스테이크’는 지난 8월 캔들전문점이 나간 자리에다 오픈했다. 대표 메뉴는 8800원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스테이크 간편식을 팔아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메뉴는 노량진의 명물 컵밥을 보고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
창업자 황진욱(43)씨는 과거 연극과 관계된 일을 했다. 황씨는 “대학로에서 일하면서 청년현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점포 입지를 고민하던 중 연극인과 교류를 고려해 대학로를 정했다”고 말했다. 컴온스테이크는 대학로 일부 소극장과 연계해 티켓을 가져오는 고객들에게 스테이크 가격을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황 씨에 따르면 평일보다 주말에 매출이 2배 가량 높다. 주말 하루 평균 300만~400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해당 점포는 독립점포 형태로 시작했지만 점포 문의가 잇따르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상태다. 황 대표가 하는 대학로점이 테스트 매장이자 1호 매장이다.
가정식부터 퍼먹는 피자까지…소나무길 다양한 업종 맛 집 자리 잡아
성균관대입구 사거리 인근 소나무길에는 개성있는 인테리어로 무장한 매장이 늘어났다. 일본가정식집 ‘돈돈정’은 문을 연 지 약 1년이 됐다. 메뉴는 25가지다.
매장 관계자 임유리(24·여)씨는 “평일에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많지만 주말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 있다”며 “점심 시간에는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총 15개 테이블이 하루 평균 4회전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분식집이었었던 ‘바른식감’은 이달에 업종을 밥집으로 바꿨다. ‘돈돈정’ 바로 옆에 있는 이곳은 ‘오늘의 한상’ 메뉴를 8500원에 판매한다.
▲ 대명거리 내 외식 점포는 학생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객단가 1만원 이하가 주를 이룬다. 대표 메뉴가 8800원인 컴온스테이크는 저렴한 가격으로 스테이크를 팔아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분식에서 업종을 변경한 바른식감의 경우 ‘오늘의 한상’ 메뉴를 8500원에 판매한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컴온스테이크, 돈돈정, 마망퍼피, 바른식감 ⓒ스카이데일리
소나무 길에는 신메뉴 개발로 성공한 독립 점포도 있다. ‘마망퍼피’ 대표는 5년 전 카페를 인수받아 피자집을 개업했다. 일명 ‘퍼먹는 피자’로 유명하다.
창업을 준비하던 그는 강남의 유명 레스토랑 ‘미즈컨테이너’에서 떠먹는 피자를 접했다. 이곳 메뉴를 벤치마킹해 떠먹는 피자 개발에 돌입했다. 마망머피 대표는 인건비를 줄이고 재료비를 높인 레시피 개발에 집중했다. 출시 후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어 상표등록을 진행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사업을 계획중이다.
마망퍼피 대표는 대학로 상권 변화와 관련, “2층이기 때문에 5년간 유지해올 수 있었지 1층이었다면 꿈도 꾸지 못했다”며 “과거보다 유동인구가 줄고 상권이 침체돼 대학로의 특색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명거리에 비해 이곳에 아기자기한 가게가 들어오면서 소나무길이 주목받고 있다”며 “최근 ‘차 없는 거리’로 지정이 됐다. 변화를 겪고 있는 소나무길을 중심으로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탑 부동산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명거리가 명륜동 상권의 메인이었다면 최근에는 소나무길이 메인 거리로 떠올랐다고 했다. 부동산 대표는 “추석이후 점포 문의가 들어오는 예비창업자들에게도 소나무 길을 추천하고 있다”며 “소나무길은 대명거리보다 서울대병원과 더 근접하고 있어 유입고객이 더 많다”고 귀띔했다.
탑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혜화역 4번출구 대명거리 1층 10평 기준 임대료는 보증금 6000만원 이상, 월세 최하 500만원, 권리금 2억원선이다. 2층 매장은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00~150만원, 권리금 1억원선이다. 메인도로 옆으로 난 먹자골목은 1층 점포 기준 300만~400만원 수준이다.
#box1#[상권분석=김영갑 교수|김혁 연구원, 한양사이버대 외식MBA, 자료· NICE지니데이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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