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화역 인근 대학로는 제법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번화가다. 강북 지역에 대학로를 대체할만한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활기찬 대명거리와 달리 성대상권(사진)에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았다.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인희·박소현 기자/김혁 전문기자] 성균관대입구교차로부터 정문까지 200미터 남짓의 성균관로에는 20여개의 커피숍이 경쟁하고 있다. 객단가 5000원 이하 분식점과 간편식을 파는 곳이 눈에 띄었다.
성균관로는 성균관대입구교차로부터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까지 이어져 있다. 성균관대학교 앞을 지나기 때문에 도로명이 성균관로가 됐다. 성균관로에서 성균관입구교차로부터 성균관대 정문까지는 상권(이하·성대상권)이 형성돼 있다. 과거에는 성대생을 상대로 하는 밥집부터 술집, 분식집까지 다양한 업종이 성행했으나 현재는 커피전문점과 저렴한 음식점만 남아있다.
이곳에서 10여년간 영업을 하고 있는 ‘소담약국’ 주인은 성대상권이 약해진 이유로 ‘셔틀버스’ 운행을 꼽았다. 4호선 혜화역에서 성균관대학교 내부까지 오가는 셔틀버스가 생기면서 유동인구가 줄었다는 것이다. 셔틀버스가 없었을 때는 성대 학생들은 도보로 성대상권을 지나 혜화역까지 걸어다녔다.
‘분식골목’으로 다시 태어난 대학가…무한경쟁하는 Take-out 커피점
과거 성대상권에는 술집을 중심으로 음식점이 다양하게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들 사이에서 절주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많은 술집이 자취를 감췄다. 현재 성대상권에는 봉쥬비어와 포차야 등 스몰비어와 포차 서너 군데만이 남았다.
과거 성대상권에는 대학생을 상대로 한 술집이 번성했고, 혜화역 인근 대명거리에서는 분식집이 호황을 이뤘다. 분식집들이 많았던 대명거리는 ‘분식골목’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밥천국과 함께 양대 김밥 프랜차이즈로 이름난 ‘김가네’는 대명거리에서 시작했다.
김가네는 1994년 15평 남짓한 김밥집으로 출발해 중국 매장을 포함, 45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대학로 상권이 발달하면서 혜화역 인근 임대료가 크게 뛰었다. 대명거리에서 시작한 ‘분식집’은 임대료가 저렴한 성대상권으로 점차 옮겨갔다.
분식집이 들어온 곳은 대부분 술집이 떠난 자리였다. 현재 나누미떡볶이, 빨봉분식, 신전떡볶이, 좌춘자 떡볶이, 명륜 분식 등이 성업중이다. 이외 북문로떡볶이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분식집 외에는 이삭토스트, 봉구스밥버거, 공씨네주먹밥, 명륜왕만두 등 저렴한 음식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 성대상권은 과거 술집 중심이었다. 그러나 절주를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와 셔틀버스 운행으로 인해 성대상권 주요업종이 변화됐다. 술집이 사라진 자리를 주로 분식점 등 저렴한 음식점들이 채웠다. 사진은 나누미 떡뽁이 매장 모습 ⓒ스카이데일리
‘나누미 떡볶이’는 부산에서 시작한 떡볶이집이다. 떡복이 하나로 1990년대 대학로까지 진출했다. 방송3사 프로그램에 두루 출연한 자타공인 떡볶이 맛집으로 인정받고 있다. 메뉴는 떡볶이(3000), 순대(3000), 김밥(3000), 어묵(1000) 단 네 종류로 단출했다. 현재 건너편 건물에 2호점까지 운영 중인 성대 대학가의 명물이다.
내부는 허름했지만 근처 음식점들에 비해 단골들의 꾸준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나누미떡볶이 장중예(65·여) 사장은 “과거에 비해 매출이 많이 줄었다”며 “과거 이곳은 술집이 절대적인 강세였지만 20여년 사이에 상권이 바뀌면서 분식집 간 경쟁이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성대상권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업종은 Take-out 커피숍이다. 현재 20여개의 커피점들이 다닥다닥 모여 영업 중이다. 대부분이 앉아서 커피를 마실 공간이 없는 Take-out 전문점이다.
전체적으로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기준 2000원을 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영업이 잘 이뤄지고 있지는 않았다.
자신을 성균관대 2학년이라고 밝힌 박모군은 “요즘은 학생식당에도 커피가 있고 교내에 있는 카페도 가성비가 좋다”며 “굳이 먼 정문까지 와서 커피를 마실 이유가 없다. 오히려 조금만 더 걸어가면 번화가가 있는데 뭐 하러 여기서 먹겠냐”고 반문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요새 성대상권에는 상가들이 자주 바뀐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망하기 때문이다”며 “들어올 수 있는 업종이라봐야 소자본 분식집이나 커피숍 등으로 뻔한데 업종 쏠림현상이 심하다”며 상권 분위기에 대해 전했다.
중국집 ‘성균원’은 20여년 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지역 터줏대감이다. 성균원 대표는 “과거에 비해 상권이 많이 죽었는데 커피숍을 포함한 다른 업종 상인들이 안 그래도 없는 고객을 나눠먹기 하면서 더욱 어려움에 처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 성대 대학가에는 중국인 유학생을 겨냥한 중국 본토 음식점이 인기다.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빨간색 한자 간판을 성대상권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들 업소는 주요 고객, 점원, 주인까지 모두 중국인인 경우가 많다. 사진은 닭고기 전문점 꼬꼬밥 가게 모습 ⓒ스카이데일리
중국 유학생 상대 본토 음식점 ‘인기’…한국인 고객은 ‘덤’
성대상권에는 무한경쟁에 허덕이는 분식집이나 커피숍과 달리 틈새시장을 노려 성업 중인 곳도 있었다. 중국 본토 음식점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현지화시킨 일반 중식집과는 달리 중국인 입맛에 맞춘 점이 특징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자취방을 구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많이 늘었다”며 “성대 인근에 중국인들을 위한 상점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성대상권 곳곳에서 중국 본토 음식점이라는 것을 알리는 빨간색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천향록, 라마자마라탕, 동광양꼬치, 꼬꼬밥 등 총 네 곳이 영업 중이다. 네 곳 모두 중국인 유학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꼬꼬밥’은 중국식 닭고기요리 전문점이다. 주방장도 중국인이고 아르바이트생 또한 중국인 유학생을 주로 고용했다.
메뉴판은 한글과 한자가 병기돼 있다. 대표 메뉴인 꼬꼬밥과 돼지갈비는 각각 9000원, 10000원이다. 다른 메뉴들도 6000원에서 10000원 사이였다. 성대 상권 내 다른 음식점들이 객단가 5000원 미만을 지향하는 것과 비교하면 고가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은 물론 일반적으로 손님이 없을 오후 4시까지 손님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꼬꼬밥’ 관계자는 “고객 80% 이상이 중국인 유학생이다”며 “중국인 유학생 손님만으로도 매장을 운영할 정도의 충분한 수입이 난다. 한국인 손님은 추가 수입원인 셈이다”고 전했다.
마라탕 전문인 ‘천향록’은 이미 성대에서는 유명 맛집으로 등극한 곳이다. 이곳 역시 중국인이 운영하는 점포다. 메뉴판도 중국어로 돼 있고 종업원도 중국어로 말을 한다. 음악도 중국음악이 나온다. 마라탕은 기본 1인분에 5000원이지만 고기를 추가하면 8000원이다.
[상권분석=김영갑 교수|김혁 연구원, 한양사이버대 외식MBA, 자료· NICE지니데이타(주)]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