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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열전<14>]-권태신 한국기업엽합회 상근부회장(혁신위 간사)
간판 바꾼 전경련 혁신 인물 ‘부동산 귀재’ 시선
재무통 요직에 권력라인 출세가도…전국 곳곳 땅·임야 의아한 거래들 촉각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28 00:07:13
지난해 벌어진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촉발했다. 국가의 통수권자인 현직 대통령이 파면당해 임기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그룹 역시 총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는 사태를 맞았다. 글로벌기업의 모범답안으로 평가됐던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공중분해 되기까지 했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단체로 여겨졌던 한국기업연합회(구·전국경제인연합회, 이하·한기련) 역시 해체는 아니지만 그와 맞먹는 상황에 까지 내몰렸다. 예산의 70%를 담당하던 삼성·현대차·SK·LG 등 이른바 ‘4대 재벌기업’이 줄줄이 탈퇴했다. 전경련은 규모가 반쪽 이하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정경유착의 주범으로 지목돼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결과였다. 전경련 간판까지 내린 한기련은 해체 대신 ‘혁신’을 통한 신뢰회복을 노리고 있다. 특히 권태신 신임 상근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는 혁신안 발표 이후 조직개편까지 속력을 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권 부회장을 둘러싼 구설수가 흘러나와 혁신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그의 과거 부동산 거래가 의아한 사항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기련의 혁신과 권태신 부회장을 둘러싼 구설수 등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 해체위기에 놓인 한국기업연합회(구·전국경제인연합회)가 혁신을 위한 행보에 총력을 다 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경련 간판을 내린 것을 시작으로 예산·조직 감축을 내걸고 있으며, 오너 중심이 아닌 CEO중심의 의사결정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권태신 상근부회장은 혁신위원회 간사로 혁신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스카이데일리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해체 위기에 놓인 한국기업연합회(구·전국경제인연합회, 이하·한기련)의 혁신을 주도할 인물로 꼽히는 권태신 신임 부회장이 임기 초 각종 구설수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27일 재계 등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과거 정권과 밀접하게 관련된 인물로 꼽히면서 한기련의 핵심 과제인 정경유착 근절을 주도할 인물로는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인과 가족 소유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 있어서도 상식과는 거리가 먼 부분이 상당수 있어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핵심 단체 ‘지목’ 공중분열 위기…반쪽단체 혁신안 내놨지만 ‘불안’
 
한기련은 지난 1961년 ‘한국경제인협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한국 경제발전의 상징적인 종주단체로 평가돼 왔다. 이병철(삼성그룹 창업주) 초대 회장을 비롯해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최종현 SK그룹 창업주, 구자경 LG그룹 창업주 등이 회장직을 역임했다.
 
1968년 전국경제인연합회로 개칭한 후 약 40년 가까이 활동하다가 지난 24일 지금의 한국기업연합회로 다시 단체명을 바꿨다. 개칭의 배경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단체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극심했던 이유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한기련은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연루 단체로 지목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순실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K스포츠·미르재단 등이 기업들에게 후원금을 모금할 때 한기련은 ‘부역자’ 노릇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전경련 무용론, 해체설 등 강도 높은 비판 여론이 높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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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결국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이른바 ‘대한민국 4대재벌 기업’이 한기련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이들 대기업은 한기련 연간 회비의 약 70%를 책임져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승철 전 상근부회장은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공모한 인물로 낙인찍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부회장을 포함한 기존 임원진 11명 중 5명이 사퇴했다.
 
하지만 한기련은 해체가 아닌 혁신을 선택했다. 지난 24일 한기련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허창수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한 후 정경유착 근절,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단체명 변경 역시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평가됐다.
 
 ▲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스카이데일리

혁신안에 따르면 설립부터 한기련의 주요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해오던 회장단 회의는 폐지된다. 신설되는 경영이사회가 그 자리를 대체할 예정이다. 경영이사회는 각 기업 오너 중심이 아닌 회원사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조직과 예산이 40% 이상 감축되고 활동 내역, 재무 현황 등은 공익법인 공시 수준으로 연 2회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정경유착 꼬리표 떼기 책임자 권태신 부회장, 정통 금수저 공무원 출신에 권력형 인사
 
한기련이 대대적인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이를 직접 주도할 권태선 전경련 상근부회장에게도 여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승철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상근부회장직에 오른 권 부회장은 앞으로 허 회장을 도와 혁신위원회 활동을 진두지휘 할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혁신위는 허 회장이 위원장을, 권 부회장이 간사를 각각 맡고 있다. 혁신위원은 내부인사 3명과 외부인사 3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김기영 전 광운대 총장 등이다.
 
권 부회장은 이번 혁신안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허 회장의 발표 후 질의응답을 도맡아 하며 주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회장직은 회원사 오너가 번갈아하는 상직적인 자리일 뿐 사실상 한기련 대부분의 업무는 상근부회장이 맡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혁신위를 실무적으로 주도하는 주체 역시 권 부회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 부회장은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제19회 행정고시를 합격하며 공직에 진출했다. 그는 재무부 사무관을 시작으로 재정경제원 경제부총리 비서실장, 재정경제부 2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 재무부처 요직을 두루 지냈다. 2010년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농협중앙회 이사, SK케미칼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한기련 상근부회장을 맡기 전부터 현재까지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을 역임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권 부회장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제기돼 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형적인 관료 출신인데다 과거 MB계 인사로 분류된 이력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기련이 혁신의 제1목표로 내건 정경유착 근절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지적이다.
 
권 회장은 194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과 인접한 경북 영천 출생이다. 그는 MB정권 당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밑에서 실장을 지내며 친이계 인사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정 전 총리와 권 부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2년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 재무통 고위관료로 승승장구하며 권력라인까지 탄 것으로 평가받는 권태신(사진) 부회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로 인해 시선을 받고 있다. 그는 특히 국무총리실 실장으로 있을 당시 친박 세력과 야권을 향해 강한 비판을 해 공무원의 과도한 정치개입이라는 비판을 듣기까지 했다. [사진=뉴시스]
 
권 부회장은 지난 2010년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 “세종시 원안대로 하면 사회주의 도시가 된다”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세종시 수정안은 당시 MB정부가 의욕을 갖고 추진하던 사업이었다. 당시 수정안에 반대하던 야당과 여당 친박계 인사를 겨냥한 이 발언은 ‘색깔론’, ‘정치개입’ 등의 비판을 받았다.
 
한기련 혁신 이끌 권력라인 인사, 과거 부동산 거래과정서 각종 의아한 거래 ‘조명’
 
권 회장은 과거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도 석연찮은 점이 포착돼 주변의 궁금증을 낳고 있다. 권 회장이 소유했던 부동산이 그의 가족들에게 이전되는 과정, 또 가족들과 함께 부동산을 소유하는 과정 등은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진흥아파트의 한 호실과 부천시 작동 소재 3070㎡(약 928.7평) 규모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고양시 화정동의 임야 두 필지도 아들·딸 등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또 과거에는 고향 영천시 소재 토지,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소재 토지, 경기도 성남시 소재 토지 등도 본인 명의로 갖고 있다가 증여 또는 매매됐다.
 
이들 부동산 가운데 현재 자녀들과 공동소유중인 고양시 화정동 임야는 지난 1988년 9월 공동 증여로 취득했다. 각 필지의 규모는 331㎡(약 100평), 595㎡(약 180평) 등이었다. 주목되는 점은 권 부회장의 자녀들이 해당 필지를 증여받은 시점이다. 당시 기준으로 그의 두 자녀는 각각 만 8세, 만 5세에 불과했다. 비교적 어린 시기에 증여 받은 덕분에 권 부회장의 자녀들은 적지 않은 세제혜택을 누렸을 것이라는 게 세무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권 부회장이 과거 소유하고 있던 토지가 타인에게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주변의 이목을 끌만한 사안들이 보였다. 과거 그는 고향 영천시에 위치한 6149㎡(약 1860평), 6050㎡(약 1830평) 등 두 필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권 부회장이 이들 토지를 매입한 시기는 만 16세에 불과했던 1966년이었다. 어린 나이에 토지를 매입한 그는 지난 2008년 처남인 김모 씨에게 해당 토지를 모두 매매했다. 거래가는 총 5000만원이었다.
 
권 부회장은 토지 매도 직후인 2009년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 당시 해당 토지를 자신의 재산으로 신고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그는 “내 소유로 신고한 것은 단순 행정착오다”며 “내 재산등록을 대행한 비서관이 소유권이전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임야대장을 보고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 해당 토지는 권 부회장 소유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토지는 지난해 말 또 한 차례 주인이 바뀌었는데, 놀랍게도 김모 씨에게 토지를 매입한 인물은 권 부회장의 아들인 권모 씨였다. 거래가는 총 8000만원이었다. 권 부회장 소유 토지가 처남을 거쳐 다시 아들에게로 넘어간 것이다. 지난해 5월 말 기준 공시지가를 감안한 해당 토지의 총 시세는 7136만원이었다.
 
 ▲ 권태신 부회장은 과거 부동산 거래들과 관련해 적지 않은 부분에서 의아한 거래들로 시선을 받고 있다. 그중 자신의 아들과 딸이 각각 만 8세, 만 5세일 때 자신과 함께 토지를 공동증여 받은 것은 ‘일반적인 경우’와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태신 부회장은 또 지난 1991년 분당 소재의 토지를 매입해 투기 의혹을 받기도 했다. 현재 해당 토지는 아내에게 증여한 상태다. 사진은 권태신 부회장의 부인 김모 씨 소유의 분당 토지(빌라 앞 부분 공터)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또 권 실장은 과거 두 자녀와 함께 소유했던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소재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해당 토지는 3174㎡(약 960평), 1487㎡(약 450평) 등의 규모였다. 권 부회장은 해당 토지를 지난 2005년 건설교통부(현·국토해양부)에 매각했다. 매매가격은 6억637만5000원으로 3.3㎡(평)당 43만원 가량이었다.
 
당시 해당 토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설정돼 있었는데, 정부 측이 매입한 가격은 공시지가의 3배 정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 이뤄질 무렵 권 실장은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2004년 5월~2005년 7월), 재정경제부 2차관(2005년 7월~2006년 5월) 등을 각각 지냈다.
 
지난해 권 부회장은 본인 보유였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토지를 아내 김 씨에게 증여했다. 해당 토지의 규모는 211.6㎡(약 64평)이었다. 그는 이 토지를 분당신도시가 한창 조성되던 지난 1991년 매입했다. 당시 권 부회장은 재무부 경제협력과 과장이었다.
 
과거 그는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시 해당 토지의 투기의혹을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토지는 어떤 용도로든 사용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말 기준 공시지가를 반영한 토지 시세는 4억5960억원이었다.
 
권 부회장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이 다수 포착된 점은 현재 한기련에서 그가 맡을 역할과 맞물려 파열음을 낳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대대적인 혁신을 지휘할 인물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청렴도’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혁신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민 여론은 한기련 해체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며 “한기련이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덕성을 갖춘 투명한 인사의 지휘 아래 혁신 작업이 이뤄져야 그나마 국민적인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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