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집창촌은 1960년대 초 수원역과 옛 버스터미널 사이에 위치한 판잣집들을 중심으로 성매매업소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한 때 불야성을 이뤘던 이곳은 지난 2004년 ‘성매매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일대가 수원의 중심지로 개편되는 동안 이곳은 여전히 과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현재 99개업소 약 200여명의 성매매여성들이 남아 있는 이곳 주변으로는 AK플라자, 롯데몰, 노보텔앰버서더호텔 등이 들어섰다. 최근 수년새 수원역도 변했다. KTX가 정차하기 시작했으며 분당을 거쳐 왕십리역까지 갈 수 있는 분당선 연장선도 개통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원역 건너편 로데오거리에는 1일 30만명에 달하는 유동인구가 넘실댄다. 자연히 노후화되고 정체된 집창촌 개발의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스카이데일리가 수원역 집창촌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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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역 집창촌 일대 지역에 대한 도시환경정비사업이 가시화 되면서 부동산 시세 상승 기대감이 높게 일고 있다. 이곳은 경기남부 대형상권 중 한곳인 수원역 로데오거리와 이웃했지만 사창가가 들어서 있어 그간 개발이 지지부진 했던 곳이다. 인근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재개발이 진행되면 이곳뿐 아니라 수원역 로데오거리 자체의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수원역 집창촌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경기 남부지역 대형 상권 중 한곳인 수원역 인근에 위치한 ‘집창촌’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이르면 내년 도시환경정비사업 대상지로 지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대 지역 부동산 시세가 요동치고 있다. 앞서 수 년 동안 이곳이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은 무성했으나 본격적인 개발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불과 최근 일이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이란 낙후된 도심지역을 재개발해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사업방식이다. 지난 5월 수원시는 이곳 집창촌 일대를 도시환경정비사업 대상지 선정 전 단계인 예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재개발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일대 부동산경기 역시 활기를 띈 모습이었다.
사업성 인정 예비타당성 합격…1년 4개월 만에 평당 400만원 상승
수원시 도시기획상임기획관실 김호일 주무관은 “2015년 2월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충분히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현재는 집창촌 내 토지소유주 및 점포운영 업주 등과 긴밀히 협의해 원활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하는 단계다”고 밝혔다.
이어 김 주무관은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정비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절차 또한 동시에 진행 중이다”면서 “내년께 정비계획안이 완성되면 본격적으로 정비사업에 착수해 오는 2020년께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장 기민하게 반응한 곳은 역시 부동산업계였다. 집창촌 일대 투자수요가 속속 수면 위로 부상했으며 지가 또한 상승했다. 스카이데일리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3년간 수원역 집창촌 일대 부동산 중 거래내역을 중심으로 파악해봤다. 집창촌은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 10·12·13·111·114·115번지 일대 약 100여개 필지 위에 조성돼 있다.
2014년 5월 198㎡(약 60평) 토지와 그 위에 세워져 있던 건물이 7억원에 매각됐다. 3.3㎡(약 1평) 당 11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진 셈이었다. 지난해 9월 거래된 198㎡(약 58평) 크기의 건물은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때 3.3㎡ 당 가격은 1500만원이었다. 1년 4개월여 만에 3.3㎡ 당 400만원이 상승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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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 = 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금액만 놓고 봤을 때 3.3㎡ 당 400만원의 지가상승분은 급등했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나 이곳이 ‘집창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특히 아직까지 거래가 완료되진 않았지만 이미 거래 이야기가 오고 가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론되는 금액 수준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거래가 활기를 띄고 있다는 사실은 시세 상승 기대감을 드높이고 있다. 실제로 조사대상 중 10곳의 필지 소유주가 바뀌었다. 이들 중 5명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매입한 이들이었다. 재개발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실제 수원시의 개발추진이 뒤따르면서 미래 가치를 내다본 투자가 이어진 셈이었다. 외부인보다 수원 내에 거주하는 이들의 투자가 주를 이뤘다.
타 지역 집창촌 재개발 때와 정반대 모습…반대 목소리 ‘잠잠’
부동산투자 전문회사 어반에셋매니지먼트 정성진 대표는 “집창촌의 경우 재개발이 상당히 골치 아픈 지역으로 분류된다”며 “임차인이라 할 수 있는 성매매업소 업주들과 성매매여성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진행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다만 수원역 집창촌의 경우 타 지역보다 다소 다를 것이다”며 “입지가 좋다보니 충분한 보상 또한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큰 진통 없이 재개발이 원활이 추진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실제로 수원역 인근 집창촌 일대 재개발은 타 지역 사례와 정반대의 모습을 나타냈다. 생존권 투쟁을 울부짖는 이들은커녕 오히려 적막한 분위기까지 풍겼다. 일부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원역 집창촌에서만 8년째 일을 해 온다는 경모(32·여) 씨는 “전해들은 이야기들일 뿐이지만 정비 사업은 아무리 빨라도 내년부터 시작된다고 들었다”며 “일대에서 개발을 두고 크게 문제를 삼고 있는 이들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국 길림성 출신인 성매매 종사여성 김모(31·여) 씨는 “집창촌이 철거될 경우 우리 같은 여성들도 1인당 300~500만원 상당의 보상비를 받게 된다고 들었다”며 “충분한 돈은 아니지만 큰 불만 없이 이전제의를 받아들일만한 수준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통상 집창촌 재개발은 성매매업소업주·여성종사자 등의 극심한 반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달랐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으며 일부는 오히려 보상금 지급을 내심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수원역 인근 로데오거리 전경 ⓒ스카이데일리
집창촌 인근 대륙부동산 관계자는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은 형식상 민간이 주도하게 돼 있지만 현재 이곳은 사실상 수원시가 진두지휘하며 사업을 이끌고 있다”며 “지자체가 직접 주도하다보니 진행 속도가 당상히 빠른 편이고, 지금은 토지소유주 및 성매매 업주·여성 등과 꾸준히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형상권 수원역 일대, 흉물 방치된 ‘집창촌’ 개발 소식에 부동산 시세 ‘들썩’
집창촌과 직접 연관돼 있는 이들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적지 않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집창촌 인근에 거주하는 함모(68·남) 씨는 “집창촌 일대 건물들은 대부분 오래 전에 지어졌기 때문에 그동안 도시경관을 해치는 흉물로 자리해 왔었다”면서 “개발이 이뤄진다면 경관뿐 아니라 집창촌으로 인해 확장에 제한이 있었던 상권도 폭넓게 넓어질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집창촌과 이웃한 수원역 로데오거리는 경기남부 상권요지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개발이 단행될 경우 현재보다 높은 유동인구 흡입요소가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로데오거리의 확장에 따른 상권의 부흥도 기대된다.
로데오거리 내 위치한 부동산 관계자는 “로데오거리 1층에 15평형 매장을 내기 위해서는 권리금 3억원, 보증금 2억5000만원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향후 집창촌이 개발될 경우 권리·임대료 수준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집창촌 개발은 일대 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집창촌과 수원역을 사이에 두고 직선거리로 150m 거리에 위치한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센트리우스아파트 시세는 집창촌 개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된 시점인 2014년 중순부터 최근 3년간 평균 3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곳 단지 전용면적 59.92㎡(약 18평) 호실의 시세는 지난 2014년 2억5000만원이었으나 현재 2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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