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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서울의료원 비정규직 근로자 계약해지 논란
서민시장 박원순 청소근로자 막장해고 ‘뒷짐만’
정규직 전환 하루 전 일방적 계약만료 통보…“해고 이유나 좀 알았으면”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31 17:20:05
문재인정부는 최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9개월 이상 일했고 향후 2년 이상 고용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공공부문 전체 노동자는 185만명이다. 이중 비정규직은 31만1888명(16.9%)이다. 여기에는 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도 포함돼 있다. 현재 병원은 청소·환자이송·콜센터·간병 등의 업무를 외주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공공의료기관인 국립대병원에 속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57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정부 지침에 따라 공공병원 내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서울시 역시 움직임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일삼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 산하 공공의료 기관인 서울의료원에는 여전히 1년 미만의 비정규직 채용이 만연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의 관리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의료원 비정규직 고용 실태와 이를 둘러싼 각종 논란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서울시는 정부의 공공부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발맞춰 산하 기관·시설 등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와는 반대로 서울시 산하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 내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계약 해지 통보가 만연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피켓시위 중인 서울의료원 비정규직 근로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시가 겉과 속이 다른 행보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정책에 발맞춰 서울시 역시 11개 투자 출연기관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전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산하 공공의료 기관인 서울의료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울의료원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일방적 계약 해지, 임금 및 복리후생 등의 차별 행위가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시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서울의료원은 지난 2012년 서울시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 개선 대책에 따라 직접 고용 비정규 근로자를 정규직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해에는 간접고용 근로자인 청소근로자의 정규직화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었다. 그러나 서울의료원 출신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정작 실상은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발맞추는가 싶더니…뒤로는 일방적 계약해지 만연”
 
서울시는 지난 2012년 ‘2차 비정규직 고용 개선 대책’을 통해 “임금·처우가 가장 열악한 청소근로자에 대해 시는 단계적으로 정규직화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년 안에는 대상을 전 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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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서울시의 계획은 그대로 이행되는 것으로 외부에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서울의료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폭로로 인해 정반대의 실상이 드러났다. 최근까지도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에서는 계약직에 대한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경희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장은 “서울의료원은 지난해 3명을 계약직으로 고용했는데 1명만 정규직 전환했고, 지난 14일 2명에게는 일방적으로 계약만료를 통보했다”며 “계약만료 이유는 아직까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고 주장했다.
 
김 분회장은 “특히 서울의료원은 비정규직을 감축한다는 서울시의 방침과 달리 최근 1년 간 6명의 무기계약직 직원들을 추가로 충원했다”며 “서울시에서 비정규직 감축을 위해 계약직은 되도록 뽑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울의료원은 지속적으로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고 성토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최근 3년간 서울의료원 계약 만료 직원 현황 ⓒ스카이데일리
 
그는 “현재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처음 보는 새로운 얼굴들이다”며 “내부에서는 ‘서울의료원의 인사부나 다른 부서의 친인척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다”고 귀띔했다. 이어 “정부와 서울시 기조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인데 서울의료원이 보인 작금의 행태는 이를 역행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3명의 계약직 중 1명만 정규직 전환되고 나머지 2명에게는 계약 해지를 통보한 이유로 ‘한정된 정원’을 꼽았다. 1년 간 6명의 무기 계약직 직원들을 충원한 것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검토중이다”는 말로 일관했다.
 
오히려 계약만료 책임을 근로자들에게 전가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병원에서 3번의 채용공고를 냈는데 그분들이 지원을 안 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그리고 경력이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치열해져 기존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정직원 채용이 불발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유도 모른 체 일자리 잃은 비정규직 근로자 수십여명…“해고당한 이유나 좀 알자”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2명의 비정규직 청소근로들은 현재 서울의료원과 서울시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서울의료원의 비정규직에 대한 일방적 계약 만료 통보 행위는 이번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도 서울의료원은 환자 이송 비정규직 근로자를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해당 근로자 역시 정규직 전환 하루 전날 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서울의료원 부당해고에 대한 시위와 시청 앞 기자회견 등을 열었다. 결국 지난 5월 비정규직 조합원에 대한 원직복직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구두계약이라 해당 근로자는 여전히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성민 의료연대 서울지부 조직국장은 “앞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근로자는 구두계약을 통해 9월에 복직하기로 결정됐지만 혹시나 상황이 바뀔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서울의료원 내에서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일들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행정자치부 지침에 따르면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 계약직 노동자에 대해 평가를 통해 계속 고용할 것인지 아니면 계약만료를 통보할지 정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의료원에서는 이러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분회장은 “이번에 계약 해지를 당한 청소근로자 2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본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 최근 3년간 서울의료원에서 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해지를 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근로자는 9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들은 “서울시 산하 공공의료 기관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하는 것을 박원순 시장(사진)이 모를 리 없다”며 “박 시장이 겉과 속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카이데일리
 
김경희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장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의료원에서 채용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90여명에 달한다. 미화원뿐만 아니라 간호조무사, 응급구조사, 임사병리사 등 직업도 다양했다. 모두 계약기간이 1~2년 미만인 단기 계약직이었다. 이 중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사례는 17명뿐이다.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이들은 “갱신 불가 사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그에 대한 소명기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입을 모으는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로 서울의료원을 떠나야 했던 한 근로자는 “전화로라도 미리 한 마디 통보를 해줬어야 하는데 그런 말이 없었다”며 “해고의 이유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이들은 특히 사태를 방관만하고 있는 서울시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서울의료원이 서울시 산하의 기관임에도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서울의료원에 몸담았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외치는 서울시의 희망고문에 혼란을 겪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서울시의 발표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많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한 가닥의 희망을 안고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 해왔다”면서도 “기간제 근로자들을 대하는 서울시립 서울의료원의 행위를 보면서 과연 서울시가 진정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서울의료원의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처우에 대한 각종 비판 여론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이라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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