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확충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교육대학교 학생들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교편을 잡겠다는 이들이 과도하게 자신들의 이권만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사 부족 문제가 심각한 지방대신 교사 과포화 상태인 서울 근무만을 고집하는 행태가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특정 지역에만 매달리는 모습이 교육자의 본분마저 망각한 과도한 이기적인 행태라는 비난이 대두되자 학생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난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초등교사는 다른 직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배부른 소리’라는 비판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서울지역 선발인원 감소에 발끈한 대학생들…“조절실패 책임 떠넘긴다” 불만
논란의 시작은 17개 시·도교육청이 ‘2018학년도 공립교사 선발계획’ 발표 직후였다. 교육당국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축소된 모집요강을 밝혔기 때문이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올해 선발예정인 전국 초등교사는 2228명이다. 지난해 전국 5549명이 선발됐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40.2% 감소한 수치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해 846명을 선발했으나 올해는 88% 감소한 단 105명만을 선발하겠다고 공고했다.
교육대학교 학생들은 곧장 단체행동에 나섰다. 학생들은 교사선발 인원이 감소된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초등교사에 선발된 뒤에도 순번을 기다려야 하는 이른바 ‘임용절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규채용을 대폭 감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시위에 나선 교육대학교 대학생들은 “서울교대 졸업생 중 80%가 불합격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구조는 어떤 이유로도 설명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수급조절 실패의 책임을 왜 학생들이 다 떠안아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감축이유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장기간 저출산의 여파로 초등학교 입학생이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이미 교단에 서지 못한 초등 임용시험 합격자만 서울지역에 1000명에 달했다. 합격 후 3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합격이 취소되는 만큼 이들 역시 불안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선발 규모를 늘리더라도 곧바로 취직은 불가능한 구조라는 게 교육 당국의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교원수급에 문제가 있었음을 일정부분 수긍하며 ‘1수업 2교사제’ 등 대안 마련을 약속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유를 막론하고 교원 수급정책으로 어려움을 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책 최종 결정권이 교육부에 있지만 교육청 또한 큰 책임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초과’ 지방은 ‘미달’ 그럼에도 투쟁…“非교대생 박탈감 키울지도”
정작 대중들의 공분을 산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서울지역에만 목을 매는 교대생들의 관행이었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강원·충북·충남·전남·경북 등 5개 지자체에서는 초등 교사 모집인원보다 응시인원이 적어 곤란을 겪어왔다. 이들 5곳의 미달 교원 수는 지난 2015학년도 316명에서 지난해 583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820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경쟁률을 보면 서울의 경우 1.84대1, 경기는 1.36대1을 보였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충남 0.48대1 강원 0.49대1 충북 0.56대1 전남 0.7대1 경북 0.73대1 등으로 초등 교사 임용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강원 지역은 내년 서울지역 선발인원의 약 3배인 319명을 뽑기로 했다. 교대생들의 임용절벽 주장은 서울지역에만 국한된 이야기인 것이다.
또 시험을 다시 치른 현직 교사 중 절반 이상인 361명(64.9%)이 수도권 응시자였다. 서울이 136명, 경기 199명, 인천 26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현상이다. 지난해 합격자 5648명 중 현직 교사는 12%인 675명이었다. 또 이 가운데 수도권 응시자가 524명(77.6%)에 달했다.
지방 학생들은 선생님이 모자라서 고통 받고 있는데도 교원임용 채용 수 감소를 두고 시위까지 나서는 행위는 결국 서울지역에 목매는 학생들의 이기심을 방증하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반 대중들조차 “교육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벌써부터 학생 가리기에 열중하는 모습이 거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만을 고집한 채 투쟁에 나선 교대생들을 바라보는 취업준비생들의 시선은 특히 부정적이었다. 2년 째 취업 준비 중이라는 김진영(가명·28) 씨는 “교대생들에게는 백수라는 현실이 크게 와 닿지 않는 모양이다”면서 “지금 제 주변에 취업을 하기 위해 대학 졸업 후에도 부단히 노력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교대생들의 시위를 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명희(가명·33) 씨는 “치열한 취업준비생 과정과 잦은 인턴생활 등을 거쳐 경쟁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나로서는 교대생들의 투쟁에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며 “단순히 시위 몇 차례로 자신의 진로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실제 그렇게 해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비(非)교대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클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성은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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