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가라앉지 않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은 6월 0.5%에서 0.7%로, 서울은 0.9%에서 1.0%로 높아졌다.
집값 상승과 맞물려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7조6000억원 늘어 전월 증가액인 6조9000억 원을 웃돌았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은 각각 4조3000억 원, 3조3000억 원 증가했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7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7을 기록했다. 역대 공동 9위로, 역대 최고치 132와는 5p 차이다.
정부 대책은 한때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꺾었다. 지수는 1월 124에서 3월 96으로 두 달 만에 28p 떨어졌다. 공급과 세제, 대출 관련 정책 신호가 이어진 시기였다.
그러나 이후 넉 달 연속 상승해 7월 127을 기록했다. 저점 대비 31p 오르며 하락분을 모두 되돌렸다. 정책 신호에 진정됐던 시장의 불안이 다시 커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대의 출렁임이 심리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커진 상승 기대가 시차를 두고 실제 집값을 다시 밀어 올린다면 집값 다이어트에는 뒤늦게 ‘요요’가 찾아올 수도 있다.
한국은행 연구진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주택가격 기대심리는 실제 주택가격 상승률을 약 8개월 선행했고,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7~8개월 뒤 가장 컸다. 한번 형성된 기대는 오래 지속됐으며, 매수를 앞당겨 실제 가격을 끌어올리는 자기실현적 성격도 보였다. 지금 기대심리 폭등이 8개월 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이어트가 실패하면 체중만 돌아오는 게 아니다. 다음에도 다시 찔 것이라는 인식이 남는다. 부동산 대책도 마찬가지다. 대책이 나올 때마다 상승 기대가 낮아졌다가 실제 가격이 다시 오르면 시장은 하락보다 반등을 먼저 예상한다.
지난 집값 급등기에는 규제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집값이 올랐고, 매수를 미룬 사람은 더 많은 현금을 마련해야 했다.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선택이 되살아나는 배경이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공급과 금융, 세제를 아우르는 부동산 종합대책을 준비 중이다.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구입자 등 실수요자의 대출 규제를 핀셋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문제는 어떤 선택도 시장에 손자국을 남긴다는 점이다.
급박한 집값 문제를 고려해 정부는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규제를 조이든 일부를 풀든 시장에 또 한 번의 흔들림을 주는 상황이다. 이번 줄다리기에서도 집값 상승 기대를 꺾지 못하면 시장에는 더 강한 선례가 남는다. 규제는 결국 완화되고, 기다리는 사람보다 먼저 움직인 사람이 유리하다는 믿음이다. 그렇게 쌓인 학습은 다음 대책의 약효마저 발표 전부터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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