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 고속도로 불모지인 접경지를 관통하는 동서평화고속도로가 논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국토면적당 도로 보급률은 1㎢당 0.58㎞로 전국 16개 광역시·도(서울 제외) 중 꼴찌다. 부산이 5.03㎞로 10배에 육박하고 대전 4.21㎞, 광주 3.81㎞, 인천 3.18㎞ 등의 순이다. 강원도는 전국 평균(1.1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4차로 이상 차로 비율도 최하위권이다. 강원도는 4차로 이상 도로 비율이 35.5%로 전국 평균(53.4%)보다 약 20%p 낮다. 30분내 고속도로 IC 접근 비율을 보면 양구는 0%, 철원 10%, 화천 20%에 그친다.
이에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인천국제공항~강화~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을 연결하며 총 연장 200㎞가 넘는 초대형 사업인 동서평화고속도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원자치도도 국토부가 올 하반기 발표할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에 동서평화고속도로의 반영을 건의했으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실효성이 있을까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3년 국토연구원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0.39으로 나왔다. 투자되는 비용에 비해 예상되는 편익이 약 39%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국고에서 4조70억 원, 도로공사가 4조5633억 원을 쏟아부어 고속도로를 건설해도 편익이 3조3424억 원에 그쳐 국고든 도로공사든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원도에 도로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도로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조건 거대 사업을 벌일 필요는 없다. 이미 강원도에는 다른 고속도로들이 차례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영월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제천~영월 구간 착공식을 열었다. 2032년 개통 목표로 29.92km를 연결하며 서쪽으로 평택~제천고속도로와 연결되기 때문에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를 잇는 축이 된다.
후속 구간인 영월~삼척 구간도 지난해 1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현재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설계에 착수한다. 포천~철원, 속초~고성 고속도로 등도 정부 계획 반영 및 예타 단계를 밟으며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또한 동서평화고속도로가 양양국제공항의 고립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지난해 1~11월 양양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4만5157명으로 하루 135명꼴이었고 같은 기간 182억 원의 손실을 냈다. 고성군청 기준 약 46~50km 거리에 있는 공항을 두고 인천국제공항과 고성을 연결한다면 양양국제공항 이용객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대형 국책 사업은 단순한 지역 민원이나 정치적 구호가 아닌 철저한 경제성과 실효성 위에 세워져야 한다. 이미 강원 남부와 동해안권을 잇는 다른 교통망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또한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거대 노선이 다른 교통 인프라의 고립을 불러올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면 필요성을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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