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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문재안·안희정 조기대선정국과 검찰개혁론
친노정권 대세에 검찰 손보기 1순위 ‘복수심’ 논란
식물검찰 치안공백 부메랑…수사권 분리·공수처 ‘풍선효과’ 부작용 우려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2-28 15:17:31
지난해 검찰은 각종 논란의 중심이었다.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는 정운호게이트의 주요 인물로 지목됐으며, 진경준 전 검사장은 사상 첫 ‘현직 검사장 구속’이라는 불명예 꼬리표를 안게 됐다. 넥슨과 부동산거래로 곤욕을 치렀던 검사출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로 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들 뇌리에 검찰은 한 장의 사진으로 각인됐다. 지난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우 전 수석이 후배검사들과 함께 찍힌 사진이었다. 대한민국을 분노하게 한 해당 사진에서 우 전 수석은 여유로운 자세로 후배들 앞에 섰다. 이후 촛불민심이 들고 일어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이 시작됐다.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치달으면서 조기대선까지 점쳐지는 상황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검찰개혁의 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하지만 검찰의 권력남용은 제어해야 하지만 강력한 공권력을 필요로 하는 대한민국 치안의 실정을 감안할 때 정치적 잣대로 검찰권을 무조건 옥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 검찰개혁에 대해 진단해봤다.

 ▲ 최근 정치권에 검찰 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검찰 내 각종 비리들이 연이어 터지며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가 하락을 거듭했다. 대선 유력 주자들은 검찰의 수사권 분리,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을 개혁 방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스카이데일리

친노정권의 부활이라는 대세가 형성되며 조기대선 가능성이 점쳐지자 유력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검찰개혁’이 화두로 떠올랐다. 과거 노무현 정권 당시 검찰과  악연이었던 상황이 상기되면서 대선공약으로 다시 검찰에 손을 대겠다는 후보들이 나오고 있다. 
 
대체적으로 검찰개혁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각 후보들이 예고한 방식으로는 이른바 ‘식물검찰’의 탄생을 예상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검찰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인 ‘치안 유지’ 기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안 경쟁구도에 ‘친노정권’ 기정사실화 분위기…검찰 ‘바람 앞의 등불’ 예상도
 
현재 대권 잠룡들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이 안희정 충남도지사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친노인사들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조사한 2월 마지막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34.9%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안 지사는 18.2%로 그 뒤를 이었다. 3위를 기록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은 안 지사의 절반 수준인 9.3%였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친노계열의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야당의 대선후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결선투표제 방식으로 진행되는 더민주 경선은 벌써부터 흥행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모집을 실시한 선거인단 수가 100만명에 근접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종 선거인단의 수가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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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맞붙었던 2007년 대선과 견주며 더민주의 승리로 끝맺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경선흥행을 기반으로 차기 대권에 한 발 다가섰다는 평가다. 이들은 또 검찰개혁 역시 한걸음 다가왔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안희정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검찰개혁이 실시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검찰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가 하락한 가운데 검찰개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된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정계 안팎에서는 문재인·안희정 두 사람과 검찰 간 악연을 주목하며 강도 높은 청사진이 그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분분하다.
 
 ▲ 대선 1, 2순위로 꼽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는 친노 인사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검찰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카드를 실행애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전 대표(왼쪽)와 안희정 지사 ⓒ스카이데일리

이들과 검찰간 악연은 지난 2009년 ‘박연차게이트’ 수사다. 재임 중 끊임없이 검찰과의 전쟁을 치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고강도 수사를 받았고 급기야 수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 상황이 초래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검찰의 과도한 ‘망신주기’식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봤다. 따라서 고인의 오랜 벗이자 민정수석·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문재인 전 대표와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우광재 좌희정’이라 불리며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안희정 지사 모두 누가 승기를 잡든 검찰이 개혁 1순위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악연 촉발된 ‘청산’ 식물검찰 만들 수도…수사권 과도한 분리시 치안 약화 ‘우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공통적으로 ‘검찰 수사권 분리’를 주장하고 있다. 수사·기소권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권력집중’ 탓에 부패검찰이 생겨난다는 이유에서다. 검찰로부터 분리된 수사권은 자연히 경찰로 옮겨가며 이 경우 사실상 검찰은 단순한 ‘공소유지 사무업무’만을 보게 된다.
 
일각에서는 충분한 논의 없이 이뤄지는 일방적 검찰개혁은 공권력 체계를 무너뜨려 치안 유지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두 후보가 주장하는 개혁안이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안이라는 점은 이러한 전망에 더욱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검찰의 역할과 치안은 비례한다. 때문에 검찰제도가 최초로 도입됐고, 최고로 발달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조차 지난해 잇단 테러를 겪은 후 검찰 수사권을 대폭 확대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검찰은 전화도청이나 몰래카메라 촬영 및 통신감시 등에 대한 합법적인 권한을 지닌다.
 
또 단순한 수사권 분리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상대적으로 검찰 대신 ‘권력형 비리경찰’이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경찰이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는 미국의 경우 검찰이 아닌 미연방수사국(FBI)이 정치스캔들로 도마 위에 오른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 국장이 투표일 직전에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에 나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공수처, ‘또 다른 권력’ 실효성 논란…‘검찰 죽이기’식 아닌 합리적 대안 필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또 다른 공약 ‘공수처(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를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3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한국형사소송법학회가 개최한 ‘한국의 형사사법개혁: 검찰개혁’에 참석한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가 대통령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하면 말 그대로 옥상옥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공수처가 자칫 대통령에게 보이지 않는 손 하나를 보태주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 대선 유력 후보들이 일제히 검찰의 수사권 분리를 주장하자 일각에서는 검찰의 권한 축소가 가져올 ‘치안 불안’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도입 주장 역시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은 압수수색 중인 검찰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김태우 춘천지검 영월지청장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부패전담수사기구를 검찰과 별도로 설치·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소수의 도시국가나 동남아 국가에 국한돼 있다. 인도네시아의 부패근절위원회(KPK), 홍콩 염정공서(ICAC), 대만 염정서(AAC), 싱가포르 탐오조사국(CPIB)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타 수사기관과의 관할권 중복·충돌 논란과 그로 인한 예산 낭비 등을 이유로 공수처는 각 국으로부터 비판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홍콩 염정공서의 경우 지난 2012년 설치 이후 단 한명의 공무원만을 뇌물혐의로 기소한 것에 그쳤다.
 
수사권 분리, 공수처 도입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개혁 방안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사권이 아닌 인사권 독립을 통한 ‘정치 검찰’ 방지나 일본의 검찰심사회 같은 국민참여제도 도입 등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검찰심사회는 무작위로 선정된 시민 11명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 등에 대해 심사하는 제도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국민 여론 등에 비춰봤을 때 지금 한국은 검찰개혁의 적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검찰에 대한 반발감만으로 검찰의 역할을 제한하는 것은 치안악화라는 치명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검찰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를 두고 국민적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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