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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 풍향계<1>]-대선주자 공약(①-대학입시정책)
학생·학부모 대혼란 예고, 입시공약 일제히 좌클릭
보·혁 모두 서열 대신 균등 대이동…쉬운 전형·열린 대학문 ‘이상론’ 비판
서예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23 14:15:46
‘국가 백년지계(百年之計)의 근본은 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교육정책은 심혈을 기울여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은 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다. 교육이 계층 간 사다리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깊숙이 박혀있다는 것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며 대학 입시 과정 또한 치열하다. 최순실 게이트 진실이 밝혀지게 된 도화선 중 하나가 ‘정유라 입시비리’라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학 입시 제도도 바뀌고, 더 크게는 교육정책마저 바뀌고 있다는 점은 한국 교육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이러한 가운데 본래 올해 말 치러졌어야 하는 대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앞당겨졌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각 대선주자의 교육공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가 5월 ‘장미대선’을 맞아 각 대선주자들이 내놓은 교육공약 중 대학 입시에 관한 공약을 들여다봤다.

 ▲ 오는 5월 ‘장미대선’이 확정되면서 대선주자들의 교육정책 공약에 교육 관련단체 및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다양한 교육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공통점은 사교육과 서열에 반하는 좌클릭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스카이데일리 

최근 대선주자들의 교육정책 공약에 학부모는 물론 교육 관련단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이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대선 주자들의 공약이 향후 대입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다양한 교육 공약을 내걸고 있다. ‘입시 정책 간소화’와 ‘정시 비중 확대’ 등 일부 공통된 공약이 있는가 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부 축소, 대입제도 법제화 등 다소 파격적인 공약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입시 간소화,  정시비중 확대 등…전문가들 ‘근본대책 부재’ 한 목소리
 
교육정책 중 대학 입시 공약을 중심으로 보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입시제도 간소화를 주장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자격고사화’를 내세웠다. 이재명 성남시장, 남경필 경기지사는 정시(수능) 비율 확대를 강조해 제각각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22일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대영초등학교에서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입시단순화(학생부교과전형·학생부종합전형·수능전형) △수시 비중 단계적 축소 △기회균등전형 의무화 등을 제기했다.
 
문 전 대표는 발표 직후 학부모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입시 전형의 단순화, 수시 축소 등은 전부 사교육 유발 요소를 최대한 억제하자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교육비가 획기적으로 낮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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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제도 간소화는 안 지사 역시 공통된 의견이다. 반면 안 지사의 경우 한 걸음 더 나아가 학생부종합전형 축소까지 언급했다. 안 지사는 “정유라 같은 학생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공정하게 대입을 진행하고 학생·학부모·교사 모두에게 부담 주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국공립대부터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입시제도 간소화를 들고 나온 것은 현행 대학 입시 제도가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안 지사가 밝힌 대입 제도 간소화 공약은 왜곡된 입시 체제를 개선하기에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 단순 비율만 줄이자는 것은 획일적인 입시교육으로 되돌아가자는 의미와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수능으로 변별력을 확보하게 되면 그동안 과열된 경쟁교육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고, 입학사정관제와 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할 것을 주장했다. 이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정시(수능) 비중을 80%까지 늘리겠다는 주장과 상반된 공약이라는 점에서 의구심어린 시선을 받고있다.
 
특히 교육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현실성이 낮다는 반응을 보였다. 명문대 수요가 그대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성평가’ 위주의 선별은 공정성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사교육도 잡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이를 시행하기 앞서 대학 서열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학입시 학원 교사는 “어차피 교육수요자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더 높은 상위 등급의 대학교를 가려고 노력할 텐데 입학사정관제 하에서 객관성이나 공정성, 타당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크게 보기 = 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또 다른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정시(수능) 비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수능이라는 공정한 기준을 통해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 역시 정시 비율을 60%까지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잡한 대입 전형이 컨설팅 사교육을 유발한다. 단순화·표준화된 전형 방식을 도입하고 과도기적으로 정시(수능)를 6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자리걸음에 불과한 교육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위주의 정시는 획일적 성적지상주의, 주입식 수업, 입시위주 교육, 사교육 조장 등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치지 않고 단순히 수시·정시 비중을 높이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범 전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학종(일명 입학사정관제)과 수능 모두 심각한 단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원장에 따르면 수능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도다. 혹자는 한국의 수능을 미국의 SAT와 비교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수능처럼 학교에서 SAT 대비를 하지 않는다. 이 부원장은 “만일 수능 비중을 늘리고 싶다면 유럽처럼 논술형으로 대입 시험을 치거나 미국처럼 공교육과 분리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입학사정관제를 강화한다는 공약에 대해서도 “현행 입학사정관제는 ‘비교과’를 반영한다. 문제는 이런 ‘비교과’는 집안 환경, 부모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영·미국을 빼고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이런 전형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국 학종과 수능 모두 내용면에서 단점이 큰 제도인 상황에서 이를 고치지 않고 비율만 조정하겠다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정권과 교육부 장관이 바뀌어도 대학 입시제도를 쉽게 바꾸지 못하도록 ‘대학입시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적 합의가 어렵고 법제화 이후에는 고치가 어려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좋은교사운동 관계자는 “법제화가 된다는 것은 반영구적인 제도가 마련된 뒤라야 가능하다”며 “만일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법제화된 이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것을 고치는 게 어려워 경직적인 제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너도나도 폐지에 방점 둔 바람, 차별성 없는 겉핧기 공약 우려감 ‘분분’
 
이외에도 대선주자들은 학벌주의 해소와 사교육 철폐를 위한 다양한 공약을 내세웠다. 우선 문 전 대표는 “부모의 지갑 두께가 자녀의 학벌과 직업을 결정할 수 없다. 공평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겠다”면서 ‘일반고 전성시대’를 선언했다.
 
그는 “고교서열화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며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명문고가 돼버린 외국어고, 자사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일반고와 특목고, 자사고 고교입시를 동시에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이 대선후보 경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각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교육정책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디테일’이 부족하고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남 지사와 유 의원도 특목고·자사고 폐지를 통한 공교육 정상화를 주장했다. 남 지사는 “영재고, 특목고, 자사고 등 6단계로 나뉜 고교 입시는 고교 서열화와 초·중학교 사교육 열풍의 근원”이라며 “소수의 영재고와 예술고, 체육고, 특성화고를 제외한 특목고와 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자사고 및 특목고 폐지를 주장하며 제2의 고교평준화를 강조했다. 일반고 교육을 살리고 교육 불평등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대선주자 대부분이 특목고 및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학부모 및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대보다 우려가 높다. 자사고와 외고 폐지는 이미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자사고와 외고 폐지가 일반고 부활의 계기가 될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전 부원장은 “일반고는 특목고에 지원했다 떨어진 학생부터 중학교 전교 꼴등한 학생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있다”며 “일반고에 학점을 도입해 수강 신청하는 방법도 자사고 폐지 대안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강신청을 통해 듣고 싶은 과목을 듣는다면 하나의 체제로 담아내기 어려운 다양성을 학교 내에서 분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남 지사는 ‘사교육폐지 국민투표’를 제의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해 국민의 행복 추구를 가로막고 막대한 국가적 재원을 낭비하며 국민통합에도 역행하는 사교육 폐지에 대해 국민의 뜻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동의해주신다면 사교육의 범위와 사회적 처벌 수위 등에 대한 합의를 거쳐 사교육 전면 폐지를 위한 ‘교육 김영란법’을 제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원장은 “사교육의 포괄적 금지는 행복추구권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 판결이 내린 적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논리적인 방안이 바로 국민투표인 것”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종의 ‘원포인트 개헌’을 하자는 것인데, 국민투표를 통해 ‘사교육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헌법에 따로 넣겠다는 뜻”이라며 “사교육이 과열된 근본적 원인은 해결하지 않고서 단순히 사교육만 금지하는 것은 개개인의 선택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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